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2010년 경영실적이 3년 만에 흑자로 전환됐지만, 일본 대지진 등을 이유로 허리띠를 졸라매 구성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GM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2010년도 손익계산서를 보면, 지난해 매출액 12조5974억 원을 기록, 2009년 9조5325억 원보다 3조649억 원 늘었다.

매출 원가를 제외한 매출 총이익은 1조1756억 원으로 지난해 9327억 원보다 증가했다. 차량 판매도 2009년 153만6천 대에서 지난해 184만2천 대로 크게 늘어 매출 총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뺀 영업이익은 756억 원을 기록했다.

"일회용 컵마저 지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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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항에서 수출 선적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한국GM의 SUV 윈스톰 차량들.<부평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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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을 창출했지만, 한국GM은 일본 대지진 이후 불필요한 모든 경비 지출을 중단했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지난 3월 "모든 출장은 승인된 경우든 아니든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아닌 경우 취소됐고,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출장 승인도 하지 않겠다"며 "모든 채용은 중단됐고, 비용 집행, 접대, 회식, 불필요한 인쇄 등도 잠시 중단해도 좋다"고 말한 바 있다.

직원들에 따르면, 관리부서에서 그동안 사용해왔던 일회용 컵마저 지원을 중단해 머그컵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부서별 회식비도 삭감했고, 복사용지도 이면지를 활용케 했다. 이런 사정은 생산 현장에서도 유사해 부서 운영비 등을 지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 광고 집행도 일부 중단됐으며, 심지어 외출 시 불을 제대로 끄지 않은 직원 이름 등을 적어내게 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밖에도 인천유나이티드 주요 스폰서로 2007년부터 4년간 25억 원을 후원했지만, 일본 대지진 이후 이마저도 중단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일본 대지진의 여파도 있지만, 지난해 12월 산업은행 '잔여 회전대출(Revolving Credit Facility)'금 1조1262억 원을 전액 상환함에 따른 재정 부족 때문에 긴축 재정 운영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전국금속노조 GM대우자동차지부(이하 노조)와 일부 직원들은 "노동 강도는 자동차 3사에서도 가장 높음에도 불구, 임금은 쳐지고 있는데, 회사가 올해 임금 협상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겁을 주는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은 양질의 노동 여건 만드는 것이 우선"

한국GM은 글로벌 쉐보레 브랜드의 핵심 수출국으로 쉐보레 차량 200만 대의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쉐보레 글로벌 판매량의 11%를 차지한 유럽 제품의 98%가 한국GM에서 생산될 만큼 한국GM은 GM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GM이 생산직 노동자 5만3천 명에게 1인당 3천 달러를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한 반면, 한국GM 생산직 노동자들에겐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GM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GM이 주요한 생산기지라고 말하면서, 생산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GM 노동자들에겐 특별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한국GM의 노동 여건이 타사에 비해 열악하고, 임금도 뒤지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은 양질의 노동 여건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국GM 노사는 지난해 7월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통해 기본급 7만4359원 인상 ▲격려금 250만 원 지급(타결 즉시) ▲성과금 200만 원 지급(2010년 말) 등에 합의했지만, 자동차 3사 중 임금은 뒤처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GM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폭을 물가상승률보다 높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노조는 27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임금 15만 611원 인상(금속노조 안) ▲성과금 순이익의 30% 지급 ▲글로벌 경쟁력 구축 ▲공장 내 직원 무료 주차장 건립 등을 잠정 요구안으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