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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생각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강조하는 안애경 모란봉사단 회장.
“사랑은 생각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강조하는 안애경 모란봉사단 회장. ⓒ 이정민

"지적장애이든, 언어장애이든, 신체장애이든, 모두가 내 가족이라는 사랑의 마음만 있다면 장애의 편견은 사라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직접 장애인체험을 해보고 그들과 같은 심경이 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죠. 1인 1 자매결연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단순한 봉사의 의미를 뛰어넘어 평생토록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는 초석이 될 수 있으니까요."

 

2005년부터 인천 부평의 부개여자고등학교 모란자모회 봉사단을 이끌어오면서 현재 두 명의 지적장애인과 정을 이어가고 있는 안애경(52) 회장은 "봉사란 결국 내 마음이 평안해지고 나를 위로해주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라고 설명했다.

 

남에게 베풀고 살라

 

3월 17일 오후 2시께, 작은 사무실에서 처음 만난 안애경 회장은 50대 초반의 나이에도 여고생 같은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듯보였다. 평소 내성적이라 남 앞에 잘 나서지 않는다는 그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성격을 좀 더 활동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왔다고 했다.

 

그는 2005년 초 무렵, 딸이 다니고 있는 부개여고 자원봉사모임에 참여하면서 더 의미 있는 나눔 활동을 찾아다니다 지금의 예림원 장애학생들을 만났다.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그들을 처음 보았을 때, 그 또한 적잖이 당황했다.

 

"저 또한 엄마로부터 항상 '남에게 베풀고 살라'는 말을 듣고 왔던지라 봉사의 일상화를 위해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가 생겨 결국 2명의 학생과 자매결연하고 내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죠. 근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함께 어울려 다니는 데 많이 힘들어했고, 그걸 극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어요. 결국 마음이 활짝 열리고부터는 장애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끈끈한 가족의 정만 남게 되었답니다(웃음)."

 

안 회장은, 그의 자녀들이 자매결연한 아이들과 함께 마트체험·빵 만들기·스포츠 활동 등을 하도록 해줬고, 그들이 온전히 사회적으로 홀로 설 수 있는 방법을 교감하게 했다. 안 회장 또한 그들의 엄마임을 자처하며 모든 사회적 편견과 싸우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져갔다. '진심이면 통한다'고 했듯이 지금은 더 많은 지인들에게 자매결연을 홍보하면서 장애의 편견을 없애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봉사란 삶을 긍정하게 해주는 나침반과 같은 것

 

 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 봉사활동을 하는 모란자모회의 예림원 방문 모습.<사진출처ㆍ예림원>
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 봉사활동을 하는 모란자모회의 예림원 방문 모습.<사진출처ㆍ예림원> ⓒ 이정민

안 회장은 모란봉사단 활동 이외에 2007년에 동그라미봉사단을 창단했다. 아직 그 활동이 미미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에게 봉사모임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밖에도 그는 지난해 국제은하수로터리클럽 봉사프로젝트위원장을 역임하면서 봉사활동의 진정성과 내실화를 위해 회원들과 끊임없는 정보를 교감했다. 그에게 봉사란 무엇일까?

 

"봉사는 그리 거창하지도 않고 꼭 때만 되면 나오는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늘 가까이 있는 것이에요. 제가 이렇게 말하기엔 아직 많이 쑥스럽지만, 그 가치만 알고 나면 이후에는 봉사가 내 일상의 한 부분이 되는 거죠. 어두운 밤 북극성이라는 나침반을 보며 어둠을 헤쳐 나가듯, 봉사는 삶의 활력소와 긍정의 힘을 일깨워주는 하나의 나침반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웃음)."

 

어머니한테서 이어진 내리사랑 나눔이 이제는 그의 자녀들에게로 이어져 어느새 인생의 한 부분이 돼 버렸다. 인터뷰 내내 안 회장은 "저는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참 겸연쩍네요"라고 했지만, '봉사를 넘어 일체감을 느끼고, 결국 한 가족으로 향한다'는 그의 열정에는 자신감이 묻어나 있었다.

 

안 회장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마음이 통하면 사랑으로 이어지고, 사랑으로 교감되는 순간 장애라는 유리장막은 사라지는 법"이라고. 그는 앞으로도 자주 참여하는 단체에서 좀 더 체계적이고 진정성을 갖춘 봉사모임을 계속해나가겠다고 한 뒤, 바람을 전했다.

 

"지금 일본의 대지진과 쓰나미, 방사능 오염 등으로 대혼란이 계속되고 있잖아요. 우리 이웃의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교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 사람들과 언제나 가족과 같은 유대감으로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때로는 물질적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니까요."

덧붙이는 글 | <부평신문>


#안애경 #모란봉사단#예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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