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살겠다! 갈아보자!"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자유당 시절 우리 국민들이 이승만 독재에 항거하면서 외치던 말"(손학규 민주당 대표)이 2011년 서울광장에 울려 퍼졌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진 2월 25일, 촛불을 든 시민들은 "못살겠다! MB 3년! 심판하자! 한나라당!"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추운 날씨였지만 서울광장에는 1000여 명의 정당·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시민들이 모였다.
그러나 스케이트장 철거 공사로 서울광장이 펜스로 막혀 있는 바람에, 시민들은 서울광장 '귀퉁이' 시멘트 바닥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행사를 지켜봐야 했다. 각 정당 지역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가 든 수십여 개의 깃발이 세찬 바람에 펄럭였다.
"여러분들, 고생많으십니다. 정말" 오후 7시 행사에 앞서 무대 위 스크린에는 'MB폭정 3년 '너 때문에' 뉴스'가 방영되었다. 미국산 쇠고기 촛불집회, 용산참사, 남대문 화재, 노무현·김대중 대통령 서거, 천안함 사태, 4대강 사업, 친환경 무상급식 논쟁, 민생예산 날치기, 조중동 종편 선정 그리고 최근의 구제역 사태까지.
지난 3년간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화면 위로 나타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탄식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사회자는 "여러분, 고생 많으십니다. 정말"이라며 시민들에게 "서로에게 '고생 많으십니다, 정말'이라고 말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야 5당 대표가 모두 함께 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명박 정부 3년, 국민들은 '못살겠다'고 외치고 있다. 서민들의 삶이 파탄에 빠져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어머니들은 시장보기가 겁난다"며 "우리가 여기서 분명히 알아둘 것은 이것은 단지 '정책의 잘못'이 아닌 이명박 정부의'철학의 빈곤'이 빚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명박 정권의 '지나간 3년'은 우리 민주 세력에게는 '다가오는 2년'이 될 것"이라며 "민주세력이 하나가 되고 연대해서 이명박 독재, 서민을 무시하는 정권을 끝장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마이크를 받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역시 '야권연대'를 강조했다. "지난 3년은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운을 뗀 이 대표는 "하지만 이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저는 우리가 한국전쟁 이후 60년, 광주 민주화 항쟁 이후 30년 동안 그 고통을 딛고 일어났던 정신이 뭔지 깨달았다"며 "그것은 서로 차이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끄집어내서 맨 앞에 걸기 보다는 같은 것이 무엇인지 함께 찾는 연대와 통합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1년 4월, 새로운 봄의 승리를 위해 민주노동당은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2011년 4월, 새로운 봄의 승리를 위해 연대하자"
이정희 대표의 말에 박수를 보내 달라고 부탁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 노동자들 이야기로 발언을 시작했다.
조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친재벌 정책에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은 더욱 힘들어졌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민주정부, 진보정부를 만드는 데 진보신당도 함께 하겠다"면서도 "이명박 정권을 넘어서서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에 이러한 청소노동자들이 또 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다면 그 차이가 뭔가. 정권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함께 실현하자"고 강조했다.
야권단일정당구성을 촉구하며 지난 23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던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도 무대 위에 올라갔다.
지난 6개월간 전국을 두 번, 세 번 돌았다는 문 대표는 "국민들에게 서명을 받을 때 '이명박-한나라당 정권 3년 동안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서민경제가 어려워지고 남북관계가 절단 났다'고 말하면 그냥 돌아섰다가도 '그렇다고 해서 '민주주의 10년 다 잘했다'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 노동유연성을 제대로 막지 못했고 복지예산을 혁명적으로 늘리지 못한 걸 반성한다'고 말하면 다시 돌아서서 서명을 해준다"며 "정치행위란 연애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민주진보진영에 실망해 돌아앉은 애인과 같다. 애인의 마음을 얻으려면 우리가 달라져야 한다. 분열을 끝장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은 내년에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정치권이 분열을 끝내고 국민들에게 믿을 수 있는 상대가 되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