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지난 10일 전군 감사관계관 회의를 통해 2010년 청렴활동부대로 '기무사'를 선정했다. 회의를 주관한 이용걸 국방부 차관은 "군대다운 군대,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가 될 수 있도록 감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청렴활동부대들에 표창과 포상금 200만 원을 수여했다고 한다.
국방부는 2009년 기무사의 민간인 불법 사찰을 잊었단 말인가? 8월 3일 허가 받은 평택역에서 쌍용자동차 강제진입을 반대하는 집회에서 민간인을 사찰하던 국군기무사 신아무개 대위가 집회군중들에게 적발되었고,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기무사의 민간인 불법 사찰을 폭로한 바 있다.
사회적인 파장이 크자, 기무사 신 대위는 당시 집회에 참여했던 안중현 학생을 '자신을 폭행하고, 민간인 사찰의 증거물인 수첩과 메모리 등을 빼앗은 혐의'로 강도상해범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안중현 학생은 1심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고, 2심에서 강도상해죄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안중현 학생은 억울하게도 집회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해 징역을 1년 가까이 살아야 했다.
2011년 1월 5일에는 기무사 민간인 불법 사찰 피해자들 1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이 내려졌다. 국가는 14명에게 모두 1억 26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결국 기무사는 '합법적인 사찰(수사활동)'을 입증하지 못했다. 법을 위반한 기무사에 표창하는 게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인가?
안중현 학생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와 강도 상해죄에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억울하게 1년 가까이 징역을 산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에 반해 불법을 저지른 신대위는 소령으로 진급했다고 한다.
안중현 학생에 대한 무죄 판결이나, 불법사찰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결론은 '기무사는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사찰했다'는 것이며, 이는 국가기관인 기무사가 헌법 17조의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따라서 "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민간인 신분의 민주노동당 당직자, 시민단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사찰행위는 기무사의 직무범위를 일탈한 위법한 행위"라고 판시했다.
따라서 국방부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먼저 민간인 불법 사찰의 피해자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 또한 헌법을 위반하고, 위법한 행위를 한 국군기무사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 군대가 국민으로 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