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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이봉수 후보가 김해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신발 끈을 동여맸다. 4·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와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인 14일 오전부터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김태호 후보는 거의 혼자 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었다. 출근 인사를 포함해 하루 5000번 절을 한다고 했다. 한나라당 중앙당 지원을 거절한 그는 "유권자들이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봉수 후보는 야권단일후보임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어깨띠에 야4당의 이름을 새겨 넣어 야권단일후보를 강조한 그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호 후보] "박근혜, 솔직히 도와달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 심정"

 

김태호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김해 장유 부곡삼거리에 혼자 나섰다. 한나라당 상징인 파란색 옷을 입고 어깨띠를 두른 채 길거리에 서서 사람들이 탄 차량이 지날 때마다 90도로 절을 했다. 간혹 사람들이 반응하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요즘 김해는 가야문화축전 기간이다. 그는 축제장 곳곳을 다니며 인사했다. 첫날 그는 삼계동 장애인복지회관에서 열린 늘푸른대학 행사장과 삼방동 장애인복지회관에서 열린 김해장애인단체회의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김태호 후보 부인 신옥임씨도 어깨띠를 두르고 남편의 명함을 들고 유세 첫날부터 길거리로 나섰다. 신씨는 이날 오전 진영농협 앞에 나타나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주민들을 만나 인사하기도 했다. 신씨는 주민들을 만나 "김태호 집사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김태호 후보는 혼자 선거운동에 나섰다. 대규모 행사도 하지 않고, 한나라당 중앙당 지원도 거절했다. 국무총리 후보로 내정됐다가 사퇴한 그는 반성하는 의미를 담아 이같은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

 

이날 오전 김해 장유 부곡삼거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선거운동 첫날인데 기분은 어떤가?

"짧은 시간 안에 저의 솔직한 심정을 전달해야 한다. 제대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시민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 혼자 선거운동에 나섰는데 힘들지 않나?

"힘들다. 음악을 틀어놓고 여러 사람과 같이 하면 그나마 힘이 덜 들 것인데 혼자 선거운동을 해서 그런지 힘들다. 국민들을 실망시켜 드린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하루 5000번은 절을 한다.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일로 보답하겠다고 말하고 싶다. 혼자 하는 게 제 마음을 전달하는 좋은 방법이라 본다."

 

- 한나라당 중앙당 지원은?

"거절했다."

 

-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요청은?

"그 분은 훌륭한 대한민국의 지도자다. 시민들이 많이 보고 싶어 할 거 같다. 도와달라고 솔직히 말씀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 상대인 이봉수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저하고 인연이 있다. 농업경영인 시절 농업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동지였다. 존경하는 부분이 많다."

 

- 대규모 유세는 안 하는지?

"상황을 봐서, 제가 공식적으로 말씀을 드릴 게 있을 때 마이크를 잡고 호소할 것이다."

 

- 이전 경상남도지사 선거 때와 비교하면 어떤가?

"성격이 다르다. 경남에서 선거는 보통 공천 등 예선 과정이 더 치열하고 본선은 편안하게 했다. 큰 흐름의 비전을 제시하며 움직여 가면 됐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김해는 야권세력이 있고, 생각했던 것보다 차이가 많다. 한나라당 조직은 와해됐다. 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도 있다. 삼중사중으로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일일이 손을 잡고 마음을 전달하면서 이해를 구해 나갈 것이다."

 

- 유권자 반응은 어떤가?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고 있는 것 같다. 처음 왔을 때와 많이 다르다. 도지사를 두 번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었다. 어떤 분은 그 때 찍은 사진을 집에 걸어 놓았는데 지난해 '당신 꼴도 보기 싫다'며 사진을 창고에 던져 놓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지금은 사무소로 전화를 해서 다시 그 사진을 깨끗하게 해서 걸어놓았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났다."

 

- 시민들의 변화가 느껴지나.

"지난 3월 귀국해서 와서, 시골이나 재래시장에 가보면 '왜 왔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태호 왔는데 우짜노' 하는 반응이다. 더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다."

 

-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면 상대 후보보다 뒤져 있다.

"아직 많이 어렵다. 그러나 민심의 흐름이 바뀔 것이다. 지역 발전을 할 적임자가 누구인지 시민들이 잘 알 것이라 본다. 그런 생각을 하는 시민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간절한 바람이기는 하지만 저한테 마음을 열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이봉수 후보] "단일화에 관심 많다... 승리로 보답"

 

이봉수 후보도 이날 아침 일찍 거리에 나섰다. 그는 오전 6시 30분 창원터널(김해~창원) 앞에 서서 출근인사를 했고, 아침 식사를 한 뒤 진영읍 일대를 돌았다.

 

그는 진영농협 앞에서 김태호 후보 부인 신옥임씨를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관광버스에 올라 인사하고 내려온 그는 "버스에 인사하고 왔는데 마시라고 우유까지 주시더라"면서 받아온 우유를 들이키기도 했다.

 

이 후보는 시민들을 만나면 "야권단일후보 이봉수입니다"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날 오후 김해 내외동과 회현동 일대 상가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운동 첫날 그는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이틀 전인 지난 12일 야권단일후보가 확정되기 이전 모습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 선거운동 첫날인데 느낌은.

"야권단일후보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책임감을 갖고, 꼭 승리해서 보답하겠다.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라 본다."

 

- 여론조사에서는 상대 후보보다 앞서고 있다.

"연연하지 않는다. 야권단일후보가 되고, 어제 후보 등록을 한 것도 영향이 있다고 본다."

 

- 상대인 김태호 후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는 사이다. 김해에 무리하게 출마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자숙해야 하는데…. 기다렸다면 고향(거창)에서 기회가 있었을 텐데."

 

- 김태호 후보는 조용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자기가 판단해서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본다."

 

- 야권 공동선대위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아직 완전하게 꾸려지지 않았다. 야권이 모두 함께 할 것이다. 어제(13일) 민주당 곽진업 예비후보와 전화통화를 하고, 저녁에 열린 민주노동당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 가서 김근태 예비후보도 만났다. 진보신당을 비롯해서 야권은 적극 나설 것이라 본다. 오는 17일을 포함해서 두 차례 정도 야당 중앙당의 합동유세가 있을 것이다. 야권연대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다."

 

- 유권자들을 만나고 보니 어떤가?

"야권단일화에 관심이 많다. 단일화 이후 반응이 좋다. 처음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나왔더니 '열심히 해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 한 달 정도 지나니 '단일화해라'고 했다.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을 무렵 '단일화 안 할 거냐'며 아주 냉혹한 반응을 보였다. '단일화 안 하고 또 실패할 거냐'는 말도 들었다. 지금은 '수고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 후보들에 비해 유권자들이 선거에 별로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지 않다. 만나보면 분위기를 느낀다. 악수하는데 느낌이 다르다. 오늘 아침 창원터널 앞에서 인사를 하는데, 반응을 보이더라. 특히 야권단일화에 강한 욕구를 느껴졌다."

 

-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김해에 상주하나.

"보궐선거가 진행되는 지역마다 두 번 정도의 합동유세가 예정돼 있다. 그 일정을 제외하면 김해에서 선거지원을 할 것이라 본다."


태그:#4.27재보선,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 #김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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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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