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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 자로 이어진 저 굴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어둠과 밝음이 뒤섞이는 것을 보면 우울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에스 자로 이어진 저 굴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어둠과 밝음이 뒤섞이는 것을 보면 우울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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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 토요일 삼일 연휴 첫날 일본 시가켄 동남쪽에 있는 미호뮤지엄에 다녀왔습니다. 관동동북 지방 지진과 해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사람이 그다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직 늦추위가 남아서인지 나무나 풀들도 움츠려 있는 것 같습니다.

   미호뮤지엄 봄철 특별전에 소개된 나가사와 로세츠의 작품 방촌오백나한도(方寸五百羅漢圖)입니다. 표구 한 가운데 한 변이 3 센티미터가 되지 않은 저 사각형 안에는 무엇이 그려져 있을까요?
 미호뮤지엄 봄철 특별전에 소개된 나가사와 로세츠의 작품 방촌오백나한도(方寸五百羅漢圖)입니다. 표구 한 가운데 한 변이 3 센티미터가 되지 않은 저 사각형 안에는 무엇이 그려져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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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뮤지엄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진 아이 엠 페이가 설계한 미술관입니다. 건물은 도연명의 도화원기를 테마로 지었습니다. 입구에서 표를 사서 언덕을 오르고, 에스 자로 굽어진 터널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면 아스라이 건물 지붕이 보입니다. 건물에 들어가면 전면 통유리를 통해서 산골짜기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이곳 미호뮤지엄은 전시품만이 아니고 미술관 건물 자체가 예술입니다.

 저 아이들은 로마시대 디오니소스 모자이크 그림 앞에 앞에서 무엇을 열심히 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저 아이들은 로마시대 디오니소스 모자이크 그림 앞에 앞에서 무엇을 열심히 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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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미호뮤지엄에서는 올 3월 12일부터 6월 5일까지 봄철 특별전으로 나가사와 로세츠(長沢芦雪, 1754. - 1799. 7)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나가사와는 교토 출신 화가입니다. 그는 스승인 엔산(圓山應擧)의 화풍을 이으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선보여 그 때에도 교토 화풍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 미호뮤지엄에 전시된 나가사와 작품은 모두 100여 점으로 그의 전 생애를 통해서 그려진 많은 작품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나가사와 로세츠의 작품 방촌오백나한도(方寸五百羅漢圖)의 확대 그림입니다. 가로 세로 약 3 센티미터에 나한 오백 명과 짐승들 바위 등을 그려 넣는 상상력은 오늘날 작은 메모리 칩 하나에 수십 기가 기억 용량을 집어넣는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나가사와 로세츠의 작품 방촌오백나한도(方寸五百羅漢圖)의 확대 그림입니다. 가로 세로 약 3 센티미터에 나한 오백 명과 짐승들 바위 등을 그려 넣는 상상력은 오늘날 작은 메모리 칩 하나에 수십 기가 기억 용량을 집어넣는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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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와 작품을 보면 그가 살았던 당시 교토에서는 어떤 작품이 그려졌으며 작가가 어떤 그림을 그려야 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나가사와 작품에 대해서 많은 말을 할 수 있겠지만 한 마디로 말해서 그는 한 가지만 집착한 화가가 아닙니다. 재료나 소재, 대상이나 사물에 대해서 한 가지만 고집부리지 않았습니다. 전체 작품에 관통하는 작가 정신이 살아있으면서도 다양성을 잃지 않았습니다.

 상설 전시하고 있는 메다이욘 동물무늬 카펫입니다. 400 여 년 전 이란 궁정 공방에서 제작된 것으로 이슬람에서 길조라고 여기는 귀인, 천사, 사자, 양, 사슴, 새 등과 중국에서 길하게 여기는 공작, 물고기, 용, 봉황, 기린, 당초문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카펫 한 장에 중국과 이슬람의 파라다이스가 정교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가로 320, 세로 594.3 센티미터)
 상설 전시하고 있는 메다이욘 동물무늬 카펫입니다. 400 여 년 전 이란 궁정 공방에서 제작된 것으로 이슬람에서 길조라고 여기는 귀인, 천사, 사자, 양, 사슴, 새 등과 중국에서 길하게 여기는 공작, 물고기, 용, 봉황, 기린, 당초문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카펫 한 장에 중국과 이슬람의 파라다이스가 정교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가로 320, 세로 594.3 센티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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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뮤지엄은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상설전을 열고 있습니다. 상설전에 전시된 이집트의 호루스, 니므르드의 정령과 시종 부조. 인도 의 간다라 불상, 중국의 석관 병풍, 이란의 메다이욘 동물무늬 카펫 등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실크로드를 통하여 동서 문화가 교류하였고 그 실크로드의 끝 일본에 많은 보물들이 남아있습니다. 인류 역사가 만들어 낸 많은 걸작들은 오늘도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가는 법>
교토나 오사카에서 JR비와코선을 타고 이시야마역(石山驛)에 내리면 미호뮤지엄행 버스가 있습니다.

참고 문헌>
MIHO MUSEUM 南館圖錄, 1977.
http://ja.wikipedia.org/wiki/%E9%95%B7%E6%B2%A2%E8%8A%A6%E9%9B%AA
http://www.miho.or.jp/japanese/collect/collect.htm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미호뮤지엄, #나가사와 로세츠(長?芦雪), #시가켄, #그림,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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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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