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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 국무총리가 25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박주선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25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박주선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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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열린 국회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대북정책기조'와 '국정원 인도네시아 특사단 잠입 사건'을 질타했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 기조인 '비핵개방 3000'은 북이 호응해야 성과를 도출할 수 있지만 오히려 천안함, 연평도 사건 같은 북의 도발만 가져오고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또 "정부는 남북대화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타령만 하고 있는데, 그간 북한은 핵개발 능력을 강화하고 국민의 안보 우려는 커져만 가고 있다"고 질타하고, "앞으로 북한의 사과가 없으면 남북대화도, 인도적 지원도, 6자회담도, 이명박 정부에서는 없다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장세환 의원도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엔 남북대화가 각각 80회와 171회 열렸고 노태우 정부도 163회나 열렸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지금까지 고작 21회에 그쳤다. 그나마 장성급 이상 고위급 회담은 한 번도 열리지 못했다"며 "이런 대화의 단절이 전쟁위험을 불러왔다"고 현 정부가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장 의원은 이어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 대해 "2009년 취임 당시 무조건 대화, 상호신뢰 구축, 한반도 평화 창출 등을 약속했으나 한 가지도 지켜진 게 없다"며 "이명박 정부에 들어오니까 평소의 소신과 철학을 지키기 어려워진 거냐"고 꼬집었다.

이에 김황식 총리는 "비핵개방3000은 북한에 대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게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며 "뚜렷한 성과는 없었지만 당장은 어렵더라도 (이 기조를) 끌고 나가는 게 한반도 평화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김 총리는 "앞으로 북의 사정도 봐가면서 대화의 장에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인택 장관은 "취임 당시 희망사항을 얘기했지만 의도와는 달리 금강산 사건이 발생하는 등 남북 간 현실이 3년간 좋지 않았다"며 "정부는 평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주선 의원은 "NLL을 넘어온 북한 주민 31명을 귀순시키기 위해 산업시설 시찰이나 번화가 구경을 시키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이들을 아직도 송환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다. 김 총리는 이에 대해 "전혀 사실 아니다. 숫자가 많아서 조사가 늦어지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은 국가망신 사태"

야당의 질타는 국정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으로 이어졌다.

박주선 의원은 "정보기관이 비밀리에 정보수집활동을 할 수는 있지만 이번 사건은 사전준비, 실행, 사후처리 등 모든 면에서 잘못됐다"며 "대통령의 업적을 세우기 위해 국가정보기관을 사조직으로 운영한 과잉충성이 빚은 국가망신사태"라고 비난했다.

김 총리가 이에 대해 "수사결과가 확실하게 나오지 않았고 외교에 관련된 얘기라서 지금 단계에서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사실 확인이 안됐다면 '국정원을 처벌해 봐야 실익이 없다'고 한 경찰청장의 발언은 뭐냐"고 맞받아쳤다. 박 의원은 이어 "외교에 관계된 거라면 사죄할 거 사죄하고 나가는 게 더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은 북한 핵에 대한 우리의 자위수단으로서 '전술핵'을 재반입하자는 '조건부 핵보유론'에 대해 질의했다.

정몽준 의원은 "우리가 핵을 갖고 있어야 역설적으로 북핵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논리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갖고 있다"며 "북핵이 폐기되는 순간까지 최소한 전술핵무기의 재반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유철 의원도 "우리가 핵을 보유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핵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자위수단 없이 한미동맹에만 의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확장억제를 통해 한반도 안보에 대처하는 한편 비핵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핵개발보다는 6자회담 등으로 비핵화를 추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태그:#박주선, #현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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