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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찹쌀밥, 쇠고기미역국, 시금치무침, 가자미튀김, 깍두기, 딸기."

 

안양의 초등학교에 친환경 무상급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3월 3일. 3교시를 마치고 돌아간 1학년을 제외한 1천300여 명의 삼성초등학교 전교생들이 받아든 식판에 담긴 음식들이다. 쌀이며 채소 등 대부분의 식재료들이 친환경 제품이다.

 

각 교실로 음식을 날러오자 위생모자를 쓴 배식당번 학생들이 차례로 줄을 선 아이들의 식판에 먹을 만큼 음식을 배식하고 있었다. 음식을 타 자리에 돌아가는 학생들에게 배경란 담임교사는 모자라는 학생은 음식을 더 가져다 먹으라고 권하기도 했다.

 

고기나 과일이 더 많이 나왔으면...

 

2학년 1반 황경준 학생은 "집에서 먹는 것 보다 더 맛있다"며 "학교에서 나오는 음식은 무엇이든 먹을 수 있고 맛도 좋다"고 말했다.

 

배 교사는 "친환경 음식인만큼 아이들의 건강에도 좋고 잘 먹지 않는 나물 같은 음식도 어릴 때부터 먹으면서 좋은 식습관을 기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학년들은 육류가 적다는 불평을 했다.

 

6학년 8반 김혁 학생은 "나물이 많은데 고기나 과일이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같은 반 이성현 학생도 "나물 같은 것 보다 고기가 나올 때가 좋은데 요즘 고기가 많이 안 나온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학생들의 이같은 불만에 대해 이길순 영양교사는 "구제역 파동 등으로 돼기고기 등 육류 공급이 원할치 않고 가격도 오른 상태라 여파가 미쳐 식단에 많이 반영되지 못했다"며 "구제역이 가라앉고 육류공급이 정상화되면 육류식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학년 8반 어소영 담임교사도 "대체로 아이들이 잘 먹는 편이고 좋아하는 것 같다"며 "채소를 많이 쓰고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는 데도 잘 먹는 것은 그동안 진행된 친환경 급식을 통해 어느 정도 습관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뒷받침했다.

 

"차별 없어져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 미칠 것"

 

전학년 무상급식이 실시됨에 따라 학부모들도 관심이 높았다. 박종일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학부모들이 학교를 찾기도 했다. 이들은 아이들의 급식 현장을 돌아보고 둘러앉아 그동안 느꼈던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박 위원장은 "전학년 의무 급식으로 학부모들의 부담이 줄어 대부분 반겨한다"며 "그동안 가정통신문 등을 나눠주는 과정에서 급식지원을 받는 아이들이 드러난 경우가 있는데 이같은 차별이 없어짐에 따라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식생활에 있어서 학교와 가정의 연계과정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오정례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은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학교에서 친환경급식을 하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지만 학교에서 하는 한 끼로 아이들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기는 쉽지않다"며 "아이들이 집에와서는 인스턴트 식품이나 일반적인 음식들을 먹게 되는데 각 가정에서 연계의 필요성을 알지만 유기농 식재를 구입하기 쉽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과제도 제기됐다. 박 위원장은 "친환경무상급식 정착 차원에서 보급위주의 방향으로 진행됐다"며 "이제는 아이들이 더 좋아할 수 있게 요리법을 개발한다든지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가미한다든지하는 상승된 급식가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친환경급식 교육·체험 병행돼야

 

친환경급식에 대한 교육과 체험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현주 운영위원은 "우리학교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친환경을 급식을 추진했고 다양한 교육과 생산지 체험을 통해 여러 가지 반대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지해 왔다"며 "영양교사가 바뀌고 학교의 급식 방향이 바뀌면 이전까지 이뤄 놓은 것이 후퇴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 위원은 "따라서 시나 교육청, 경기도에서 영양교사 등에 대한 친환경급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의미와 가치를 공유하고 어떤 영양교사가 어떤 학교에 가더라도 이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 모인 학부모들은 한결같이 친환경 무상급식이 정착되고, 가정·학교가 연계되는 수준까지 발전하려면 학부모 학생들에 대한 현장체험, 생산지 방문, 식생활 교육 등 적극적인 교육활동이 동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안양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친환경무상급식, #안양시 초등학교 저면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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