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정보공개센터에서 대검찰청과 16개 지방경찰청으로부터 공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성범죄 발생과 이 중 미성년 대상의 성범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서울의 경우 2010년 성범죄는 4,900여 건으로 2009년의 2,300여 건에 비해 두 배 넘게 늘어났고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도 500여 건에서 1,300여 건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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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성폭력 범죄 급격히 늘어나?2008년 '조두순사건'이 발생하면서 아동, 청소년 성범죄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가해자의 얼굴공개와 전자발찌의 사용 등 성범죄의 예방을 위해 뜨거운 논의가 있던 중 작년 봄, 이맘때에 다시 '김길태'사건이 발생했다. 아이들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가 심심치않게 발생하고 있다. 어른들도 살기 무서운 세상인데 아이들에게 보여지는 세상은 더 끔찍하고 두려운 곳이 되고 있다.
학교도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작년 6월, 대낮에 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납치,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과 같이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와 학생을 성폭행하는 사건도 종종 발생하고 있고 선배나 선생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거나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계속 문제가 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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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성추행해도 정직2개월로 해결되는 비윤리적인 사회!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아이들에게 학교가 안전한 곳이 아니라면 우리 아이들과 부모님들은 어느 곳을 믿어야 할까. 학교내에서 발생하는 성폭행사건에 대해 전국 지방교육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해보았다.
<청구내용> '2008년부터 2011년 현재까지 학내 성폭행 현황'- 연도별 성폭행 현황 (성폭행, 추행, 희롱 구분/ 초,중,고등학교 구분하여 공개바람) - 성폭행 가해자, 피해자의 관계 (예: 사제지간, 동료 , 선후배 등) - 후속조치 현황16개 지방 교육청에서 공개한 자료는 다음과 같다.
<전남과 경남의 경우 상세하게 공개되어 첨부자료 확인 >
16개 지방교육청의 학내 성범죄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의 수준과 현황에 대해 살펴 보았다.
일단 정보공개의 수준을 보면 성범죄유형의 구분, 초중고의 구분,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관계, 후속조치현황 등을 공개해줄 것을 청구했지만 인천교육청은 파악한 자료가 없어 전체 정보부존재로 비공개했고, 광주의 경우도 사적비밀이 침해될 소지가 있어 전체 비공개결정을 내렸다. 서울, 대구, 경북 등도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 사후조치 등의 정보자료가 불충분하여 부분공개결정을 내렸다.
이와 다르게 상세하게 공개해 준 곳도 있다.
학내성폭행발생현황을 보면 서울을 비롯해 대구, 충남, 전남, 전북,경북, 제주, 부산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학내성폭행이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학교만은 안전해야 하는데 학교도 위험한 곳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범죄발생이 증가하는 것만이 아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교육청에서 학교안에서 발생하는 성범죄현황에 대해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적비밀의 침해와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는데 누구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개인정보나 학교명까지 공개해 달라는 것이 아니었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파악하고 있어야 할 정보이기때문에 이런 사건들을 교육청에서 파악하고 있는지, 어디까지 파악하고,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자 한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자꾸 나쁜 세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 아이들이 고통받는 세상은 모두 어른들의 책임이다. 오늘 또 어디선가 어른들의 무관심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미안하다 말하기보다 아이들이 정말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 책임있는 어른들의 역할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