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동아일보>와 <동아일보닷컴>은 김 아무개 기자의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 '아픈과거' 고백"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신임 기상청장으로 임명된 조석준씨가 지난 84년 음주 뺑소니 사망 사고를 일으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내용과 그에 대한 해명을 담은 기사였습니다.
반향은 컸습니다. 단독보도라는 타이틀을 단 <동아일보> 기사는 사회적으로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의 자질 시비를 불러일으켰고, 정부의 허술한 인사 검증 시스템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만들었습니다. 현재, 많은 언론매체의 인용 보도가 계속 뒤따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동아일보>의 단독보도 기사에 결정적 실수가 있어 문제입니다. 관련 내용을 인용하는 타 매체들마저 줄줄이 잘못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정정되지 않고 있어 우려됩니다. 그렇기에 관련 사실을 정정하고자 합니다.
<동아일보> 조석준 기상청장의 컴백이 13년만? 알고보니 3년이었네동아일보의 단독기사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 '아픈과거' 고백"은 27년 전,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를 일으킨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의 해명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사 중,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57)은 최근 며칠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라거나, '하지만 마음의 괴로움은 끝나지 않았다'라는 부분 등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런 뉘앙스를 바탕으로 한 기사에는 다음의 문장이 이어집니다.
결국 13년 만인 1997년 KBS로부터 계약직 기상캐스터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 (<동아일보> "27년 전 음주 뺑소니 사망사건 참회하며 죽도록 봉사하겠다" 기사 中)이 문장을 보면,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던 조석준 신임 기상청 청장이 사표를 내고 KBS를 떠났다가 13년 만에 KBS 계약직 기상캐스터로 복귀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1997년이란 정확한 연도까지 적었기에 많은 언론매체에서 이 부분을 의심 없이 인용했습니다. 저 역시, 동아일보 기사를 인용해 "음주사망 뺑소니' 기상청장님의 고해성사" 기사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넣었습니다. <동아일보>의 보도를 믿고,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이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후, 13년 동안 KBS를 떠나있었던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죠.
"이후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은 벌금형을 선고받아 월급 30만 원의 17배가량인 500만 원에 피해자 가족과 합의를 했다고 합니다. 사고 후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도 어느 정도 도의적인 책임을 진 것 같습니다. 몇 달 뒤 KBS에 사표를 냈고, 13여 년이 지나서야 기상 캐스터로 방송에 복귀했으니까요. 모르긴 몰라도 오랜 기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 '음주사망 뺑소니' 기상청장님의 고해성사 기사 中)그런데 알고보니 '13년'이란 기간은 틀린 '팩트'였습니다. 첫 단독보도를 한 <동아일보> 기사의 틀린 정보를 인용한 언론 매체, 그리고 저까지, '13년만인 1997년'로 기사에 표기하는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바로잡습니다.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이 KBS 계약직 기상캐스터로 복귀한 것은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후 '3년'만인 1987년 이었습니다.
<동아일보>의 단독 기사, 실수로 빛바래<동아일보> 김 아무개 기자의 단독기사 "27년전 음주 뺑소니 사망사건 참회하며 죽도록 봉사하겠다"에서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이 사고 후, KBS 계약직 기상캐스터로 돌아온 시점을 97년으로 적었습니다. 정확한 사실(87년보다) 보다 무려 10년이나 뒤로 늘린 큰 실수였지요.
'3년 만에 KBS 기상캐스터'로 돌아온 것과 '13년 만에 KBS 기상캐스터'로 복귀한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독자들에게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의 진정성에 대한 판단을 달리 만드는 중요한 문제이기에 우려됩니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에 대한 그릇된 동정여론이 불까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단독보도를 한 <동아일보>를 비롯해, 이를 인용한 다수의 언론매체는 이에 대해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는 모양새라 안타깝습니다. 저는 <동아일보> 단독 기사의 실수에 대해 의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단독이라는 표기를 했으면서, 어떻게 이처럼 중요한 사안에 대해 틀린 내용을 적시했는지 궁금했습니다.
혹 김석준 신임 청장의 약력이라던가, <동아일보>의 다른 기사에 잘못된 정보가 있나 싶어 동아일보의 DB에 있는 기사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김아무개 기자의 기사가 나오기 불과 이틀 전, <동아일보>에는 <국내 첫 기상전문기자, 기상청 수장 되다>가 있었습니다. 이 기사에는 신임 기상청장이 된 조석준씨의 약력이 정확히 적혀 있었습니다. 다음은 관련 기사 내용입니다.
"조 청장 내정자는 1977년 서울대 대기학과를 졸업한 후 1981년까지 공군 기상 장교로 일했다. 전역 후 1981년 KBS에 입사해 기상전문기자로 일하다 1987년부터 2001년까지 기상 캐스터로 활동했다." (<동아일보> "국내 첫 기상전문기자, 기상청 수장 되다" 中>) 재밌는 것은 이 기사에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의 KBS 기상캐스터 활동시기가 1987년이라고 정확히 나와 있다는 것입니다. 불과 이틀 전 기사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 기본적인 사항을 틀렸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국내 첫 기상전문기자, 기상청 수장 되다"와 "27년전 음주 뺑소니 사망사건 참회하며 죽도록 봉사하겠다" 기사를 쓴 사람이, 동일 인물이었다는 것입니다. <동아일보> '김아무개' 기자였던 것입니다.
앞서 쓴 기사에서 김아무개 기자는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의 KBS 기상캐스터 활동시기를 1987년으로 제대로 적었습니다. 그런데 약 이틀 뒤에 올린 기사에서는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이 음주 뺑소니 사고 후, KBS 기상캐스터로 복귀한 시기를 1997년이라고 잘못 썼던 것이죠.
먼저 쓴 기사의 관련 내용을 올바르게 표시하고, 다음 기사의 관련 내용을 틀리게 적은 경우는 흔치 않기에 이상했습니다. 게다가 단독 보도라는 타이틀을 단 민감한 기사에서 틀렸다는 것이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 <동아일보> 김 아무개 기자에게 관련 사실을 문의했습니다. 전화통화에서 김 아무개 기자는 "기사 속, '13년' 표현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수정을 했다"고 합니다.
"기사 중에, (조석준 신임 기상청장의 음주 뺑소니 사고후 KBS 복귀 기간을) '13년 후인 1997년' 이라고 쓴 부분은 오타였다. '3년 후인 1987년'이 맞다. 그래서 11일자 지방 판부터는 수정을 거쳐 올바르게 기사가 나갔다. 하지만 동아일보 닷컴에도 올라간 기사는 취재에 바빠 아직 수정을 하지 못했다."김 아무개 기자의 해명을 들으니 어느정도 납득이 갔습니다. 하지만 <동아일보> 중앙판을 본 독자들과 <동아닷컴>. 그리고 이를 인용한 많은 언론매체들이 여전히 잘못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해 안타깝고 죄송합니다. 이 기사가 관련 기사 내용을 올바로 수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