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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역을 강조하면서 애써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다.
 특정 지역을 강조하면서 애써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다.
ⓒ 진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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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이트 <뉴데일리>가 최근 부산저축은행사태를 영호남의 지역감정으로 몰아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이 사이트는 '조영환'이라는 사람의 칼럼을 통해서 "광주일고 출신 금융마피아 부산서민 착취사건"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타 언론들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중앙일보>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부산저축은행의 박연호 회장을 비롯한 핵심 간부들이 대부분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저축은행이 광주일고 출신 마피아 짓이라는 증거는 적지 않다. 부산저축은행 그룹 박연호 회장과 김양 부회장, 김민영 부산2저축은행장은 모두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금융감독원(옛 증권감독원) 출신인 문평기 부산2저축은행 감사는 박 회장의 고교 2년 선배다. 부산저축은행의 자금 조달에 참여한 KTB 자산운용 장인환 사장 역시 광주일고 출신이라고 한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뉴데일리 기사인용)

이 사이트는 또 피해자들을 '멍청이'라고 표현하고 이런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 타 언론사에 대해서도 비난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광주일고 출신들이 부산서민들의 피 같은 돈을 무법적으로 착취해갔는데, 정작 여론의 비난은 부산지역 한나라당 정치인들에게 쏟아지니, 실컷 착취당하고도 도둑으로 몰리는 멍청이가 되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추종세력에 억눌린 한국 언론계는 광주일고 출신들이 부산서민들을 착취했다는 구체적인 진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 (중략) 부산저축은행 착취사건의 한 핵심이 지역주의라는 점에 촛점을 맞추지 못한 부산의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식한 비겁자들로 전락하고 있다. 부산지역의 국회의원들은 광주일고의 금융마피아가 부산서민들을 착취했다는 사실을 자기방어적 차원에서라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 부산 시민들과 정치인들이 당하는 것은 공정사회에 해로운 현상이다. 불의한 사기꾼보다 의롭지 못한 피해자가 더 큰 사회악일 수 있다. 추상적으로 '정부와 여당이 책임을 지라'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요구도 표적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지 못하다."(기사 내용 중) 

누리꾼들, "지역감정 부추기는 짜증나는 기사" 비난일색

전형적인 낚시기사에 누리꾼들은 분개하고 있다. 1천여 명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아이디 'wkdmstla'라는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지역간에 갈등을 부추기려 하는게 보여서 상당히 기분이 나쁨고 정말 왜 이런 기사를 쓰는지 그 의도에 짜증이난다"라고 했다. 또 아이디 'ccoolzzz'는 "이걸 지금 신문기사라고 쓴건가. 보수를 표방한다면 제발 보수로 가라. 이런 말도 안 되는 지역감정 조장하는 쓰레기 같은 기사만 쓰지 말고"라고 비난했다. 이 밖에도 백 여건의 댓글이 달렸고 그 대부분은 기사내용에 대한 비난일색이다.

<뉴데일리> 해바라기 언론의 전형

아래 기사 내용을 보면 이 사이트가 주장하고자 하는 것, 좀 더 정확히 말해서 비호하고자 하는 것은 현 정부인 듯하다.

"선명한 '광주일고 금융마피아의 詐取와 비호와 은폐'를 외면하고, 이 비리사건을 밝히는 정부나 검찰에 비난의 화살을 쏘는 것은 현명한 민생보호 전술이 아닐 것이다."(기사 중)

즉 이들은 호남의 금융마피아들이 부산의 선량한 서민들을 착취했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현 정부를 향한 비난을 애써 물타기를 하고 있다. 언론의 이름을 빌어 전형적인 편가르기를 하는 것이다. 이 칼럼을 쓴 조영환이라는 사람은 앞서 "김대중은 민주주의 파괴자"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전 정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민주와 평화를 외친 김대중-노무현 패당에 의해, 사회질서가 혼란되면서, 한국의 어린 민주주의는 민주팔이들에 의해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김대중 패당의 선동질에 나라가 망가지는 것을 본 국민들(60%)이 박정희를 다시 대통령으로 뽑고 싶다는 것이다."(기사 중)

호남 마피아에 당한 호남인들은?

이 사이트가 주장하듯 부산저축은행의 간부들이 호남출신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이 놓친 것이 있다. 부산저축은행사태의 피해자들 중에도 호남출신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호남의 금융마피아가 호남인들을 갈취했다고 할 수 있을까. 재부호남향우회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부산에 거주하는 호남인들의 숫자는 약 8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부산시민이 3백만 명이라고 하면 약 3분의 1은 고향인 호남을 떠나 부산에 터전을 닦아 온 사람들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지난해 말 강장식 호남향우회장 취임식에 참석해 "80만 재부호남향우회원들은 부산의 경제부흥의 핵심이다"라고 했다. 다른 지역의 향우회도 마찬가지겠지만 호남의 향우들은 타 향우회에 비해 결속력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결속력은 곧잘 경제적인 협력과 단합으로 이어지고, 더 확대되면 해당 지역의 경제적인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이런 점은 호남향우들 뿐 아니라 타 향우회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호남 출신의 경영자가 있는 부산저축은행에 호남 향우들이 적극적으로 예금을 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만큼 부산저축은행에 호남인들이 자신들의 재산을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고, 결국 이번 사태의 피해자 중 상당수가 호남향우회원들일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이 사이트가 주장하듯 마치 호남출신의 금융마피아들이 부산시민들의 재산을 갈취한 것처럼 여론을 몰아가면서 해묵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그야말로 마피아 같은 짓을 하고 있다.

이들이 지역감정을 부추겨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선거철이 가까워 오고 있고, 그 선거를 이용해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려는 정치권의 일부 무리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런 정치인들의 야욕에 편승해서 뭔가 이득을 보려는 욕심이 지나쳐 해묵은 박정희시대의 이데올로기를 끌어와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이 사이트의 행태야말로 전형적인 사이비언론의 전형이다.


태그:#뉴데일리, #지역감정, #광주일고, #부산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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