메뉴 건너뛰기

close

 대전시장 출신의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
대전시장 출신의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 ⓒ 남소연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입지를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1일 발언이 설 연휴가 끝난 후에도 여당 내부의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한나라당 박성효 최고위원이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려다가 안상수 대표의 제지를 받자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여는 일도 생겼다.

 

대전시장 출신의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설 쇠고 덕담을 나누는 것이 도리인데 충청권은…"이라며 이 대통령의 과학벨트 공약 파기 문제를 얘기하려고 했다.

 

그러자 안상수 대표는 "잠시만, 지난번에 하려고 했던 얘기 아닌가? 그거라면 그만하시라"고 제지하면서 박 최고위원과 당 지도부의 설전이 이어졌다.

 

박성효 최고위원 : 시작도 안 했는데…

안상수 대표 : 나중에 비공개 때 하자.

박 최고위원 : 글쎄요, 저희 충청권의 이야기를…

안 대표 : 아, 됐어요.

박 최고위원 :그게 그렇게 걱정스러우시냐?

김무성 원내대표 : 지금은 하지 말죠.

정두언 최고위원 : 비공개 때 이야기하라.

홍준표 최고위원 : (얘기가 커지는 게) 걱정스러우니까 그렇잖아요.

안 대표 : (서병수 최고위원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사회권은 내가 갖고 있다.

 

안상수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과학벨트특별법이 4월에 발효되면 원만히 처리되도록 당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박 최고위원을 달랬다.

 

그러나 그는 분을 참지 못하고 당사 기자실로 내려와 간담회를 자청했다. 박 최고위원은 안 대표가 충청권 몫의 최고위원으로 지명한 인물이다.

 

박 최고위원은 "설 연휴가 끝난 후 첫날에 무거운 얘기가 새로운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안 대표의 행동도) 일리가 있지만, 충청권을 대변해야할 저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여권 수뇌부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박 최고위원은 "(청와대) 참모들이 잘못 보좌했는지 몰라도 이 대통령이 (과학벨트는) 공약집에도 안 나오고 선거 때 관심 끌기 위해서라고 말했다"며 "대통령이 대선 당시 지도까지 펴고 소상하게 설명한 공약이 흐지부지 변질될 수 있느냐며 충청도가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G20 의장국 하는 품격 있는 나라가 됐다. 대통령이 참으로 열심히 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G20국가 중에 이런 문제로 분란이 있는 나라가 있는가? (중략) 대통령의 능력과 열정을 존경한다. 이제는 일하는 대통령에서 믿을 수 있는 대통령이 돼 달라. 청와대 참모와 정부가 열심히 뒷받침 해줘야한다. 그래야 갈등이 빨리 가라앉고 과학강국 선진국으로 빨리 갈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들이 가장 안타까워하고 불만스러워 하는 것이 왜 정치인들이 말을 자주 바꾸냐는 것 아니냐?"며 "믿을 수 있는 사회가 선진국"이라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사퇴도 생각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두고) 봐야지"라고 말을 흐렸다. 지금으로서는 그런 얘기까지 할 단계가 아니라는 뉘앙스다.

 

그러나 충청권 민심을 대변하는 박 최고위원은 앞으로도 이 문제를 당내에서 계속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계의 이성헌 의원도 이 문제와 관련해 평화방송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에서 우리 당 후보가 약속을 하지 않았나? 약속한 사안에 대해서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옳다"고 그를 거들었다.


#과학벨트#과학비즈니스벨트#박성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