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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00억원에 이르는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창출하던 산천어. 그러나 금년도는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산천어축제가 취소 되면서 산천어 소비가 또다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매년 500억원에 이르는 지역경제 유발효과를 창출하던 산천어. 그러나 금년도는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산천어축제가 취소 되면서 산천어 소비가 또다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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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군이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국내 겨울축제로는 유일하게 최우수축제로 지정된 산천어축제를 취소한 뒤, 남겨진 87톤의 산천어 소비라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지만 산천어축제가 취소되자마자 이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지난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군부대 장병들의 외출·외박이 통제되자 군(軍)에 대한 지역경제 의존도가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던 화천군의 지역경제가 완전히 얼어 붙었습니다.

그나마 상인들이 근근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지역경제 유발효과가 500억 원에 이르는 산천어축제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산천어축제가 취소되자 읍내에 문을 닫는 상가가 발생하는 등 화천의 상경기는 커다란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산천어축제 취소는 지역경제 침체의 가속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천어축제 취소는 지역경제 침체의 가속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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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화천군은 오는 3월부터 경춘선 복선전철 이용 관광객을 화천군으로 유입하는 방안에 착수하고, 카페리를 이용한 파로소 관광, 씨티투어 활성화, 북한강변 자전거 100리길 등 관광 상품의 체계화 및 관광객들의 편의시설(교통체계 등) 마련에 나섰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산천어 축제장에서의 판매를 준비해온 농산물이었습니다. 매년 축제장에서 판매된 지역 농산물은 10억여 원. 농민들은 산천어축제가 정상적으로 열린다는 가정 하에 지난해부터 축제장내에서 판매할 농산물을 준비해 왔습니다.

축제가 취소되자 행정기관에서는 당장 시급한 것이 농산물 판매라는 방침을 정하고, 대도시 판매장 시설을 비롯해 기관, 단체, 군부대 등지에 농산물 구매 협조를 구하고, 농민, 농협, 행정에서 지역 농산물 판매에 나선 결과 지난 8일까지 4억 6000만 원 이상의 농산물 판매액을 기록했습니다.

축제가 취소됨과 동시에 농민들을 위해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우선시해 모든 행정력을 가동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지만, 정작 큰 문제는 87톤에 이르는 산천어 소비방안에 있습니다.

지역 경제 효자노릇 하던 산천어... 축제 취소로 고스란히 군 부담돼

산천어 소비 방안으로 루어낚시대회 개최 방안도 구상 중 입니다.
 산천어 소비 방안으로 루어낚시대회 개최 방안도 구상 중 입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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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에서 사용되는 산천어는 매년 1월, 다음년도 축제를 위해 전국에 산재해 있는 산천어 양식장과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구입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양식업자들은 판로가 불투명하고 양식이 까다로운 산천어를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구입된 87톤의 산천어는 축제가 정상적으로 개최돼 축제 종료 시기인 1월말까지는 100% 소비가 됐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산천어축제가 취소됨에 따라 효자 노릇을 하던 산천어가 고스란히 화천군의 재정적 부담으로 남게 된 것입니다.

양식장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빨리 계약된 산천어를 가져가라는 것입니다. 그로 그럴 것이 양식업자의 입장에서는 양식장에 산천어를 보관하는 기일이 길어질수록 사료비, 전기료 등의 비용이 발생하고 관리 부주의로 산천어가 죽었을 경우 그만큼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이에 화천군은 지난 1월, 30톤의 산천어를 들여왔습니다. 그러나 이 많은 산천어를 보관할 공간도 없거니와 임시로 보관을 했을 경우 소요되는 사료비나 관리비용도 큰 문제인 것입니다. 특단의 조치로 가공식품을 만들기로 하고 30톤의 산천어는 냉동보관을 했지만, 나머지 산천어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난 1월 통일부 산하 하나원에서 300kg(1300마리), 강원도청에서 50kg을 구매하는 등 각급 기관에서 산천어 소비 협조에 나섰지만, 개인이 구입을 희망하는 등의 소규모 주문에 대한 공급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시간 산천어를 보관할 수 없다는 점과 생물 배송의 어려움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화천군은 3월 중 얼음이 녹는 시점에 맞춰 전국 단위의 루어낚시 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며, 냉동 산천어에 대해서는 햄, 소시지, 어묵 등 가공 공장과 협의를 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2군단 산하 군부대(7사단, 15사단, 27사단)에서도 산천어 가공식품에 대한 매입의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했다고 합니다. 지역의 고민을 함께 하자는 의도에서 입니다.

아래는 2003년 산천어축제를 만든 정갑철 화천군수와의 일문일답입니다.

"산천어 가공식품 만들고 루어낚시 열 예정"

잠을 안자고 고민해서 해결이 된다면 그렇게 라도 하겠는데...
▲ 정갑철 화천군수 잠을 안자고 고민해서 해결이 된다면 그렇게 라도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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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말씀 드리기 뭐합니다만, 최근 많이 늙으신 것 같습니다. 고민이 많으시죠? 
"잠을 안자서 해결이 된다면 그렇게라도 해보겠는데, 사실 큰 고민입니다."

- 산천어축제가 취소되면서 산천어 소비문제로 화천군이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매년 축제에 소요되는 산천어가 87톤 정도이고, 이를 금액으로 따졌을 때 9억여 원이 되는데, 축제가 취소됨에 따라 이 모든 것들이 군의 재정적 부담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군 입장으로서는 이 산천어 소비 방안이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죠"

- 축제가 취소 되었으면 군에서 산천어를 사지 않으면 되는 문제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지역의 산천어 생산량은 30톤 정도 되고 나머지 57톤은 외지 양식장에서 사오게 되는데, 다음해 축제를 위해 전년도 1월 달에 계약을 하게 됩니다. 왜 1년 전에 계약을 하는가 하면, 사실 화천 산천어축제 말고 다른 곳에서 산천어를 필요로 하는 곳은 거의 없다는 거죠.

그리고 산천어는 양식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물 온도가 15℃ 이상 올라가도 안되고 환경 변화에도 민감해 조금만 소홀히 해도 폐사하게 되죠. 이런 이유로 인해 산천어가 고가일 수밖에 없고, 이것이 1년 전에 계약 양식을 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수온조절 등 전문가들도 양식이 어렵다고 한다
▲ 산천어 치어 수온조절 등 전문가들도 양식이 어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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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가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산천어 가격이 얼마나 합니까?
"해마다 계약금액이 달라지긴 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kg당 1만1000원에 계약을 했구요. 일반 식당에서는 이보다 비싼 가격에 들여와 손님들에게 kg당 4만 원 정도에 판매하니까 비싸다고 볼 수 있지요." 

- 축제가 취소된 지 한 달이 넘어 가는데 왜 이제 와서 이 문제가 제기되는 겁니까? 축제 취소와 동시에 이런 문제가 불거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축제가 취소되면서 행정의 입장에서 가장 시급했던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과 축제장 판매를 위해 준비한 농산물의 판로대책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간 농산물 판매를 위해 전 행정력을 집중한 결과 8일까지 4억 6000만 원이 넘는 농산물이 판매 되었습니다. 이제 농산물 판매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보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산천어 소비방안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 87톤이나 되는 산천어, 구체적으로 어떤 소비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
"어려가지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데, 먼저 3월 중 얼음이 녹는 시점에 맞춰 전국 규모의 루어낚시 대회 개최 방안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투입되는 산천어가 얼마나 되겠어요. 기껏해야 3톤에서 5톤 정도… 또 양식장 입장에서는 축제가 정상적으로 추진되었을 경우 이미 납품이 끝난 시점인데, 지금 (예정에 없던) 사료값이나 관리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니 계속 보관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1월에 산천어 30톤을 들여와서 냉동작업을 마쳤습니다. 아시겠지만 냉동을 한 것은 산천어까스, 소시지, 햄 등 가공식품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일단 강원도내 돈까스, 소시지 등을 만드는 업체를 파악했더니, 11개 업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산천어라는 물고기가 비싸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산천어 가공식품의 단가가 비싸질 수밖에 없겠구요. 그래서 기존의 소시지나 돈까스 등의 생산원가를 조사해 이 제품을 산천어로 대체했을때 가격이 상승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금액 만큼 정부의 보조금을 신청하는 방법도 구상중에 있습니다.

다음은 군부대에 납품하는 문제인데, 국방부에서 매년 장병들의 식품 공급을 위한 계약체결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군부대에서 우리 군을 돕기 위해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 루어낚시를 말씀하셨는데, 장소와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요?
"루어낚시터는 상대적으로 얼음이 적게 언 축제장 하류쪽을 사용해야 하는데 대략 길이가 160m, 폭이 120m 정도 되니까,1만 9200㎡ 규모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과 독자 여러분께 한마디 해주시죠.
"먼저 화천과 산천어축제를 사랑하시고 축제 취소 이후 농산물 구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국민들과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우리 화천과 산천어축제를 많이 아껴 주시고, 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북한강 자전거 100리길이라든지, 카페리를 이용한 파로호 여행, 씨티투어 관광에 많은 참여를 해주신다면 산천어축제 취소로 인해 침체된 화천 지역경제 활성화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덧붙이는 글 | 신광태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홍보담당 공무원입니다.



태그:#화천군, #산천어축제, #산천어 소비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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