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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아닌 길로 길 떠나고 싶어라. 반평생 외면했어도 지지 않는 무지개 길. 대낮에도 담을 넘는 민들레 꽃씨. 그 늦바람 더욱 눈부셔라."

 

유안진 시인의 '길 아닌 길'을 인용한 변효숙 서예가의 작품 중 일부다. 작품 내용처럼 지난 1년 동안 원치 않은 법정다툼과 갈등을 겪어 왔던 인천미술협회가 새로운 회장을 선출함으로써 다시 희망을 안고 무지개 길을 가리라는 암시를 해주는 듯하다.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인천광역시지회(이하 인천미협, 회장 최병국)는 소속 미술가 중 한국화 45명, 서양화 196명, 수채화 99명, 조각·공예·디자인 20명, 서예·문인화 62명 등 총 422명의 작가와 정신지체 특수학교인 미추홀학교 학생 작품 총 50여 점 등을 전시하는 2011 인천미술 희망한마당을 5월 13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개최했다.

 

1층에 위치한 대·중앙·소전시실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비 온 뒤에 땅이 여무는 법',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처럼' 등의 수사어구를 속삭여가면서, 인천미협 사상 최초로 시도된 400명 이상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며 연신 감탄사와 환호를 자아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라는 모토로 함께 출전한 미추홀학교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어 더욱 뜻 깊고 의미 있는 자리라는 평을 받았다.

 

그런 바람을 또렷이 보여주기라도 하듯, 으레 전시실에서 보던 쓸쓸함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생동감과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주말을 맞아 엄마 손을 붙잡고 나온 어린 아이부터 교복을 입고 구경 온 여중생들, 휠체어를 타고 관람 온 지체장애인, 고희를 훌쩍 넘어 보이는 노인들까지 작품 하나하나에 사랑의 눈빛을 보내며 행복한 모습이었다.

 

또한 1층 로비 한 쪽을 마련해 가훈 써주기, 서예 및 문인화 무료 체험, 페이스페인팅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민들과 작가가 직접 소통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최병국 인천미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회원들은 언제나 화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봉사하는 자세로 임할 것입니다"라며 "문화예술은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는 공산품과는 다른 오랜 연륜과 깊이가 필요합니다. 한 순간 한 순간 최선을 다하는 진정한 모습으로 인천미술인들의 긍지를 시민 여러분들 가슴에 싹 틔우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한마당축제의 운영위원장을 맡은 전운영 작가는 '희망찬 미협, 하나 된 미협'을 강조하면서 "이번 작품전을 통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한 문화예술의 저변이 확대되어 많은 시민들이 멀리 있는 미술이 아닌 가까이 할 수 있는 미술,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며 전시회 취지를 전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김재열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인천광역시연합회장은 "이번 인천미술한마당축제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시민의 마음 속에 자리 잡는 감상의 소통 그리고 작가와 아름다운 연대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한 뒤 "미술이 미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미술이 미술을 위한 위대함으로 시민과 함께할 감동의 순간으로 거듭나길 기원합니다"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편 이번 전시한마당에는 조진형 국회의원과 평소 문화예술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 문화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는 박우섭 남구청장, 고남석 연수구청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태그:#인친미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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