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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을 보고 군 입대를 결정했습니다."

멕시코 시민권 포기하고 자진입대한 태안대대 윤재성 일병 천안함 사건을 보고 군 입대를 결정하게 됐다는 윤 일병은 행정병으로 근무할 수도 있었지만 소총중대를 자원해 해안경계 근무 등 대한건아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 멕시코 시민권 포기하고 자진입대한 태안대대 윤재성 일병 천안함 사건을 보고 군 입대를 결정하게 됐다는 윤 일병은 행정병으로 근무할 수도 있었지만 소총중대를 자원해 해안경계 근무 등 대한건아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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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때 대구에서 살다가 멕시코로 이주 후 유명대학 건축과를 다니던 32사단 예하 태안대대 윤재성(23) 일병은 천안함 사건을 접하고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멕시코로 이주한 지 13년. 10년이 넘으면 시민권을 얻을 수 있어 굳이 군에 입대하지 않아도 멕시코에 안주할 수 있었지만 윤 일병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군에 입대해 한국국적을 유지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는 결심을 굳힌 후 부모님께 군 입대 소식을 알렸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로서 2년간(21개월) 부모님 곁을 지키지 못하는 미안함이 들었다는 그. 하지만 모국에 보이는 아들의 열정을 부모님도 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의 부모님은 군입대를 흔쾌히 수락을 하고 아들과의 짧지 않은 이별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100만 원이 넘는 항공료 때문에 윤 일병의 군 입대를 지켜보지 못했다. 결국 그는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외가친지들의 배웅을 받으며 지난해 8월 논산의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해외영주권자 자진 입대 보면서 자부심 느껴

해안경계 근무에 투입된 윤재성 일병 해안초소 경계근무에 투입돼 전방을 주시하는 윤 일병. 다음달이면 군 입대 후 첫 정기휴가를 받아 멕시코에 있는 부모님을 찾아뵐 예정이라고...
▲ 해안경계 근무에 투입된 윤재성 일병 해안초소 경계근무에 투입돼 전방을 주시하는 윤 일병. 다음달이면 군 입대 후 첫 정기휴가를 받아 멕시코에 있는 부모님을 찾아뵐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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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네 번밖에 허락되지 않은 해외영주권자들의 군입대 시기에 맞춰서 입소한 윤 일병은 훈련소에서 자신과 같은 처지(해외영주권자)의 동료들을 만났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자랑스럽고 모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입대한 동료들이 멋있어 보였다고 전한다.

윤 일병은 훈련소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태안대대 전입 당시 행정병으로 근무할 수도 있었지만, 힘든 화기소대 탄약수 보직을 자청했다. 그는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불어닥치는 해안초소 경계근무에도 투입되고 있다.

군생활 8개월째에 접어든 윤 일병은 경계근무 이외에도 매복에 투입되는 등 힘든 군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유난히 추웠던 올해 처음 맞는 추위 말고는 군생활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음식도 입에 잘 맞는단다.

윤 일병은 "멕시코에 살 때도 어머니께서 한식을 많이 해주셔서 그런지 음식도 입에 잘 맞고 부모님이 한국을 잊지 않도록 신경을 써서 언어소통에도 문제가 없다"면서 "해외에 살다보니 모국에 대한 그리움이 더 간절해지고 애국심도 더 생기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음 달에 첫 정기휴가를 받아 군 입대 후 처음으로 멕시코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뵐 예정이라는 윤 일병은 "멕시코에서 만난 친한 후배가 제가 입대하는 것을 보고 멋있다며 군에 지원해 올 5월경에 입대한 말을 들었다"며 "그 말을 듣고 저 또한 뿌듯했고, 멕시코 친구들이 군복을 입고 있는 저를 보면 부러워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자부심이 생긴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군 전역 후 전공을 살려 건축가로서의 꿈을 키우겠다고 밝힌 윤재성 일병. 모국이 그리워 멕시코 시민권까지 포기하고 당당하게 대한건아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윤 일병이야말로 진정한 신세대 장병의 표본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윤재성#태안대대#해외영주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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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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