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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주력 전투기로 부상한 젠-10 젠-10은 현재 약 500여대가 실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주력 전투기로 부상한 젠-10젠-10은 현재 약 500여대가 실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환추왕(環球網)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1937년 말, 일본군이 30만 여명을 학살하며 난징(南京)을 점령하자 국민당이 이끌던 중국군은 창장(長江) 상류를 따라 우한(武漢)으로 철수했다. 장제스(蔣介石)는 황허(黃河)의 제방을 폭파시켜 거대한 물길로 일본군의 추격을 수개월 지연시키기도 했지만 이는 4000개 마을, 수십만 농민들의 생명을 희생한 대가였다.

일본군은 우한 대공격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전투기를 이용한 우한 폭격에 나섰다. 일본이 독일과 함께 반코민테른 동맹을 맺자 스탈린은 중국과 군사항공협정을 체결하고 러시아 조종사와 전투기를 파견하여 중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이들의 도움으로 중국군은 일본 공군에 여러 차례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1938년 2월 18일은 중일 공중전에서 중국군의 어린 조종사들이 일본군의 항공 침투로를 사전에 간파하여 일본 전투기 11대를 격침시킨 날이다. 패전을 거듭하던 중국군으로서는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공중전에서 거둔 기적과도 같은 승리에 감격하여 리궤이단(李桂丹) 등 5명의 순국용사를 기리는 추도회를 장제스가 직접 주관하여 열 정도였다.

중국군은 이후 4월 29일과 5월 31일 공중전에서 일본 전투기를 격침시키는 전과를 올리기도 하지만 결국 1938년 10월 25일 쑥대밭이 된 우한은 일본군에게 완전 점령되고 국민당은 다시 충칭(重慶)으로 철수했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지금 중국과 일본의 공군 전력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중일전쟁 당시 러시아의 도움으로 어쩌다 일본 전투기에 타격을 주던 중국 공군의 모습은 이제 아시아 최강으로 놀랍게 성장해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곧바로 막대한 군사비 지출로 이어져 중국은 최근 15년간 매년 10~23%씩 군사비를 증액해 왔다. 2008년 기준 미국의 군사비는 6070억 달러, 중국은 849억 달러, 일본은 468억 달러였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중국의 군사비까지 포함하면 일본 군사비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2009년 건국 60주년 톈안먼(天安門) 열병식에서 보여준 중국의 최신 무기들이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이 중에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10대의 무인정찰기, 차세대 전투기 젠(殲)-10과 젠-11 등의 막강한 공군력이 포함되어 있었다.

세 차례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중국은 급성장한 우주항공기술을 군사 방면에 적용하여 전투기, 정찰기 등을 모두 순수 중국 기술로 설계하고 제조한다.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스텔스 전투기 젠-20이 2015년경 전력에 투입되면 미국이 보유한 F-22스텔스기(랩터)의 절대적 우위도 사라질 전망이다. 미국은 2012년 4월 이후 F-22 생산라인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새로운 전투기 개발까지 약 10년간은 중국과 대등한 최신예 전투기 전력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현재 3200기의 전투기 중 95%에 달하던 미그-19, 미그-21기 등 구형 전투기를 절반이상 폐기하며 10만 명 이상의 인원을 감축시켰다. 대신 현대화와 더욱 박차를 가해 1/3의 전투기를 SU-27과 F-16전투기로 바꾸었으며 2, 3세대 전투기를 제4세대 전투기로 빠르게 교체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한 군사전문가는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는 가정 하에 2018년 미중 가상 공중전에서 중국이 미국을 7:1로 앞설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물론 중국위협론을 강화하기 위한 미국의 엄살일 수도 있지만 2008년 발표된 중국의 국방백서에 향후 10년간 중국군 현대화의 최고점을 지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중국군의 전력이 앞으로 더욱 막강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베이징호가 상하이 인근 창싱(長興)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70년 전 일본의 전투기에 무차별 폭격을 당하던 중국이 이제는 세계 최강 미국의 공군력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으니 괄목상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중국의 군사력 급부상은 과거의 일본이, 냉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온 동아시아의 질서에 근본적인 변화와 도전의 격랑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군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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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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