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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시도지사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시도지사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대통령에게는 대한민국의 피가 흘러야 한다."

 

11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강조한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지난 8일 대구·경북 지역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피는 대구·경북"이라고 말한 데 대한 질타다.

 

박 원내대표는 "다른 지역 국민은 딴 나라 국민이냐"며 "(민주당이) 형님 예산을 많이 가져갔다고 지적할 때는 부인하다가 이제 형님께서 TK(대구·경북)에 많은 예산을 가져갔다고 자랑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 딴 나라 국민이 화낸다"며 "대통령께서 대한민국 전체를 생각하는 대통령 돼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상득 "대통령의 약점은 TK 사람들이 대통령을..."

 

이상득 의원은 지난 8일 "이 대통령의 약점은 대구·경북 사람들이 대통령을 고향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싸늘해진 TK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직접 나선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대통령은 TK를 사랑하지만 대통령이 턱하고 (특정 사안을) 줄 수는 없다, 지도자가 조직을 자의로 흔들면 충성심이 생기지 않아 국정 운영이 어렵게 된다"며 "2007년 몇 천억 원 수준이던 국고 지원이 올해 대구는 4조 원에 가깝고, 경북은 8조 원에 가까워졌다는 점을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만큼 TK에 지원을 끌어냈으니 대구·경북도 대통령을 도와달라는 것이다.

 

이어 이 의원은 "신공항에 대해 지금 할 이야기가 없다"며 "B/C(비용 대 편익)가 낮게 나왔는데 (신공항은) 오늘 할 수도, 내일 할 수도 있는 일로 정부는 욕을 먹더라도 옳다고 판단했으니 (백지화를) 발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비즈니스 벨트에 대해서 이 의원은 "과학벨트는 과학자들이 제대로 결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누구나 자기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결정하면 따라가야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내가) 요새 참 불쌍하다, (소망) 교회에서도 조용히 지하로 가서 스크린을 보며 예배 드린다"며 "대통령이 동생이기도 하지만 불쌍하고 가련할 때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권의 '실세'인 이상득 의원이 직접 나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 대통령 역시 신공항 백지화 결정이 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저도 영남 출신 대통령으로 앞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생각을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대구지역 의원들이 "백지화, 원점재검토를 주장해온 한나라당 당직자·청와대와 정부 내 인사 즉각 사퇴"를 요구했고,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대통령의 탈당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반발기류는 시민들의 '규탄대회'로 이어지며 계속되고 있어 들끓는 민심은 쉽게 누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득#박지원#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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