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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태안사 입구 계곡에 걸려있는 능파각. 정면 세 칸 측면 한 칸의 누각이다
▲ 능파각 곡성 태안사 입구 계곡에 걸려있는 능파각. 정면 세 칸 측면 한 칸의 누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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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란 새로운 소식을 전해 주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뉴스는 신속하고 정확한 것을 요구한다. '오마이뉴스'에도 날마다 많은 기사가 지면을 장식한다. 그 모두가 새로운 소식들이다. 날마다 발품을 팔면서 올려주는 소식. 그것이 독자들에게는 가뭄 끝에 만난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문화재소식이란 날마다 발품을 팔 수가 없다. 하기에 때로는 시간적으로 한참이나 지난 기사를 써야할 때도 있다. 가급적이면 새로운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는다. 문화재답사란 것이 날마다 현장을 다닐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 번 답사를 나가면 2박 3일 정도를 돌아온다. 그렇게 돌아오면 경비가 아무리 줄여도 40만원 이상이 지출이 되기 때문이다.

맞배지붕에 겹처마 양식인 능파각은 주심포 건물로 배흘림 기둥을 사용했다
▲ 능파각 맞배지붕에 겹처마 양식인 능파각은 주심포 건물로 배흘림 기둥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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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각 안 천정에는 용머리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통일신라시대인 문성왕 12년에 혜철선사가 처음 지었다고 전해진다.
▲ 천정 누각 안 천정에는 용머리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통일신라시대인 문성왕 12년에 혜철선사가 처음 지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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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치를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야 준비를 해

한번 답사를 나가면 적어도 일주일 분량의 기삿거리를 담아와야만 한다. 2박 3일을 쉴틈 없이 몰아치면, 10여일 정도의 분량은 준비가 된다. 그래야 마음 편하게 기사를 쓸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다녀도 고작 2~3일 정도를 올릴 분량밖에 못 담아내는 경우도 하다하다. 비가 오거나 일기가 좋지 않으면, 열심히 발품을 판 대가가 별로이기 때문이다.

전남 곡성군 죽곡면 원달리에 있는 태안사를 답사한지가 벌써 보름이 훌쩍 지났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기사를 쓸 수 있으니, 나로서는 조금은 느긋하다는 생각을 한다. 태안사를 들어가기 전 계곡에 걸려있는 누각 하나가 서 있다. '능파각'이라는 현판을 건 이 누각은 금강문으로 사용한 다리 건물이다.

지붕을 받치는 장식인 공포가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계이다
▲ 주심포 지붕을 받치는 장식인 공포가 기둥 위에만 있는 주심포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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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각은 계곡의 양편 바위를 이용해 큰 통나무를 걸치고 그 위에 나무를 놓아 누각을 올렸다
▲ 받침 누각은 계곡의 양편 바위를 이용해 큰 통나무를 걸치고 그 위에 나무를 놓아 누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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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파각에서 피곤한 다리를 쉬다

'능파(凌波)'란 아름다운 여인의 가볍고 우아한 걸음걸이를 말한다. 주변의 경관이 이름다운 태안사 입구 계곡에 걸려있는 능파각. 2월 26일 태안사를 찾았을 때는 능파각 주변의 계곡을 정리하느라 부산하다. 태안사를 들어갈 때는 이 능파각을 건너야 했다는데, 지금은 차들이 드나들기 때문에 그 앞으로 길을 내었다. 능파각을 건너면 세속의 모든 번뇌를 씻게 된다는 것이다.  

능파각은 통일신라시대인 문성왕 12년에 혜철선사가 처음 지었다고 전해진다. 그 뒤 고려 태조 24년인 941년에 광자대사가 수리하였다. 파손이 되었던 능파각은 조선 영조 43년인 1767년에 다시 지었다. 한국동란 때 태안사의 모든 건물들이 모두 소실되었으나 이 능파각과 일주문만 화를 면했다고 한다. 

능파각은 계곡 앞에서 보면 정면 세 칸, 측면 한 칸의 규모다. 지붕은 맞배지붕으로 꾸몄으며 계곡의 양쪽에 바위를 이용하여 돌로 축대를 쌓고, 그 위에 두 개의 긴 통나무를 받쳐 건물을 세웠다. 지붕을 받치는 장식인 공포는 기둥 위에만 배치하는 주심포 양식이며,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민흘림기둥을 사용하였다.

능파각은 누각이자 태안사의 금강문이다. 이 문을 들어가면서 속세의 모든 악한것을 씻는다고 한다
▲ 능파각 능파각은 누각이자 태안사의 금강문이다. 이 문을 들어가면서 속세의 모든 악한것을 씻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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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용도로 사용한 능파각

겹처마로 지붕을 꾸민 것이나, 동물상을 조각한 목재를 사용한 것 등을 보면 상당히 정성을 들인 누각이다. 더구나 큰 통나무를 양편 바위에 쌓은 축대 위에 걸쳐놓고, 굵은 나무로 마루판을 깔았으며 천정에는 용머리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능파각은 계곡을 건널 수 있는 다리와 문, 누각의 역할을 함께 하도록 지은 특이한 건물이다.

뒤늦게 기억해내는 능파각의 아름다움. 아마도 주변 정리가 다 끝나고 계곡이 신록으로 물이 들 때쯤이면, 예전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2월 26일 답사 때는 교각 밑에는 얼음이 채 녹지 않았었는데.


태그:#능파각, #태안사, #곡성, #금강문, #유형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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