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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지난 3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진보진영 복지 대토론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진보대통합과 관련해 진보신당의 진보대통합 실무협상단 구성과 4.27 재보선에서 진보양당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지난 3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진보진영 복지 대토론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진보대통합과 관련해 진보신당의 진보대통합 실무협상단 구성과 4.27 재보선에서 진보양당 단일화를 제안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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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진보진영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연석회의)'가 열린다. 민주노동당·진보신당·사회당·민주노총 등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한 테이블에 둘러앉은 지 4개월여 만이다. 이 자리에서 진보진영 통합을 위한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연석회의는 지난 23, 24일 연달아 실무자 회의를 열고 최종 합의문 성안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북한 문제·2012년 대선 방침·당 운영 방안 등 이른바 3대 쟁점에 대한 각자의 이견 차를 결국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무자 회의 참가자들은 각 참가단위의 이견을 함께 적은 협상안을 26일 대표자 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이제 '공'은 각 대표들에게 넘어갔다.

진통 겪는 진보대통합,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북한문제 등 3대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상이 아니라 결단이 필요하다는 예측은 이미 오래됐다. 각 정당이 당대회, 중앙위원회 등을 통해 각 쟁점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을 정리한 만큼, 각 협상대표들이 그 입장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저녁 연석회의와 별도로 진행된 민노당·진보신당 양당 실무협상 때도 그 한계는 여실히 드러났다.

실무협상에 참여한 정종권 진보신당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추진위원회(새진추)' 위원은 25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양당이 대선방침에 대해선 상당 부분 의견을 좁혔다"면서도 "북한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거리가 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종적으로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연석회의 집행책임자 회의 참석자와 같은 실무급에 있지 않다고 본다"며 "그래서 연석회의에서도 위원장이나 대표들이 판단할 몫이 남은 것으로 보고 입장 차를 정리해 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표'라고 해서 정치적 결단을 쉽게 내릴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진보신당의 경우, 일부 전국위원과 대의원 등이 이날 당의 최종 협상문이 3·27 당대회 결정사항과 맞지 않는다며 26일 열릴 연석회의를 연기할 것을 요청하는 연서명을 제출했다. 결국 연석회의 구성원이 결단을 통해 최종 합의를 도출하더라도 각 정당 내에선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신석준 사회당 사무총장은 "사회당은 중앙위원회를 통해 북한문제나 내년 대선 방침에 대한 입장을 이미 결정한 상황"이라며 "진보신당도 당대회를 통해 결정한 사항들이 있고 민노당도 지난 3차 합의문에 대한 당내 비판 여론을 만만치 않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대회나 중앙위원회의 결정사항이 있는 상황에서 각 대표들도 합의할 수 있는 여지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26일 열릴 대표자 회의가 최종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성진 민노당 최고위원은 "문을 잠그고 논의를 계속 해 끝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통합을 논의하는 실무자급은 협상안에 대한 수정권한이 없다"며 "내일(26일) 대표들이 결심해야 한다, 그리고 당원들에게 그 결심을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석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김세균 '진보정치세력 연대를 위한 교수,연구자 모임(진보교연)' 상임공동대표도 "각자 이견이 남아있지만 진보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합의시기를 내일로 확언하긴 힘들지만 좋은 결론이 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석회의 최종합의 불발되면 진보대통합 구도 뿌리부터 흔들린다

 지난 1월 20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진보정치대통합을 위한 1차 연석회의에 참석한 진보진영 대표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학영 복지국가와진보대통합을위한시민회의 공동대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안효상 사회당 대표, 김경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김세균 진보교수연구자모임 상임대표.
 지난 1월 20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진보정치대통합을 위한 1차 연석회의에 참석한 진보진영 대표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학영 복지국가와진보대통합을위한시민회의 공동대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안효상 사회당 대표, 김경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김세균 진보교수연구자모임 상임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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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연석회의의 최종합의가 불발될 경우, 현재의 진보대통합 구도가 흔들릴 수도 있다.

연석회의는 지금까지 민노당·진보신당·사회당 등 제 진보정당 모두를 품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최종합의 결렬로 연석회의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는 경우, 그동안 문제가 됐던 쟁점들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민주노총 현장조직 일부와 진보신당·사회당 내 독자파 일부가 참여한 '새로운 노동자정당 추진위원회(새노추)'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방향성을 분명히 하지 않는 '진보의 합창'과 '진보대통합 연석회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고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은 우향우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새노추는 "앞으로 노동자운동의 좌파 단위들과의 연대 및 교류를 활성화하겠다"며 "이를 위해 진보신당, 사회당과 진보정치 혁신과 통합을 위한 논의를 우선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석회의 결렬 이후 진보신당·사회당 내 독자파 중심의 통합 논의가 개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내홍을 겪던 진보신당 지도부의 입장도 난감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보신당은 오는 29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한 상황이다. 하지만 연석회의가 또 다시 미뤄진다면 당내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협상 타결을 시도한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전국위원회에서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참여당 문제도 다시 불거질 예정이다. 현재 참여당은 지난 4월 연석회의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진보정당과의 통합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백만 참여당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도부 내에선 진보대중정당 건설 참여로 의견이 조율되고 있다"며 "연석회의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내놓고 토론 중"이라고 밝혔다.


#진보대통합#민주노동당#진보신당#진보진영대표자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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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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