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의 최고기관인 소방방재청에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소방방재청 홈페이지(www.nema.go.kr)자유토론방에 "방재청장 등에 감사하다"는 글이 넘쳐나고 있는 것.
감사의 글이 게시되게 된 원인은 다름 아닌 지난 11일 열린 제298회 임시국회에서 이재선 의원(자유선진당, 대전 서구 을)이 대표 발의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이 본회의를 전격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방관들은 '소방공무원법' 제14조의 2에 따라 소방공무원으로서 업무의 수행 중 순직 또는 상이등급 해당 판정을 받은 자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순직 또는 공상 군경에 준하는 예우를 하도록 돼 있었으나, 상위법인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군인과 경찰공무원으로만 한정돼 있었다.
따라서 본 개정 법률안의 본회의 통과는 소방이 군경과 마찬가지임을 '법률규정상'으로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내용에 대한 감사의 글은 3월 14일 글 게시번호 14023 안xx씨의 '감사드리고... 축하합니다'란 제하의 글에서부터 시작됐다. 안xx씨는 글에서 "법 개정에 힘써주신 방재청장님과 방재청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가정에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후 현직 소방령(소방서 과장급)으로 알려진 박xx씨는 글에서 "이번 국가유공자 법 개정과 관련해서 힘써주신 국회의원 님들과 청장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번 법 개정을 계기로 좀 더 노력하고 봉사하는 소방관이 되겠다"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러한 글은 15일 오후 1시 17분인 현재까지 게시번호 14094번까지 61건 대부분이 거의 비슷하다. 소방역사상 소방관련 법률안이 본회의를 통과됐어도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
지금까지 없었던 이런 해괴한 일이 벌어지다 보니 소방발전협의회 박명식 전(前) 회장은 게시번호 14095로 "그자(소방방재청장과 소방방재청 관계자를 지칭)들이 (본 개정 법률안에)반대까지 했었다는 말을 왜 믿지 않느냐?"며 "감사의 글은 방재청장이 아닌 이재선 의원 등의 홈페이지에 올려야 한다"는 식의 글을 적어 일부소방관들의 '딸랑딸랑' 행태를 나무라는 식의 글을 게시했다. 가장 낙후된 조직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소방이 '딸랑딸랑'의 대명사로 회자되고 있어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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