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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와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미금역 앞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4.27 재보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와 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미금역 앞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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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도부가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향해 집중공세에 나섰다. 초점은 '손학규에게서 민주당의 초록색을 찾아볼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후보로 나선 야당 대표는 자기 정당 감추기에 급급한,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감추고 싶은 게 많을수록 떳떳하지 못한 것이고, 세상이 다 아는 것을 감추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분당의 선거를 보면 현수막 어디에도 초록색을 볼 수가 없고 하얀색 현수막"이라며 "민주당 당 대표의 선거운동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서병수 최고위원도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 후보(손학규 후보)의 선거 전략은 '민주당 숨기기'"라며 "현수막에서조차 당의 색깔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그나마 민주당이라는 글자는 눈에 띄지도 않게 구석으로 밀어 놓았다는데 이것이 과연 공당의 후보로서 당당한 일인지 반성해봐야 될 것이다"이라고 공세를 폈다.

당 내에 '분당을에서 지면 한나라당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한나라당이 유리한 지역에서 손 후보가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에 승리하기 위해 '민주당' 소속임을 철저히 감추는, 비겁한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손학규, 연두색 점퍼 안 입고 현수막·명함은 흰 바탕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손학규 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용 명함.
 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손학규 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용 명함.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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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분당을 지역에 걸려있는 손 후보측 현수막은 흰색 바탕에 선거구호와 후보자 이름은 검정색이고, 기호 '2'와 현수막 테두리는 붉은색이다. 왼쪽 하단 구석에 민주당 마크를 찍어놓은 것이 민주당 상징색인 초록색의 전부다.

명함도 마찬가지다. 바탕이 흰색이고 초록색 민주당 표시는 있긴 하지만 작아서 한눈에 알아채기 힘들 정도다.

손 후보는 민주당원들이 당 행사나 선거운동 현장에서 즐겨 입는 연두색 점퍼를 입지 않는다. 대신, 출퇴근길 인사에는 어두운색 정장을 입고, 쇼핑몰이나 운동·산책 장소 인사에는 가벼운색 재킷에 넥타이를 매지 않는 차림을 하는 등 때와 장소에 따라 복장을 달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손 후보가 민주당 소속임을 완전히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깨띠는 연두색 바탕에 기호 '2'는 빨강으로, '손학규' 이름은 검정으로 써서 전형적인 민주당 어깨띠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손 후보의 선거운동 현장에서 민주당 상징색인 밝은 초록색을 찾아보기가 여느 선거 때보다 찾아보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 "흰색은 깨끗한 선거, 낮은 자세 선거 상징"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선거 현수막과 명함의 바탕색이 흰색인 것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깨끗한 정치' '깨끗한 선거'를 모토로 하고 있고, 또 손 후보 사진과 흰색이 잘 어울려 디자인상 그쪽으로 선택한 것"이라며 "선거운동에 있어서도 당직자들보다는 자원봉사자들의 참여가 주가 되고 있고, 또 그 분들이 흰색을 입고 나오시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흰색이 주가 되게 했다"고 설명했다.

차 대변인은 "손 후보의 선거운동은 기존의 선거운동과는 달리 분당 주민들과 어떻게 하면 친숙하게 어울릴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선거운동원들과 당직자들이 하나같이 민주당 점퍼를 입고 우르르 가서 구호를 외쳐대면 분당 주민들과 대화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기존 선거운동처럼 우리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낮은 자세로 분당 주민들의 말을 듣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손 후보도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손 후보의 '당 색 빼기'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새롭고 젊은 선거운동방식에 대해 한나라당이 시기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고 논평했다. 쉽게 이길 줄 알았던 '한나라당 텃밭'에서 손 후보가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현수막 색깔까지 문제 삼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태그:#손학규, #분당을, #초록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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