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인천 부평구 십정동의 인천혜광학교(교장 명선목) 학생들이 '어둠속에 만들어내는 빛의 예술'이라는 사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월 7일 오후 2시 30분, 학교에서 사진동아리 창단식을 연다.
혜광학교는 1990년대 중반, 장애인예술제 사진 분야에 학생 작품을 출품해 입상한 적이 있다. 2005년에는 특별활동부서로 사진반을 구성해 2년 동안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진반은 저시력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으며, 이번처럼 잔존시력이 전혀 없는 전맹 학생들까지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2010년 전시회 '잠상(나 드러내기)'에서도 학생들의 사진 작품을 전시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던 학생들의 염원으로 본격적인 사진부 동아리를 만들게 됐다. 지난 3월 중순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으며, 동아리에는 11명의 학생들이 참여키로 했다.
사진부를 만들어달라고 가장 많이 졸랐다는 황태경(19·고3) 학생은 "비록 시력은 좋지 않지만 내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한 장의 사진에 행복과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시각장애인들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봉 사진동아리 담당 교사는 "학생들이 먼저 사진을 배우고 싶어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정년으로 학교를 나가기 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사진작가로서 '인천교원사진연구회'를 비롯해 '빛과 공간'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명선목 교장도 학생들의 꿈을 위해 도전하는 일에는 언제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고가의 사진기와 제반 환경을 전폭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한편, 4월 7일 열릴 창단식에는 박만국 인천사진작가협회 지회장과 채종걸 한국장애인연맹 회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 찍은 사진을 소개할 예정이며, 상황 설명도 함께해 참석한 전맹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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