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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여온 현대그룹(회장 현정은)과 현대차그룹(회장 정몽구) 사이에 갑작스레 화해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 "정몽구 화해 제안 공감... 공식 제안 못 받아"

 

현대그룹은 22일 "현대차그룹의 화해 제안에 가처분신청을 대법원에 재항고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면서 "현대차그룹의 구체적이고 합의 가능한 화해 제안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현대차그룹 역시 "재항고 등 법적 분쟁 중지 결정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한 언론 보도가 발단이 됐다. 이날 오전 <중앙일보>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룹 최고위층에 제수씨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화해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설 연휴가 끝난 직후"라는 구체적 시점도 밝혔다.

 

<중앙>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정 회장은 현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과의 갈등이 표출되면서 극심한 마음고생을 했다"면서 "지난달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 확정을 계기로 아버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창업한 '현대'의 적통을 이은 만큼 정씨 일가의 장자로서 집안의 화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고민 끝에 현 회장과의 화해를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이 보도를 현대차의 화해 제스처로 받아들였다. 현대그룹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범현대가의 화합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현대그룹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금일 언론에 보도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화해협력 제안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그룹은 현대차그룹의 구체적인 화해 제안을 아직 전달받지 못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가처분신청을 대법원에 재항고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면서 "채권단과 현대차그룹간의 현대건설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전까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구체적이고 합의 가능한 화해 제안이 공식적으로 현대그룹에 접수되기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입찰절차 개시 전부터 여러 차례 화해 제안이 언론에 보도됐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으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이 전혀 없었다"며,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책임있고 진정성 있는 구체적 제안이 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법적 분쟁 중지 결정 환영... 화합 방안 협의 기대"

 

현대그룹 입장이 나온 뒤 현대차그룹 역시 "현대그룹이 재항고 등 법적 분쟁을 중지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대승적인 견지에서 화합과 상생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상호 신뢰하에 지혜롭게 협의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몽구 회장의 화해 지시가 실제로 있었는지에 대해선 확인해 주지 않았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1월 20일 현대건설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당한 뒤 현대건설 채권단과 현대차그룹의 양해각서 체결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기각당하고 재항고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대그룹으로선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때문에 그룹 경영권까지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법정 공방이 장기화될 전망이었다.   


태그:#현대그룹, #현대차그룹, #정몽구, #현정은, #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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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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