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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반백 년을 맞는 지역 대표축제인 '아산 성웅 이순신축제(이하 이순신축제)'가 아직도 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콘셉트도 정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등 시민 혈세만 펑펑 날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의결기구인 이순신축제위원회의 위원들간에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뉘앙스를 풍기는데다 관심 부재 현상까지 보이는 등 시작 전부터 부실 축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

 

궁극적으로는 뜻하지 않은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행사 계획에 어려움이 따르고 차질이 빚어진 것은 이해하지만 이를 이유로 너무 부실하게 추진하는 것은 '개최를 안 한만도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데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간신히 성원된 이순신축제위원회의... 8명은 어디에?

 

올해 50회째를 맞는 이순신축제 개최를 위한 위원회의가 14일 오전 11시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는 위원회의는 이순신축제 개최 계획을 최종 결정 짓는 중요한 자리였다.

 

하지만 위원들의 무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보여주는 자리 같은 느낌을 줬다. 총 20명의 위원들 중 참석 위원은 12명으로, 간신히 과반을 넘기며 성원됐다. 무려 8명의 위원이 불참한 것이다.

 

이날 자리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다소 이해가 가질 않는 상황이었다. 이순신축제의 의결기구에 속해 있는 구성원들이라는 점에서 접근할 때 다소 이해가 가질 않는 결과였다.

 

개인적인 일, 또는 속해 있는 기관·집단의 공적인 일로 불참했는지, 아닌지 불분명한 가운데, 나타난 현상만으로 봐서는 위원간 이질감, 또는 반목 발생의 의구심도 자아내게 했다.

 

또한 여느 때와는 달리 아직까지 분과위원회도 구성돼 있지를 않아 전체적인 축제 추진에 있어 부실 우려를 발생시키고 있다. 분과위원회는 향후 구성한다는 계획이지만 급조돼 만들어진 분과위원회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아울러 검증되지 않은 올 축제 기획·추진 인력에 대한 전문성과 업무추진 능력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이순신축제에 '이순신'은 어디 갔나?

 

축제의 성격을 나타내고, 프로그램 설정의 기조가 되는 테마 소실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순신축제는 '이순신'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테마로 교육문화축제를 지향해온 대표 지역축제다. 그러나 올 축제 기획을 보면 '이순신'은 보이질 않는다. 대형 음악공연을 연상시키는 콘셉트이다. 그동안 주안점을 뒀던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이 소실되고 그 자리를 가수 공연과 미니콘서트 등 관람형 프로그램이 차지했다.

 

또 상당수 프로그램은 이순신, 또는 조선시대와 연관이 없는 내용들로 짜여져 있어 전반적으로 아산을 대표하는 지역축제라고 보기에는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일용 위원은 "축제는 아닌 듯 하다. 참여행사가 아닌 관람행사로 전환돼 공연 수준의 행사로 보인다"며 "축제로 갈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이 없는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말미에는 "시민들의 눈은 즐겁겠다"고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일부 위원은 행사 장소에 대한 부적절함도 문제점으로 짚었다. 온양온천역 광장이 이순신축제를 치를 수 있을 여건이 안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예산 6억 중 눈요기에만 2억... '적정 집행' 의문

 

오는 4월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열리는 올 축제 예산은 총 6억 원이다. 이 중 2억 원이 음악회 등 공연료로 투입된다. 또 무대시설에만 1억2000만 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사회자(3인) 출연료로 2000만 원, 총감독·운영감독·행사진행인력(30인)·무대스텝(5인)·진행요원의상비·업무추진비 등 인건비성 비용으로 5000만 원이 집행된다. 무려 4억여 원이 공연과 인건비로 지출되는 등 부적절한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축제와는 별개인 온양온천시장활성화사업단의 사업 보조비용으로 5000만 원이 투입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선심성 예산집행'이라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이동현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예산은 편성과 집행은 시에서 다하고 우리는 승인만 하는 것"이냐고 물으며, 예산 집행 과정에 있어 문제점이 있음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신홍철 위원은 "행사 일정을 굳이 목요일과 금요일로 잡을 필요가 있었는가. 토요일과 일요일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관객 참여 저조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신 위원은 덧붙여 5일장 터에 있는 노점상에 대한 문제점도 함께 거론했다. 

 

축제위원들, 올 행사는 포기?

 

이날 회의에서는 다수 의원들이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만이 의견을 제시했다. 의견 제시 위원들은 여러 부분에서 우려를 표명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제출된 계획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여러 문제와 우려가 있음에도 이의를 제기하며 수정을 요구하지 않고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에 대해서는 여러 추정이 나온다.

 

축제일자가 45일여 밖에 남지 않는 등 시간이 촉박해서 일수도 있고, 또 다른 각도에서는 축제에 대한 열정이 부족, 또는 자포자기해서 일수도 있다는 추정을 낳고 있다. 몇몇 위원이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몇몇 위원들에 의해 지적된 문제는 시행착오가 불을 보듯 뻔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눈요깃거리 행사', '돈 자랑 행사', '대형 음악공연(KBS 열린음악회)', '과거(온양문화제)로 회귀된 행사' 등의 평을 내놓고 있다.

 

4월28일∼29일 온양온천역 광장서 개최

 

한편 올 '제50회 아산 성웅 이순신축제'는 오는 4월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온양온천역 광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첫 날인 28일에는 문화재청에서 주관하는 ▲충무공 이순신장군 탄신기념 다례제, 충무공 이순신기념관 개관식(오전 10시∼낮 12시)을 비롯해 ▲전통무예 시연, Fun Fun Show(낮 12시∼오후 6시30분) ▲의식행사(오후 7시∼7시30분) ▲축하무대 제1부 주제공연(뮤지컬 하이라이트)(오후 7시30분∼8시10분) ▲축하무대 제2부 탄신기념 축하음악회(오후 8시20분∼9시30분) ▲파이터워크 퍼포먼스(오후 9시30분∼9시40분)가 열릴 예정이다.

 

또 둘째 날인 29일에는 ▲지역예술인 축하무대(낮 12시∼오후 3시) ▲전통무예 시연, Fun Fun Show(오후 3시∼7시30분) ▲넌버벌 퍼포먼스(오후 7시30분∼8시) ▲주제공연(뮤지컬 하이라이트)(오후 8시∼8시40분) ▲탄신기념 축하콘서트(오후 8시40분∼9시30분)가 진행될 계획이다.

 

이틀간 상설 연계행사로는 ▲청년 이순신의 밥상&도시락 ▲다문화 온등거리 축제 ▲소망분수 '건강의 샘' 미니콘서트 ▲온궁 라디오드라마 '청년이순신' 등이 열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아산시, #이순신축제, #아산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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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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