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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이 과학벨트 충청권 유치를 축하하고 성공적 조성을 위해 힘을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지만, 과학벨트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를 드러내며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자유선진당 대전광역시당은 18일 오후 대전 서구 오페라웨딩에서 '대전과학벨트 성공 다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선택 대전시당위원장을 비롯 이재선·김창수·임영호·이상민 국회의원과 염홍철 대전시장, 이상태 대전시의회 의장, 주요당직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과학벨트를 성공적으로 조성하여 대전을 명실상부한 세계적 일류 과학도시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전방위적인 감시를 해 나갈 것"이라며 "아울러 과학벨트의 완벽한 조성을 저해하는 어떠한 요인도 용납하지 않고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다짐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부의 과학벨트 입지 선정과 예산 배분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시각차이를 드러냈다.

 

가장 먼저 대회사에 나선 권선택 원내대표는 '과학벨트의 성공적 조성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의 발제를 통해 "충청권에 과학벨트의 거점지구와 기능지구가 들어서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그러나 캠퍼스 개념을 도입하여 변칙적으로 분산배치를 시도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는 법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과학정책의 기본인 선택과 집중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앞으로 과학벨트 사업의 성패는 예산확보전에 달려 있다, 지금 당장 내년 예산 배정을 앞에 두고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예산확보를 위한 충청권 공조가 중요하다"면서 '세종시 원안을 사수하고, 과학벨트를 사수했던 그 긴장의 끈을 잠시라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금 정부 발표에는 부지 매입비가 빠져 있다, 부지 매입비 1조5000억 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과제"라면서 "정부는 부지매입비에 대해 자치단체와 협의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전액 국비가 지원될 수 있도록 논리개발과 정부 설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권 의원의 지적은 과학벨트 '분산배치'와 '예산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유선진당이 앞으로 남은 과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과학벨트 싸움이 다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과학벨트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서는 지역을 대변하는 정당이 더 많은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의 득표 전략이 내포된 발언이다.

 

하지만 이러한 권 의원의 논리에 바로 이어 격려사에 나선 염홍철 대전시장이 이견을 보이며 찬물을 끼얹었다. 염 시장은 권 의원이 언급한 '분산배치 주장'에 대해 "과학벨트의 핵심은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인데, 이 두 가지가 대전으로 모아졌기 때문에 분산배치로 보기 어렵다"며 "25개의 연구단이 대구와 광주 등으로 가는 것은 원안에도 그렇게 분리하기로 되어 있었고, 외국의 사례에서도 수많은 분원들이 있기 때문에 꼭 분산배치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염 시장은 또 '부지 매입비'에 대해서도 "그것은 중앙정부가 알아서 해야 할 중앙정부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가 책임질 일이다, 그러기에 (저는) 언급을 하지 않겠다"며 "특히, 권 의원이 1조5000억 원이라고 말했지만, 정부가 실제로 필요한 50만평에 대한 부지매입비는 1500억 원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염 시장의 이러한 발언은 '분산배치'와 '부지 매입비 누락'을 강조, 자유선진당을 중심으로 향후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권 의원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재선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과학벨트가 성공하려면 충청도 정당이 존재해야 한다, 충청도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은 충청도 정당에 몸담은 정치인 뿐"이라면서 "아무리 전셋집이 화려해도 오막살이 내 집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학벨트 성공하려면 자유선진을 중심으로 더욱 똘똘 뭉치고 모든 선거에서 다 이겨야 한다"며 "남에게 서러움 받지 않고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똘똘 뭉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창수 의원도 "자유선진당이야 말로 충청의 거점정당"이라며 "과학벨트의 남은 과제들을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유선진당이 당세를 늘려 대한민국의 거점정당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상민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과학벨트는 지역사업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먹을거리를 창출해 낼 성장 동력"이라며 "예산이 어떻다, 다른 지역으로 너무 많이 갔다 하는 지엽적인 것으로 논란만 일으킬 게 아니라, 계획대로 연말까지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내년부터 연구단이 출범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어느 지역으로 20개가 갔네, 30개가 갔네가 뭐가 그리 중요하냐, 대전에 25개의 연구단이 배정됐지만 지금 당장 연구인력이 부족해서 내년부터 시작할 수 있는 연구단이 겨우 2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며 "자칫 논란만 벌이다가 흐지부지 되지 않도록 본질적인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처럼 과학벨트의 구체적인 내용과 향후 과제에 대해 당 내 인사들이 서로 다른 입장차이를 보이면서 행사장의 분위기가 냉랭해지고 말았다.

 

결국 과학벨트 유치 성공을 축하하고 과학벨트의 남은 과제 해결을 위해 단결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가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던 이회창 대표의 빈자리와 지역민을 하나로 묶어내던 '이슈'가 사라짐에 따른 혼선을 드러내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태그:#자유선진당, #과학벨트, #염홍철, #권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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