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표의 대표직 사임으로 새로운 자유선진당 대표가 된 변웅전 대표가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를 만나 합당을 제의했다. 그러나 심 대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변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 심대평 대표 사무실로 예방한 자리에서 "옛날에 한솥밥을 먹었었는데, 이제 또 한 식구가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합당의사를 물었다.

이에 심 대표는 "시대가 많이 변해서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모색하고 있을 것"이라며 "내가 주장하는 21세기 새로운 정치는 단순한 새로운 정치가 아니라 가치 중심의 정치로 패권 정치를 종식시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어 "그 것은 어떻게 보면 구각과 구태를 벗어나는 것"이라며 "그래서 자유선진당도 물론 자유로울 수 없지만, 특히 늦게 정치를 시작한 저 심대평으로서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이런 변화에 앞장서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즉, 심 대표는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이 합당해 선거를 염두에 두고 '도로 자유선진당'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하며, 지역패권을 넘어 가치중심의 통 큰 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변 대표는 "똑같은 심정이다, 지금 우리 정치권에도 쇄신, 변화의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고 있다, 우선 충청권에서부터 쇄신과 변화가 있어야 하고, 그 첫째 변화가 통합과 화합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주 여기서 말씀 드리겠다,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합치자"고 다시 한 번 직설적으로 제안했다.

그러자 심 대표는 "이제 충청의 정치 세력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남이 중요하고 그런 뭉침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과거와 같이 지역에 함몰되거나 또는 선거만 의식한 이합집산은 아니라고 본다, 같이 방법을 잘 찾아가보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변 대표는 다시 한번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갈라져서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며 "충청권에 지지기반을 두고 있는 충청권의 정치집단도 하나로 뭉쳐서 우선 내실을 기하고 외연을 확대해서 정권 한 번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심 대표는 "허허" 하며 웃었고, 변 대표는 이어 "이회창 전 대표께서도 심 대표를 만나 이렇게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 그 분도 충청권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며 살신성인의 심정으로 통 큰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심 대표와 갈등을 빚었던 이회창 전 대표가 물러났으니 이제 복당하라는 뜻을 해석된다.

그러자 심 대표는 "지역의 요구에 부응하는 '환골탈태'를 위해서 새로운 변화의 초석을 놓고 떠나시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러나 심대평과 변 대표, 이회창 전 대표 등 개인 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큰 틀의 통합은 아주 바람직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 대표의 만남은 새롭게 당 대표가 된 변 대표가 심 대표를 예방, 인사를 나누는 형식으로 이뤄졌지만, 총선을 앞두고 당 개혁 및 당세확장이 절실한 자유선진당으로서는 비록 '확답'을 듣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당 대표가 나서서 자유선진당의 창당주역인 심 대표에게 공식적으로 통합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