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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된 물고기 중에는 붕어, 미꾸라지, 피리 등 지천에 사는 종류의 물고기 및 수많은 생명이 사라졌다.
 수거된 물고기 중에는 붕어, 미꾸라지, 피리 등 지천에 사는 종류의 물고기 및 수많은 생명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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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지난해 금강의 물고기가 때죽음을 당하고 구출작전까지 펼쳤던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인근 호남고속철도 공사현장부근에서 또다시 수천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금강 변으로 유입되는 인근 소하천에서 14일 오후 4시 30분경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채 떠올라 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신고해 공주시가 15일 현재까지 수거를 하고 있지만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을 알 수 없어 공주시는 시료를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공주시는 14일 오후 4시 30분 신고가 들어와서 바로 수거를 시작하여 15일 오후 3시 기자가 현장을 떠나올 때가지 물고기 수거를 하고 있다.
 공주시는 14일 오후 4시 30분 신고가 들어와서 바로 수거를 시작하여 15일 오후 3시 기자가 현장을 떠나올 때가지 물고기 수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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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관계자는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다. 인근 주민들에 의하면 호남고속철 공사장에서 흘러나오는 맨홀 위쪽으로는 물고기가 살아 있는 것으로 봐서는 호남고속철 공사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은 가지만 어제부터 수거를 하고 있으며 시료를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의뢰를 했으니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주민들에 의하면 "밤낮으로 이루어진 터널 발파 소음, 진동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다"며 곳곳에 항의성 플래카드를 걸어 놓았다.
 주민들에 의하면 "밤낮으로 이루어진 터널 발파 소음, 진동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다"며 곳곳에 항의성 플래카드를 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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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 거주하는 김아무개씨는 "이러다 모든 물고기가 사라지는거 아니냐? 작년 가을부터 대우건설 직원이 몇 번이나 물고기를 수거하는 것을 본 주민들이 있는데 잡아다가 매운탕을 끓여 먹는 줄 알고 그냥 지나쳤지만 물고기가 죽어간 것은 그때부터였으며, 지하수와 산 위에서 흐르는 계곡물을 식수로 사용하는데 공사 후부터 계곡물이 공사장으로 흡수돼 고갈되고 있고 개구리 등이 죽어있어 그 물은 먹을 수 없어 식수난이 심각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런데도 회사 측에서는 공사장보다 높지 않다면서 사진만 찍어가고 아무런 얘기도 없다"며 "물고기가 모조리 죽었다는 것은 물속에 무슨 물질인가 들어있다는 것인데 지하수마저 오염되면 주민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천 인근에서 공사 중인 호남고속철 1-4공구의 터널폐수를 관리하는 업체 직원은 "터널 폐수를 응집 침전시켜 나가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다. 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뒤 이곳을 통해서만 배출되고 그냥 방류는 할 수가 없다"며 "현재 터널 폐수가 처리시설로 유입되지 않고 여기서도 배수를 하지 않고 있다. 법정기준이 잘못됐다면 몰라도 현재 여기서는 기준에 맞춰서 정화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공사장 내 침사지는 모래 등을 가라앉힌 다음 중간단계를 만들어 배출구를 통해서 내보내야 하는데 이것은 저류시키는 구조가 아니다. 이런 구조라면 토사가 하천으로 바로 나간다”고 지적하며 “마암천 주변은 생태자연 1등급으로 자연 상태가 우수한 지역이다. 다양한 어류와 희귀종 및 법정 보호종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공사장 내 침사지는 모래 등을 가라앉힌 다음 중간단계를 만들어 배출구를 통해서 내보내야 하는데 이것은 저류시키는 구조가 아니다. 이런 구조라면 토사가 하천으로 바로 나간다”고 지적하며 “마암천 주변은 생태자연 1등급으로 자연 상태가 우수한 지역이다. 다양한 어류와 희귀종 및 법정 보호종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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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공주시에서 수거한 물고기를 보고 "이 정도면 천 마리를 넘어 수천마리가 될 수도 있다. '어류전문가에게 알아본 결과 시멘트 물이 방류되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할 수도 있으며 화학물질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고 말했다.

또한 "물고기 전멸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이는 호남고속철도 공사 중단과 함께 원인규명에 나서고 피해확산방지와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하는데 시공사나 시행사에서는 전혀 나와 보지도 않고 공주시에서 기본적인 수거만 하고 있다"고 강력 대응할 뜻을 내비췄다.

호남고속철도 터널공사장 입구에 하수관에서 흘러든걸로 추정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터널공사장 입구에 하수관에서 흘러든걸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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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수질검사가 나온다고 해도 BOD, COD, SS, PP 등 기본적인 것만 나오기 때문에 정확한 오염원인은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며 "화학물질검사와 물고기 사체에 대한 정밀분석을 통해 원인을 밝히고 치명적인 물질이 들어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사건 발생 직후 마을임시회를 했으며 15일과 16일 주민자치위원회를 열어 대책회의를 갖고 시공사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호남고속철 1-4공구는 9,160 km의 구간에 걸쳐 관련공사비는 1,379억 원으로 현재 27.67%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으며 1일 평균 80~100톤의 폐수가 관리 설비를 통해 방출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공주에서 발행되는 인터넷신문 <백제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물고기떼죽음, #호남고속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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