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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20일 정자동 버스정류장에서 출근하는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20일 정자동 버스정류장에서 출근하는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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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강재섭(63) 한나라당 후보는 자신이 손학규 민주당 후보보다 분당을 훨씬 더 잘 안다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웠다.

선거일을 7일 앞둔 20일 강 후보는 "나는 정자동 일대가 허허벌판이던 시절부터 살기 시작한 원주민"이라며 "누구(손학규 후보)는 철새라는데, 나는 텃새"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측 후보 모두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신분당선 연장사업 미금 정차역 설치 문제를 거론하면서, "(임기) 1년짜리 국회의원을 뽑는데, 국회의원이 된 뒤에 (정차역 설치문제를) 어떻게 할지 연구하고 있으면, 소는 누가 키우나"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인기 TV 개그프로그램인 KBS <개그콘서트> '두 분 토론'을 흉내 내 손 후보가 분당 사정에 밝지 않다는 점을 공략한 것.

강 후보는 "'분당이 좋다'하고 살던 차에 (정계에 복귀할) 기회가 왔다"며 "1년 잘하면, 4년 더 하겠죠"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기자가 '19대 총선도 분당을에서 출마하겠다는 뜻이냐'고 묻자 강 후보는 "분당을 모르는 사람이 와서 1년 만에 하는 게 잘 되겠느냐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강 후보는 계속해서 손 후보와 자신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손 후보는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를, 자신은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나는 총선에서 153석으로 승리해 명예롭게 물러난 사람이고, 손학규씨는 본인 선거에서 탈락해 은퇴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의 영어도서관 건립 공약을 언급하면서는 "손학규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영어마을을 수천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거기에 영어 배우러 가는 사람이 없다. 보면 다 관광객"이라며 "운영이 적자여서 민간위탁을 해버린 상황이다. 포퓰리즘적으로 정책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강 후보와 손 후보의 공약 중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 신분당선 연장구간 미금 정차역 설치 문제 등 주요 공약이 겹친다. 그러나 강 후보는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선 한나라당의 당론을 고수하면서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무상급식이라는 구호가 결국엔 서민에게 피해로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20일 금곡동 어린이집을 찾아 아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20일 금곡동 어린이집을 찾아 아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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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상급식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최종 목표는 무상급식"이라면서도 "무상급식 예산이 모자라면 억지로 딴 데서 떼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방과 후 특기적성교육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를 지원하는 예산 같은 걸 깎지 않겠느냐"면서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원어민 교육을 받기 위해 결국 한 달에 20만~30만 원 돈을 들여서 학원으로 가게 되고, 학부모의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이날 금곡동 청솔마을의 한 어린이집과 분당지역 유치원장 월례회의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강 후보 측에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선거운동 일정상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는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강 후보가 20일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도중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질문·답변 및 유권자와 대화한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형식은 고쳤지만 강 후보가 한 발언은 그대로 옮겼다.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새벽기도, 긴장돼 졸리지 않는다"

- 선거 운동이 힘들지 않은가.
"다니다 보면 정신이 멍하다. 요즘 새벽 3시 반에 일어나고 있다.  5시 새벽기도를 가려면 4시 반에 집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3시 반에 일어나야 한다. 보통 때 같으면 지금 시간(오후 4시)이면 엄청 졸릴 텐데, 지금은 긴장을 해서 하나도 안 졸리다."

- '15년 분당 사람'이라고 내세우고 있는데, 20년 넘게 대구를 기반으로 하지 않았나.
"대구에서 20년 동안 5선(전국구 포함)을 했다. 대구에서 국회로 출퇴근이 안 되니 거주지는 서울 쪽으로 해야 했는데, 서울 살기가 갑갑해서 1996년 분당 구미동으로 이사해서 지금까지 살아왔다. 정치 활동은 서울에서 했지만, 음식점 가서 밥 먹고 영화 보고 사생활은 분당에서 했다. 나는 정자동 일대가 허허벌판이던 시절부터 살기 시작한 원주민이다. 누구는 철새라는데, 나는 텃새다.

나는 분당을 잘 안다. 탄천 산책한 건 수백 번이고 불곡산도 많이 올랐다. 신분당선 미금 정차역 설치 문제도 내가 잘 안다. (임기) 1년짜리 국회의원을 뽑는데, 국회의원이 된 뒤에 (정차역 설치 문제를) 어떻게 할지 연구하고 있으면, 소는 누가 키우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 아닌가.

'분당이 좋다'하고 살던 차에 (정계에 복귀할) 기회가 왔다. 1년 잘하면 4년 더 하겠죠. 나이가 젊으니. 나는 분당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 내 아들이 장가가는데, 집을 서울로 구하려는 걸 내가 '시작을 분당에서 해라' 해서 분당에 집을 구했다."

- '1년짜리 국회의원' 하고 나서 19대 총선도 분당을에서 출마하겠다는 것인가.
"왜 이리 사람 말을 못 알아듣나. 분당을 모르는 사람이 와서 1년 만에 하는 게 잘 되겠느냐는 말이다."

"무상급식 때문에 원어민교사 예산 깎으면 결국 서민 피해"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20일 <오마이뉴스>와 동행인터뷰를 하고 있다.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20일 <오마이뉴스>와 동행인터뷰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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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도 무상급식을 한다고 했는데 당선되면 분당을 지역 무상급식 실시를 지원할 건가.
"나는 무상급식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최종 목표는 무상급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재정이 더욱 부강해지면 거기에 맞춰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경기도도 무상급식을 하는 것으로 선언했고, 현재 학생 63% 정도가 무상급식을 받고 있다.

그러나 무상급식 재정은 교육청과 시·군에서 나오는 것이다. 무상급식 예산이 모자라면 억지로 딴 데서 떼 와야 한다. 그러면 어디서 깎느냐, 예를 들어 방과 후 특기적성교육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를 두는 데에 지원하는 예산 같은 걸 깎지 않겠나. 무상급식을 하면 공짜 밥을 먹는 것 같지만, 학교에서 받을 수 있는 원어민 교육을 받기 위해 결국 한 달에 20만~30만 원 돈을 들여서 학원으로 가게 되고, 학부모의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무상급식이라는 구호가 결국엔 서민에게는 피해로 돌아가게 된다.

무상급식은 어려운 분과 안 어려운 분들을 구분해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이건희 회장 손자까지도 무상급식을 받는 게 맞는 일인가. 어려운 분들부터 먼저 해 나가고, 나중에는 이건희 회장 손자도 무상급식을 받도록 해나가야 한다."

- 손학규 후보와의 대결은 여야 당 대표 간 대결이기도 하다.
"나는 분당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욕심이 있다. 분당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을 조용히 뽑으면 되는데 야당 현직 대표가 출마해서 판이 커졌다. 누가 대표 안 해 본 사람 있나. 야당 현역 대표는 (출마 자체로) 위력이 있다. 3년 전 손 대표도 나도 당 대표였는데 나는 총선에서 153석으로 승리해 명예롭게 물러난 사람이고, 손학규씨는 본인 선거에서 탈락해 은퇴한 사람이다. 나는 정계에 복귀하기 위해 이 선거에 나섰지만 손학규씨는 정권심판을 내세워서 마치 대선처럼 하고 있고, 실제 대선판처럼 돼 버렸다."

- 강재섭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고 있는 말이 '분당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는 말이다. 어째서 그런가.
"한나라당이 분당에서 진다면, 한나라당의 제일 홈그라운드에서 진다는 것인데, 그러면 완전히…. 이제 분당 주민들이 대한민국이 갈 길을 정하는 선거가 됐다. 김대중·노무현 시절의 좌파 정권 시절로 돌아가느냐, 경제성장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냐를 선택하는 선거가 됐다."

"공천 반납 안 했으면 국회의장도 했을 것, 당 위해 희생한 것"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20일 정자동 버스정류장에서 출근하는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가 20일 정자동 버스정류장에서 출근하는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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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도서관 공약이 있던데 어떤 건가.
"부산에 가면 영어도서관이 잘되고 있다. 도서관에서 외국 사람들도 만나고 외국어로 된 책도 빌려주고 하는 곳이다. 손학규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영어마을을 수천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거기에 영어 배우러 가는 사람이 없다. 보면 다 관광객이다. 운영이 적자여서 민간위탁을 해버린 상황이다. 포퓰리즘적으로 정책을 했기 때문이다. 여당을 해보던 사람들은 포퓰리즘 정책을 잘 못한다. 지금의 야당도 여당을 10년 해보긴 했지만 과거의 야당 습관이 많이 남아 포퓰리즘 정책을 많이 한다."

- 18대 총선 공천을 반납한 게 아쉽지는 않았는지.
"나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반납했다. 그대로 선거에 임했으면 6선도 하고 국회의장, 다 했을 것이다. 나보다 서열이 낮았던 분들도 국회의장 다 했다. 나는 당을 위해 희생한 측면이 있다."


#4.27 재보선#재보선#분당을#강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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