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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이 지면 겨울은 소리 없이 찾아온다. 이때쯤의 수목원은 휑하니 비어있다. 회색빛 세상과 낙엽을 떨어뜨린 나무들이 만든 풍경도 을씨년스럽다. 그래서일까? 수목원에서는 겨울이 사색의 계절이다.

진주수목원역
 진주수목원역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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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수목원에 볼 것이 없다고 속단하지 마라. 진주시 이반성면에 위치한 경상남도수목원은 겨울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있다. 북쪽보다 남쪽의 겨울이 따뜻하다. 2번국도, 남해고속도로, 경전선철도가 인접해 교통이 편리하다. 역 주변 풍경이 동요 '기찻길 옆 오막살이'를 닮아 추억과 낭만을 누리기에 최고인 진주수목원역이 가까이에 있다. 수목원역은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간이역이라 기차 내에서 표를 구입하는 재미가 있고, 겨울바다로 떠나는 여행길에 들르기에도 좋아 늘 새롭게 맞이하는 새해의 첫 여행지로도 제격이다.

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경남수목원은 화목원, 활엽수원, 대나무 숲, 열대식물원, 난대식물원, 생태온실, 무궁화공원 등 우리나라 온대 남부지역의 수목이 산림박물관, 산림표본관, 야생동물원, 연못과 어우러지는 자연학습 휴식장소로 남부지방 사람들에게 사시사철 사랑받는 명소다.

산림박물관
 산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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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 들어서면 넓은 잔디 광장과 산림박물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시설 중 수목원을 대표하는 산림박물관은 꼭 둘러봐야 한다. 국내 최대를 자랑하는데 실내에서 여러 가지 자연공부를 할 수 있어 겨울철에도 볼거리가 많다. 전시실은 산림의 기원과 분포, 산림의 생태와 자원, 산림의 혜택과 이용, 산림의 훼손과 보존으로 구분해 울산반구대 암각화, 정자나무 디오라마, 땅속생물, 목재민속품, 약용식물, 살기 좋은 산촌, 기후대별 식물표본, 우포의 자연 등을 보여준다.

자연에 서식하는 곤충들을 표본으로 전시하여 곤충의 모습을 다양하게 관찰하는 자연표본실, 목각퍼즐ㆍ공포맞추기ㆍ나무완성하기ㆍ칠교놀이 등 나무와 자연을 색다르게 체험하고 즐기며 정보를 얻는 체험학습실, 실제 숲 속 길을 걷는 것처럼 새소리ㆍ바람소리ㆍ짐승의 울음소리ㆍ동물들의 이동모습ㆍ별자리ㆍ숲 향기 등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생태체험실, 선캄브리아대ㆍ고생대ㆍ중생대ㆍ신생대 코너에서 5억년의 장엄한 지구 역사를 체험하고 다양한 식물화석을 구경하는 화석전시실도 있다.

무궁화홍보관
 무궁화홍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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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대식물원과 방문자센터
 난대식물원과 방문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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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원과 연못 풍경
 야생동물원과 연못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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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박물관에서 나와 무궁화 꽃을 형상화한 건물 무궁화홍보관으로 간다. 이곳에서 보면 작은 언덕에 벤치가 놓인 소나무 숲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홍보관을 내려서면 열대식물원ㆍ화목원ㆍ난대식물원ㆍ폭포ㆍ산림표본원ㆍ활엽수원ㆍ약용식물원ㆍ생태온실ㆍ야생동물원ㆍ수생식물원과 연못ㆍ잔디원과 메타세콰이어길, 뒤편으로는 대나무 숲ㆍ숲속의 집ㆍ산정연못ㆍ전망대가 이어진다. 수목원의 규모가 17만평이나 되어 나름대로 탐방코스를 정해야 한다. 산림박물관을 비롯해 열대식물원ㆍ난대식물원ㆍ산림표본관ㆍ생태온실ㆍ야생동물원을 돌아보고, 수생식물원과 연못ㆍ잔디원과 메타세콰이어길을 걸어도 새로운 볼거리가 많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호빵이 그리운 날씨라 겨울의 수목원은 춥다. 동물원의 동물들도 깃을 세운다. 수목원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도 동동걸음을 한다. 아무리 추워도 사람들의 마음만은 따뜻하다. 이런 때는 가족, 친구, 연인, 이웃끼리 함께하며 정을 나눠야 한다. 서로 손을 잡으면 추운 날씨에도 행복이 따뜻하게 전해진다.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만난 인화네 가족
 메타세콰이어 길에서 만난 인화네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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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사람이 함께 사는 늘 푸른 세상'이 경남수목원의 슬로건이다. 가족의 화목같이 따뜻한 게 또 있을까. 오가는 사람이 적은 메타세쿼이아길에서 순천시 풍덕동에서 온 신청호씨 가족을 만났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산책길에 들어선 인성(6), 인화(8) 남매의 맑고 밝은 웃음에 주위 사람들까지 덩달아 표정이 밝아진다. 

흰 눈은 삭막한 겨울을 포근히 감싸준다. 불현듯 눈 내리는 날의 아름다운 수목원 풍경이 떠올랐다. 풍경이 아름답지 않으면 어떤가. 숨을 죽인 채 추위를 견뎌내는 나목들이 수목원 곳곳에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산사랑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길
①자가용 이용시
ㆍ남해고속도로 진성IC → 2번국도 마산방면 → 경남수목원
ㆍ임곡교차로 → 봉암교차로 → 경남수목원
②열차 이용시
ㆍ진주수목원역 → 수목원 : 도보 10분
ㆍ반성역 → 수목원 : 도보 30분

*Tip자료
①이용안내 : 입장료 1500원, 주차료 3000원, 매표는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②이용시간 : 동절기(11~2월) 09:00~17:00, 하절기(3~10월) 09:00~18:00
③휴원일 : 1월 1일, 설, 추석, 월요일(공휴일이나 연휴인 경우 그 다음날)
④전화 : 055)771-6541 771-6521
⑤사이트 : 경남산림환경연구원(http://tree.gndo.kr)-수목원
⑥참고사항 : 진주수목원역은 간이역으로 기차 내에서 차표 구입
⑦주변 볼거리 : 진주성(촉석루), 진양호, 돝섬해상유원지, 문신미술관, 양촌온천단지, 당항포관광지



태그:#경남수목원, #이반성면, #무궁화홍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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