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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2일 오후 2시 10분]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 참여한 스님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대선 캠프에 참여한 스님들은 대선 후 감사장을 수여 받았음은 물론, 국고보조금 지원 등의 특혜를 입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불교계 언론 <불교닷컴>은 지난 21일 "최근 이명박 대통령후보의 선거캠프인 '747불교지원단(단장 조문환)'의 내부문건인 '상임고문·고문 추대명단'을 단독 입수했다(관련기사)"고 밝혔다. <불교닷컴>에 따르면, 이 명단에는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등 주요 종단의 유력한 지도자 스님 380명의 이름이 들어있다.

 

<불교닷컴>이 입수한 명단을 보관하고 있던 대선 캠프 관계자는 "이 명단은 2006년 말부터 2007년 말까지 캠프에서 활용하던 것이며, 이 기간 동안 교단의 유력한 지도자 스님들을 MB대선 캠프에 대거 영입하는 과정이 그대로 기술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4일 김영국 거사가 인터넷 방송 <주권방송>에 출연해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캠프에 상임고문, 혹은 고문으로 참여한 스님이 380명이 된다"고 밝힌 것과 일치한다.

 

김 거사는 지난해 3월 "안상수 대표가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놔둬서 되겠냐'고 말했다"고 폭로한 명진 스님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폭로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김 거사는 당시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기자회견 전날 전화해 회견을 취소하라는 외압을 가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김 거사는 당시 방송에서 "이 380명의 스님들이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나서 고맙다고 전부 감사장을 받았다"며 "실제로 이 스님들은 이 대통령 당선 후 그만큼의 보상을 어떤 식으로든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380명 가운데 지금 조계종 지도부에 있는 스님도 있다"고 폭로했다.

 

조계종 총무원 주요 직책 스님 대거 기명

 

 

<불교닷컴>에 따르면 현재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 가운데 자승 총무원장 스님(당시 중앙종회 의장),  혜총 포교원장 스님, 계성 포교부장 스님, 원담 기획실장 스님(당시 조계사 주지), 심경 사서실장 스님, <불교신문> 주간 겸 총무원장 미디어종책특보 장적 스님(당시 중앙종회의원) 등이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고문이나 상임고문을 맡은 것으로 명단에 기록돼 있다.

 

그밖에 당시 직책으로 원로의원 7명, 중앙종회의원 16명, 중앙종무기관 또는 종정기관 주요보직자 10명, 교구본사 주지 및 소임자 19명, 불교시민사회단체, 전국비구니회 임원, 동국대 교수 등 154명이 이명박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했다. 

 

태고종은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 27명, 천태종은 전 총무원장 스님 등 8명, 진각종은 통리원장 등 14명, 기타 종정협 소속이거나 소속을 기재하지 않은 스님들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만나 수락여부 물었다"

 

<불교닷컴>은 이 명단을 작성한 대선캠프 관계자가 직접 가서 스님들을 만났고, 수락여부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스님들에게는 선거 후 감사장을 보내고, 거액의 국고보조금을 챙겨준 경우도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불교닷컴>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명단은 MB에게 직접 보고했던 것이어서 추천인들이 무작위로 작성할 수 없었다"며 "추천인이 몇 명의 거물급 스님들을 영입하느냐에 따라 선거후 논공행상이 결정되기 때문에 실적경쟁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스님 본인 확인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추천인들이 일일이 스님들을 만나 수락 여부를 묻고 명단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와서 가짜 리스트를 만들 이유가 없다, 필요하다면 추천인이 스님들을 직접 만난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에는 '수락, 보류, 거부, 안티' 등의 분류 기준이 있어 이 관계자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해당 스님들과 조계종 총무원은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총무원장 스님이 상임고문을 맡았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여부와 무관하게 가부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조계종 스님들의 명단이 언급되면 <불교닷컴>이나 제보자에 대해 이의제기할 가능성이 충분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만나지 않았는데 끼워 넣기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보는 스님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범불교적으로 자주권 회복과 5대 결사를 하는 이 시점에 김영국씨 등이 불순한 동기를 갖고 폭로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불교닷컴>은 이날 보도에서 고문과 상임고문을 수락한 스님들께 수여된 것으로 보이는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당선인 이명박' 명의로 된 감사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태그:#이명박, #명진, #안상수, #조계종,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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