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측의 정리해고 통보로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이하 대우자판)의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대우자판지회(이하 노조)가 부평 본사에서 19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갈등 해결의 해법을 찾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노조원과 민주노총 조합원,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명은 10일 '대우자판 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임금도 못주며 용역 고용"

 

하지만 이날 집회는 경찰에 사전 신고되지 않아, 경찰이 본사 정문을 막고, 사측도 회사 내부로 진입하는 정문을 차량 2대로 가로막아, 진입을 시도하는 조합원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다. 앞서 사측은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이날 병력 3개 중대를 본사 정문과 쪽문 등에 배치하고 출입을 차단했고, 회사 또한 용역 직원 등을 동원하고 정문 안쪽에 차량을 세워놓고 결의대회에 참석하려하는 금속노조 조합원 등의 출입을 통제했다.

 

노조 측이 집회 개최를 위해 경찰과 용역 직원의 철수를 요청했지만 거부됐고, 양측의 몸싸움 끝에 결국 결의대회는 본사 정문 안팎에서 나눠진 채 진행됐다.

 

이와 관련,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사측은 체불임금을 반납하면 정리해고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편법을 사용했다"며 "회사가 어렵다면서 임금도 안 주고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 집회를 막으려고 용역을 동원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진필 노조 지회장은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출근조차 안 하는 경영진의 태도는 회사의 책임을 직원에게만 전가한 것"이라며 "땅 파고 건물 짓는 데만 열중하다 회사를 망하게 한 경영진은 당장 물러나고, 정리해고 통보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계호 노조 부산 분회장도 "회사는 몇 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분할매각을 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그들이 살리겠다는 사람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일 뿐"이라고 분할매각 방침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해법 못 찾는 대우자판 사태

 

대우자판 전 고위직 관계자는 11일 기자와 한 전화 인터뷰를 통해 "대우자판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담보가 확실해 매우 안정적인 회사다"라며 "매력 있는 회사임에도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이 왜 특정 기업과 사실상의 수의계약을 통해 매각을 추진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자판의 장기 비전과 고용 안전성을 고려하기보다 특정 기업과 회사 내의 특정인을 위한 매각이 결국 대량 정리해고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옛 대우자판 경영진은 사모투자펀드(PEF)인 '아지아파트너스(Ajia Partmers)'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산업은행은 펀드 회사라 신뢰할 수 없다면서 사실상 영안모자을 밀었다"고 한 뒤 "국내 입수합병 과정에서 펀드가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없을 정도인데, 왜 반대했는지 납득가지 않는다, 결국 산업은행의 선택은 국내 유일의 자동차 판매회사를 없애고, 대량 해고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대우자판은 이달 25일 주주총회를 열어 영안모자의 인수(안)을 통과시키려하고 있으나, 소액주주들과 옛 이동호 사장계의 주주들이 반대하고 있어, 통과 여부를 점치기 어렵다.

 

대우버스의 최대 주주인 영안모자는 2011년 2월까지 대우자판의 신설법인(=자동차 판매 사업)을 인수할 계획이다.

 

대우자판 일부 임직원과 소액주주들은 산업은행이 영안모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영안모자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 지난해 8월 영안모자 부회장에 선임된 나종규 전 산은캐피탈 사장이 모종의 역할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나 부회장은 1975년 산업은행에 입사해 홍보실장·투자금융본부장·기업금융본부장을 거쳐 2006년 산은캐피탈 사장을 역임했다. 영안모자와 대우버스·클라크지게차 등 영안모자 계열사들의 경영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민주당 홍영표(부평을) 의원은 이달 안으로 산업은행 부총재를 만나 고용승계와 이후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주채권은행이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우자판, #영안모자, #정리해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