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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판매(주) 최대 주주이며 전 대표이사였던 이동호(53)씨가 자신이 소유한 주식 91만 6028주를 매도한 것으로 4일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동호 전 사장은 "보유한 주식을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상황이라,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대우자판 직원 264명에게는 정리해고가 통보된 바 있다.

 

이 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 과정에서 채권단과 대우자판 경영진 간에 갈등이 빚어지자 사임했다. 사임 전까진 사모투자펀드(PEF)인 '아지아파트너스(Ajia Partmers)를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기 위해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장은 옛 대우그룹 기획조정실(1984년)을 거쳐 2000년 대우자판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2009년 1월 당시 350억원 상당의 보유주식을 사주조합에 출연하기로 했다. 당시 대우자판은 이 전 사장을 '위기극복을 위한 희생과 화합의 모범적인 실천 사례자'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보도자료 등을 통해 홍보했다.

 

하지만 이 전 사장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2010년 11월 11일 사임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이 전 사장은 3월 30일 14만8848주, 31일 42만 7540주, 4월 1일 33만 9640주 등 모두 91만 6028주를 매각했다. 이로써 이 전 사장의 보유 주식은 단 4주만 남게 됐다.

 

이 때문에 우량 기업으로 평가되던 대우자판이 3개 회사로 분할 매각되는 데 사실상 책임이 있는 이 전 사장이 사회적으로 약속한 개인 사재 출연을 실행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다가 자신의 잇속만 챙겼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에 따르면 이 전 사장은  불법 대출 문제가 금융감독원 등에 적발될 시점인 2009년 1월  당시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사주조합에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열심히 일한 노동자는 쫓겨나고, 사장은 자기 잇속만 챙겨"

 

김진필 금속노조 대우자판지회 지회장은 6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시 이 전 사장은 불법 대출 문제 등으로 사법기관에서 조사가 들어오자 자신의 주식을 출연하겠다고 거짓 홍보를 했다"며 "자신 밑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직장에서 쫓겨나 생계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잇속만 채우기 위해 사회적으로 약속한 출연을 안 하는 것에 대해 우리사회가 관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리해고된 한 노조원은 "이 전 사장이 9시 뉴스에 나와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주식을 매도했다"며 "열심히 일한 대다수 직원들이 직장에서 쫓겨나 생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사장은 출연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자기 사리사욕만 채웠다"고 격앙된 심정을 토로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안상수 시장 시절 인천 대표 기업으로 행세하면서 송도 부지 개발을 추진했던 이동호 전 사장의 주식 매도는 기업가 정신을 잃어버린 것으로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양준호 교수는 "기업도 공공적 성격이 매우 강하지만, 한국에선 기업이 개인 소유물로 인식되는 경우가 상당하다"면서 "지역사회가 기업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고, 기업인들도 사회적 책무를 방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한편 대우자판은 3월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우차판매, 대우산업개발, 대우송도개발 등의 회사 분할안을 상정해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대우자판은 4월 말부터 대우송도개발(주), 대우자동차판매(주), 대우산업개발(주)로 분할된다. 대우차판매와 대우산업개발은 영안모자가 대우버스를 통해 인수하게 되며, 현 대우자판은 대우송도개발로 남아 대우자판 소유의 송도 부지 개발 사업에 집중하게 된다.

덧붙이는 글 | 비슷한 기사가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우자판, #이동호, #양준호, #우리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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