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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찬란하다."

  보석들이 반짝이는 것처럼 휘황찬란하다. 오색의 색깔이 조화를 이루면서 바람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간격 맞추어서 걸어져 있는 오색 등이 바람에 춤을 추고 있다. 저마다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듯이 노래하고 있다. 어찌나 현란한지 정신을 차리기가 쉽지가 않다. 빨간색 등도 있고 노란색 등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파란색 등도 있고 분홍색 등도 있다. 연등의 색깔이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룬다. 극락의 세상에 색깔이 있다면 저런 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장사 대웅전 마당.

  대웅전 앞마당은 찬란한 바람물결로 아름답다. 계절이 겨울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대웅전 앞 석탑을 중심으로 하여 사방으로 맞추어 걸어져 있는 오색 등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그 흔들림은 하나의 노래가 되어서 우주에 장엄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장관이었다. 바람물결의 오묘한 노래 소리에 취하고 있노라니, 삼매경에 저절로 빠져든다. 우주의 신비 한 가운데에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부처님의 인자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처럼 편안해진다.

 

  대웅전 앞마당에 울려 퍼지는 장엄한 음악 소리는 가르침으로 다가온다. 마음을 헤집어놓고 있는 잡념에서 벗어나라고 말하고 있다. 쉴 사이 없이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근심 걱정을 모두 다 내려놓으라고 한다. 그 것들은 모두가 다 바람과 같은 것이니, 마음 한번 정하면 사라진다고 말하고 있다. 짧은 인생이다. 길지 않은 인생에 그런 잡념으로 고민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한번 뿐인 인생에서 바람과 같은 근심 걱정으로 보낼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털어버리면 그만이라고 말하고 있다. 원래 없었던 것이니, 눈 한번 감으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불타는 욕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불타는 욕망이 어찌 보면 서원처럼 생각되어질 수 있지만 그 또한 헛된 욕망일 뿐이란 사실을 간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생이 그 것을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분명하다고 믿고 달려왔지만 손에 쥔 것은 바람뿐인지 아니한가? 눈으로 확인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그 것은 어리석음이라 말하고 있다. 화려하게 보이는 바람물결의 속성은 허망한 것이란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웅전 앞마당에 화려하게 울려 퍼지고 있지만 사실을 허망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오색들의 바람물결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색깔은 눈속임일 뿐이다. 그것은 결국 바람과 같은 것이란 점을 깊이 깨닫게 된다. 그렇게 화려한 겉모습만을 추구하면서 살게 되면 결국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것도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장엄한 음악 소리가 그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짧은 삶에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삶이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할까? 우선 잡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음으로는 근심이나 걱정을 털어버려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불타는 욕망의 허망함을 직시해야 한다.

 

  무아의 지혜를 터득하여 따뜻한 눈빛을 돌려야 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하는 방향으로 돌려야 한다. 회향이라 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하여 열심히 살아간다면 저절로 여운이 넘치는 삶이 될 수 있다. 여운이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지 남들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대웅전 마당에 일어나고 있는 바람물결이 그 것을 말하고 있었다. 허망한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바람물결이 노래하는 장엄한 음악에 몸과 마음을 맡긴다. 삼매경에 빠져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였다. 부질없는 욕심에서 벗어나 참 나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春城>

덧붙이는 글 | 단독


태그:#바람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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