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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의 삼장법사, 실크로드에서 진리를 찾다> 겉그림
 <서유기의 삼장법사, 실크로드에서 진리를 찾다> 겉그림
ⓒ 아카넷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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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삼장법사, 손오공(혹은 저팔계, 혹은 사오정), 드래곤볼, 현장스님, 대당서역기, 날아라 슈퍼보드, 서유기, 인도 여행기, 오아시스, 불교.'

깊이 연관된 단어들이다. 그런데 손오공과 삼장법사, <서유기> 혹은 <드래곤볼>을 알고 있다는 아이들에게 <대당서역기>와 현장스님에 대해 물으면 고개를 갸우뚱하기 일쑤다. 그 유명한 삼장법사가 현장스님이고, 현장스님이 <대당서역기>를 썼기에 <서유기>가 나올 수 있었는데 말이다.

삼장법사는 경전에 두루 통달한 현장스님(600-664)에게 붙였던 별칭이다. 스님이 실크로드를 따라 당시 천축국으로 불렸던 인도를 향해 16년간 구법 기행, <대당서역기>를 쓰고 이후 19년간 경전 번역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허영만 화백의 <날아라 슈퍼보드>, 故 고우영 화백의 <서유기>, 일본 만화 <드래곤볼> 등으로 우리에게 더 많이 알려진 <서유기>는, 현장스님의 이런 구법 기행과 <대당서역기>, 혜립의 <대자은사 삼장법사전> 등을 바탕으로 쓴 중국 명나라 장편소설이다.

현장스님과 손오공 등이 주인공인 이 장편소설은 모두 100회, 서유기 작가라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현재까지 오승은(중국 명나라, 1500~1582)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스님이 살았던 당시에는 아시아가 번성, 아시아의 문물들이 실크로드를 따라 세계로 뻗어나갔다.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양의 문물교류와 역할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배웠으니 생략하고.

그런데 실크로드는 카라반(대상) 교역을 하고자 아무 때나 쉽게 오고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아니었다. 어쩌다 간혹 형성된 오아시스 왕국에 의지하여 몇 개의 사막과 험난한 산맥들을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도 혹은 도적들이 시도 때도 없이 출현했기에 위험했다.

삼장법사 현장은 629년 황제의 명을 어기고 몰래 중국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645년 성대한 환영을 받으며 중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약 16년이라는 기나긴 세월동안 멀리 인도까지 구법 여행을 떠났습니다. (중략)…삼장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그가 대단한 모험가였기 때문입니다. 인도로 가는 도중에 그는 온갖 위험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가장 높은 산맥 중 세 곳을 넘었습니다. 쿤룬산맥, 톈산산맥, 힌두쿠시 산맥이 그곳입니다. 또 악마와 유령들이 나타나는 끔찍한 사막을 건너면서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습니다. 빠른 물살이 흐르는 강도 여러 차례 건너야 했고, 강도도 여러 번 만나면서 말로 다할 수 없는 위험한 순간들을 넘겼지요. 그래도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고 5만리, 즉 20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위험천만한 여행을 완수한 멋진 모험가였습니다.
 -<서유기의 삼장법사, 실크로드에서 진리를 찾다>

현장의 <대당서역기>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과 함께 불교 발상지인 인도를 비롯하여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교류 주역이었던 네팔·파키스탄·방글라데시·중앙아시아 지역의 고대역사·지리·종교·문화 및 중국과 서역의 교역사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대당서역기>는 모두 12권. 138개 국가들의 자연환경과 기후 및 지리, 정치, 문화, 교통, 풍습, 산물, 역사나 전설, 역사 인물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수많은 연구와 발굴 조사에도 불구하고 현장 스님이 기록한 것들 중 많은 것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당시의 카라반들이나 현장스님이 의지했던 수많은 오아시스 국가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수세기를 거치면서 산맥에 있던 빙하들이 녹아 수많은 오아시스 국가들을 집어삼켰고, 메마른 모래바람이 도시전체를 덮어 당시의 오아시스 국가들이 사막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가끔 이 도시들을 덮쳤던 바람이 다시 불어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현장스님이 기록한 것들은 도시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고 대체적으로 매우 정확하다고 한다.

바미얀은 힌두쿠시 산맥과 코흐이바바 산맥을 가로지르는 긴 계곡 사이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였습니다. (중략) 삼장은 또한 바미얀 계곡의 구석진 곳에 돌로 만든 불입상이 잇다고 설명하면서 이 불상들이 세계에서 가장 큰 부처 입상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불상들은 6세기에 사암 절벽을 파고 조각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짚을 섞은 흙으로 뒤덮여 있었는데 나중에 색을 칠했습니다.  두 개 중에서 작은 불상은 높이가 37미터나 되며 푸른색 옷을 입고 있고, 큰 불상은 55미터 높이에 붉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삼장은 이 불상에 대한 세계 최초의 기록을 남긴 사람이었습니다. 그 후 이 불상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주요 뉴스, 신문 사설, 잡지 기사의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서유기의 삼장법사, 실크로드에서 진리를 찾다>

<서유기의 삼장법사, 실크로드에서 진리를 찾다>(아카넷주니어 펴냄)는 현장스님이 걸었던 실크로드 주요 지역을 답사, 그에 대해 들려주는 책이다. 책을 통해 현장스님이 실크로드, 즉 <대당서역기>에 기록한 여러 왕국, 여러 도시들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 풍습, 역사적 인물 등을 대략이나마 만날 수 있다.

바미얀 계곡의 불상이 처음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끌게 된 것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가 이 불상을 파괴하겠다고 선포하면서부터다. 탈레반 정부는 이 불상들이 이슬람을 모욕한다고 간주했지만 다른 나라의 이슬람교 지도자들을 이에 동의하지 않고 파괴를 반대했다. 그럼에도 탈레반 정부는 박격포, 다이너마이트, 탱크, 대공무기, 로켓 등의 무기들을 총동원해 불상을 파괴, 세계인들의 지탄을 받았다.

<서유기의 삼장법사, 실크로드에서 진리를 찾다>는 현장스님이 걸었던 길 중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들을 동화형식으로 소개하는 한편 관련 자료들을 쪽지형태로 페이지마다 덧붙였다. 이런지라 본문만 읽어도 되고 쪽지형태의 설명만 따로 떼어 읽어도 된다.

외에도 ▲'한번 들어가면 절대 나오지 못한다'는 의미의 이름을 붙일 정도로 무시무시한 타클라마칸 사막 ▲현장스님도 여러 차례 경험한 무시무시한 유령들의 실체 ▲실크로드 전역 지도 ▲당시 가장 강력한 오아시스 국가였지만 지금은 폐허인 고창 고성 ▲'우는 모래산'이란 뜻의 명사산 속 오아시스 월아천 ▲신라인의 모습도 새겨진 베제클리크 천불동 ▲쿠차와 쿠차의 키질석굴 ▲만년설로 뒤덮인 톈산산맥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한곳으로 최근 재건 운동이 불고 있는 날란다사원 ▲현장도 이용했던 당시의 물시계▲힌두쿠시 산맥과 파미르고원▲현장스님이 20일간 머물렀고 고선지장군도 거쳐 간 타슈쿠르간 ▲당시 중국과 인도의 거리측정법 등을 만날 수 있다.

유명세와 중요성에 비해 실크로드 주요 지역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책 덕분에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대당서역기>와 <서유기> 현장스님과 실크로드에 대해 정리해 보게 됐다.

동·서양을 잇는 중요한 교역로 그 현장이자 현장스님이 걸었던 그 길들은 현재 여행지로 인기가 높단다. 일부 지역은 <왕오천축국전>을 쓴 혜초스님(704~787,신라)이 걸었던 길이기도 하다. 실크로드는 어떤 길일까? 어떤 지역들을 거쳤을까? 어떤 왕국들이 있었으며 그곳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현장스님은 어떤 사람이었으며 <대당서역기>은 어떻게 나왔을까?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들 지역으로의 여행을 꿈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서유기의 삼장 법사, 실크로드에서 진리를 찾다>|프리실라 갤러웨이·돈 헌터| 양녕자 옮김| 아카넷주니어 | 2011-05-22 |정가 : 11,000원



서유기의 삼장 법사, 실크로드에서 진리를 찾다

프리실라 갤러웨이.돈 헌터 지음, 양녕자 옮김, 아카넷주니어(2011)


태그:#실크로드, #삼장법사(현장), #서유기(손오공), #대당서역기, #아카넷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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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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