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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 2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두 자릿수 경제성장은 지속됐고, 약 6조 달러의 GDP를 달성함으로써 일본의 GDP를 약 3000억 달러 앞서게 됐다. 그리고 일본 경제의 현 상황에 비춰봤을 때, 중국과의 격차가 계속 벌이질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는 듯 하다. 최근의 지진으로 인한 일본 동북부 경제의 마비는 이런 전망을 더욱 확신하게 한다.

최근 중국 경제의 성장은 눈부시다.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하는 중국 기업의 수는 46개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이다. 자동차 분야에선 시장의 크기로 보나 수출량으로 보나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투자협정을 맺고 있고,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세계적인 브랜드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작년 지리자동차가 볼보를 인수했는데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차가 기술유출로 빚었던 논란에 비춰본다면, 앞으로 중국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도 빠른 시간 내에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많은 이들의 관심사는 과연 중국이 미국마저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을까 하는데 모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 시기는 또 언제가 될 것인지 많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약 2030년경, 세계 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4%로 미국의 17%를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 점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예상대로 중국은 과연 미국의 헤게모니를 빼앗고 세계 최강국이 될 수 있을까?

현재 중국은 경제 측면에서 몇 가지 당면 과제를 갖고 있다. 지방정부의 재정이 많이 악화돼 있으며, 부동산 시장 또한 좋지 않다. 지금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는 GDP의 21.7%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의 국가 부채가 360%, 중국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외화 보유액이 약 2조 달러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은 계속 상승추세이지만 여전히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난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양극화이다. 중국은 빈부, 도농 격차가 상당하다. 보통 지니계수가 0.4 이상이면 위험한 수준이라고 하는데 현 중국의 수치는 0.47에 달한다. 상위 1%가 국민자산의 41.4%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고임금 업종과 저임금 업종 사이에 15배에 달하는 임금격차가 있다. 중국은 여전히 1억 명 이상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국가다. 이 정도면 사회주의를 정치이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의 통치 정당성을 위협할 수준이다.

중국이 이런 심각한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서 지금과 같은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런 성장을 통해 부를 아래에서도 나누겠다는 것이 중국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무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2010년 수출, 수입 모두 전해 대비 30%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렇듯 중국 경제의 성장은 강력한 무역 증가율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성장을 위해 무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중국으로선 미국과의 이익공동체적 관계를 당분간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이 수출한 값싼 상품을 미국이 향유하고, 중국이 구입한 미국 채권으로 미국 경제가 유지되는 차이메리카(Chimerica)의 공생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진출한 많은 미국 기업들이 결국 미국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상황에선 더욱 그러하다.

세계 제 2의 경제대국을 이룬 중국은 이를 두고 스스로 '공허한 행복'이라 한다. 지금의 성장은 저가 노동력과 환경파괴의 대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GDP 총액에선 일본을 제쳤지만 1인당 국내 총생산은 일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면 중국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더구나 국제 사회는 지구 온난화 문제, 위안화 가치 절상 문제로 중국의 책임을 더욱 물을 것이다. 이들 문제는 중국 경제 발전을 더디게 할 이슈이다.

결국 당분간 중국이 그동안 유지해온 미국과의 공생관계를 깨고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는 미국 주도의 글로벌 분업 체제에서 중국의 역할이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 현 체제가 서구의 경제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함임을 고려했을 때, 중국이 수치적 경제 규모를 넘어서 실질적 헤게모니를 장악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한때 일본이 세계 최강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행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런 예측을 하진 않는다. 지금 중국에 대한 장미빛 전망을 쉽게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중국#미국#GDP#일본#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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