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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조 소장파' 중 1명인 남경필 의원이 "쪽팔리는 보수의 시대"라며 현재 한국 보수세력이 위기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보수세력의 혁신운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남 의원은 15일 저녁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열린 '한국 보수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대한민국 보수는 위기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남 의원은 "각종 통계지표를 보면, 지난 30~40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보수는 전력상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지금 이것이 무너지고 있다"며 "정치영역뿐 아니라 기업·학계·언론 등 사회 핵심구성원 거의 모든 분야에서 보수세력에 대한 불만과 위기의식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그 예로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 젊고 진보적인 비주류 진영의 학자들이 신자유주의와 시장만능주의가 초래한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꼽았다. 또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 매체가 20·30·40대들에게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한 예가 됐다.

 

남 의원은 민간인 불법 사찰 등 국가 권력기관이 권력을 사유화 하고 있고, 종교계의 독선이 공동체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으며, 경제성장의 수혜가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 등도 보수에 대한 불만 요인으로 지적했다.

 

"쪽팔리는 보수의 시대... 유시민이 뜨고 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현재 보수세력이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 남 의원은 "전 사회적으로 터져 나오는 불만과 비판에 대해 보수는 귀를 막고, 개헌 논쟁과 같은 정치권력 논의에 몰두하는 인상을 국민에게 심어주고 있을 뿐"이라며 "쪽팔리는 보수의 시대"라고 비판했다.  

 

남 의원은 이어 "이런 문제들에 대해 보수는 답을 주지 못하고 침묵하고 있다"며 "보수 정당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에 진짜 보수주의자는 물론, 젊은 자유주의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세력도 없다"고 단언했다.

 

남 의원은 미네르바 구속, (광우병 취재 관련) <PD수첩> 이메일 공개, 국책 연구기관 연구원들의 언로 차단, 민간인 불법사찰 등의 예를 들면서 "이 정부 들어 자유라는 개념이 40대 이하 신주류에 크게 어필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현 정권이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주의에 역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진보는 20·30·40대 신주류와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주류가 보수를 이탈해 진보세력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진단의 근거로 남 위원장은 "공화주의, 국가론과 맞물려 유시민이 뜨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유시민은 저서 '후불제 민주주의'에서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국가의 역할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보수성향을 포함한 젊은 층에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남 의원은 이어 "40대 이하 신주류가 진보 내에서도 민주당과 민노당 같은 기존 정당이 아니라, 국가의 역할에 대해 담론을 새롭게 제기한 정치인이나 학자들에게 호응하기 때문"이라며 "이에 비해, 보수 세력은 '국가의 역할'에서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수적 자유주의 운동'으로 진보 집권플랜과 경쟁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 과제에 대해 남 의원은 "가짜 보수를 몰아내고 진짜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이 말한 '진짜 보수'를 요약하면 ▲자유와 인권을 수호하는 보수 ▲단기적으로는 복지확대, 중장기적으로는 복지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보수 ▲튼튼한 국가안보를 갖추고 유연하고 실용적인 남북관계와 전략으로 통일을 대비하는 보수 ▲국토균형발전으로 지역갈등을 뛰어넘는 보수 ▲봉사와 사회적 책임을 먼저 실천하는 보수를 제시했다.

 

남 의원은 '보수적 자유주의 운동'을 제안했다. 그는  "보수적 자유주의운동의 국가개조 아젠다와 진보세력의 집권플랜을 국민 앞에 놓고 건강하고 신나는 정치경쟁을 하자"며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고 차이를 경쟁하면서, 21세기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확 바꾸자"고 제안했다.


태그:#남경필, #보수주의, #혁신,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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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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