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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 학력위조 사건 등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신정아씨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자전적 에세이 '4001' 출간기념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 학력위조 사건 등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신정아씨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자전적 에세이 '4001' 출간기념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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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씨의 자전 에세이 <4001>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전 총리)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오락가락하는 정 위원장의 거취는 물론 그의 영입에 공을 들여온 한나라당의 분당을 재보선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2007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과 학력 위조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신정아씨는 22일 발간된 자전 에세이 <4001>에서 정 위원장에 대해 노골으로 혹평했다. 신씨는 10쪽에 걸쳐 정 위원장이 서울대학교 총장 재직 당시 서울대 미술관장과 미술대 교수를 제안한 사실과 연인 관계를 요구다고 주장했다.

신정아 "정운찬, 늘 밤늦게 호텔 바로 불러내"

22일 사단법인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강원 화천군 육군 27사단에서 마련한 '책과 문화가 있는 병영' 행사에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방탄 헬멧'을 착용해보고 있다.
▲ '방탄 헬멧' 쓴 정운찬 22일 사단법인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강원 화천군 육군 27사단에서 마련한 '책과 문화가 있는 병영' 행사에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방탄 헬멧'을 착용해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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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는 "정 총장이 나를 만자자고 한 때는 늘 밤 10시가 다 된 시간이었고 장소는 대개 (방배동 근처) 팔레스 호텔에 있는 바였다"며 "정 총장은 안주 겸 저녁식사를 시켜놓고서 필요한 자문을 하는 동안 슬쩍슬쩍 내 어깨를 치거나 팔을 건드렸다"고 주장했다.

또 "고민 끝에 서울대 교수직과 미술관장 제의를 거절했다"며 "(그 후) 팔레스 호텔에서 만났을 때는 아예 대놓고 내가 좋다고 했다, 심지어 사랑하고 싶은 여자라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이 책에서 2007년 서울대 교수 채용 의혹과 관련해 당시 정 위원장이 내놓은 해명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당시 "30대 초반의 별다른 경력도 없는 사람에게 미술관 관장과 교수직을 제안한다는 게 서울대 채용 시스템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신씨는 "실소가 나왔다, 켕기는 것이 있으니 저러는 게 아닌가 싶었다"며 "존경받는 이유가 뭔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겉으로만 고상할 뿐 도덕관념은 제로였다"고 혹평했다.

정 위원장 측은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정 위원장 측 관계자는 "워낙 황당하고 일방적인 주장이라 대꾸할 가치를 못느낀다"며 "신씨의 주장은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반박했다.

정운찬 측 "노이즈 마케팅"... 거취에 영향 미칠 듯

하지만 신씨의 주장은 사실 여부를 떠나 정 위원장의 참신하고 점잖은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문은 '초과이익공유제'를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의 핵으로 부상한 정 위원장의 거취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정 위원장은 전날 이명박 대통령에게 초과이익공유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더 이상 일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심경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청와대에서는 정 위원장이 "사의를 전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정 위원장 측 이야기는 다르다. 정 위원장의 한 측근은 "이 대통령에게 동반성장의 중요성과 현재로서는 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 대한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의가 담긴 편지를 읽은 이 대통령은 "동반성장에 대해서는 정 위원장이 흔들림 없이 계속 일을 맡아주는 게 좋겠다"는 메시지를 정 위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이같은 재신임 의사를 밝힌 것은 신정아 에세이 파문이 생기기 전이었다. 정 위원장도 모든 공식 일정을 중단한 채 거취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심하는 정운찬, 공식 일정 모두 중단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강원 화천군 육군 27사단 방문 일정을 끝으로 동반성장위원장으로서의 공식 일정을 중단한 상태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초청 강연도 이날 오후 돌연 취소했다. 주최측은 "정 위원장측이 이날 오후 4시경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상태로 동반성장위원장으로서의 일정을 모두 중단했다'며 강연 불참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때문에 장고에 들어간 정 위원장이 이 대통령의 재신임 의사에도 불구하고 동반성장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정 위원장을 둘러싼 여권내 갈등에 이번 파문으로 당 안팎의 여론까지 악화될 경우 타의에 의한 퇴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정 위원장이 이번 신씨의 에세이 출간 파문에 휩싸이면서 한나라당 일각에서 공을 들여온 그의 성남을 재보선 출마는 물건너 가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그:#정운찬, #신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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