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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켄 비와코 호수 옆에 있는 사가와 미술관은 건물 주변에 물을 담아서 마치 건물이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두 건물 사이에 통로를 만들어 간단한 미니 공연이 열리기도 하고 다른 통로에는 카페가 있어서 차를 마시면서 쉴 수도 있습니다.
 시가켄 비와코 호수 옆에 있는 사가와 미술관은 건물 주변에 물을 담아서 마치 건물이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두 건물 사이에 통로를 만들어 간단한 미니 공연이 열리기도 하고 다른 통로에는 카페가 있어서 차를 마시면서 쉴 수도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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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7일 사가와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사가와 미술관은 시가켄(滋賀縣) 모리야마시(守山市) 비와코(琵琶湖) 호수 동쪽에 있습니다. 비와코 호수 옆에 비와코 호수와 비슷한 상상력으로 미술관 건물 주위에는 물을 담아서 남북으로 건물 두 동과 동쪽으로 건물 한 동이 물 위에 떠 있는 듯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일본화가 히라야마(平山郁夫) 씨가 스케치 여행 다녀온 곳을 세계 지도 위에 점으로 표시 해 두었습니다. 한국이나 북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화가 히라야마(平山郁夫) 씨가 스케치 여행 다녀온 곳을 세계 지도 위에 점으로 표시 해 두었습니다. 한국이나 북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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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와 미술관은 사가와 택배 회사가 회사 창립 40 주년 기념으로 1998 년 3 월 문을 열었습니다. 전시실에는 일본화가 히라야마(平山郁夫, 1930. 6. - 2009.12.) 씨의 실크로드 테마 그림 300 여 점과 조각가 사토(佐藤忠良, 1912. 7 - 2011. 3.) 씨의 조각과 데생 작품 63 점 그리고 도예가 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衞門, 1949. - ) 씨의 도자기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본화가 히라야마(平山郁夫) 씨가 그림 그리는 모습(왼쪽 아래)과 그의 그림입니다. 실크로드의 어느 한 곳에서 해가 저물 무렵, 밤, 그리고 아침 모습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일본화가 히라야마(平山郁夫) 씨가 그림 그리는 모습(왼쪽 아래)과 그의 그림입니다. 실크로드의 어느 한 곳에서 해가 저물 무렵, 밤, 그리고 아침 모습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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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화가 히라야마(平山郁夫)씨는 실크로드와 일본 여러 곳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에서 직접 본 장소, 사람들, 유물이나 유적 등을 스케치하여 그 위에 색을 입히는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색을 내기 위해서 주로 광물성 안료와 아교, 백반 등을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히라야마 그림은 서양 유화가 주는 강렬함은 없지만 자신이 마음으로 포착한 대상을 마음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를 해왔습니다.

 일본화가 히라야마(平山郁夫) 씨 그림이 전시된 방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본화가 히라야마(平山郁夫) 씨 그림이 전시된 방 가운데 하나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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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야마 씨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일본 최고 화가의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히라야마 그림이 최고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일본 문화의 바탕에 흐르는 불교를 일관된 주제로 선정하여 다양하게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일본 불교 유입 경로라고 알려진 실크로드를 직접 답사하여 그곳에서 느끼고, 보고, 겪은 여러 가지 것들을 실크로드라는 주제로 그려왔습니다. 서양 문화에서 예술의 테마가 기독교인 것처럼 동양문화에서 불교는 영원한 주제입니다.

 조각가 사토(佐藤忠良) 씨의 조각 작품입니다.
 조각가 사토(佐藤忠良) 씨의 조각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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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사토(佐藤忠良) 씨의 조각과 데생 작품은 북쪽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토 씨는 처음 그림을 그려 여러 곳에 입선을 하기도 했지만 서양 유명 조각가의 조각 작품 사진을 보고 조각가로 변신하여 죽을 때까지 조각만 해온 조각가입니다. 사토 씨는 주로 여러 여자 모습을 많이 조각했지만 그뿐 아니라 남자 머리 모양을 조각하기도 했습니다. 여자 모습도 모자를 쓴 여자 작품이나 망토를 쓴 여자 등이 인상적입니다.

 조각가 사토(佐藤忠良) 씨의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방 가운데 하나입니다.
 조각가 사토(佐藤忠良) 씨의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방 가운데 하나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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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씨의 조각 작품은 사람이나 동물 조각 등 생물이 많습니다. 생물은 늘 움직입니다. 움직이는 사람의 특정 모습을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영원히 남아있게 만듭니다. 단순히 정지된 모습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정지된 모습 속에는 작가가 나타내고자 하는 아름다움이 있어야 합니다. 사토 씨의 조각에는 인간의 깊은 슬픔, 그리고 그 슬픔 속에 허우적거리지 않고 벗어나려는 인간의 고뇌가,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느껴집니다. 

사토 씨는 일본 북동쪽 미야기(宮城)에서 나서 여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고향인 홋카이도에서 자랐습니다. 나중에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서 도쿄에서 생활하다가 전쟁에 소집되어 만주에 배치되어 군대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 년 만에 소련군에 포로가 되어 시베리아에서 3 년을 보내고 4 년 만에 일본으로 돌아옵니다. 그 후 조각가로서 생활하다가 올3월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도예가 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門) 씨의 작품입니다.
 도예가 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門) 씨의 작품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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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衞門)씨는 같은 이름으로 15 대 째 도자기 작품을 만들어 온 집안입니다. 교토에는 다도라고해서 차를 전문으로 취급해온 집안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로 우라센케이(裏千家)가 유명하고 제일 큽니다. 그리고 오모테센케이(表千家)가 있습니다. 이 오모테센케이 안에는 차뿐만 아리라 차와 관련된 일을 하는 집안을 센케쥬쇼쿠(千家十職)라고 합니다.

센케쥬쇼쿠(千家十職) 안에는 차실에 거는 표구를 만드는 표구사, 차를 뜨는 대나무 수저 등을 만드는 죽세공, 차나 차 도구를 담는 주머니를 만드는 사람, 쇠로 차물을 끓이는 솥이나 차도구를 만드는 사람, 흙으로 차 사발을 만드는 사람, 차 도구에 칠을 하는 사람, 차 주전자나 차물을 끓이는 도구를 만드는 사람, 향을 만드는 사람, 차 도구를 담는 상자를 만드는 소목장 등입니다.

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衞門)의 도자기 작품 전시실은 남쪽 전시실 지하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라쿠키치자에몬 씨 도자기 작품은 생활 도자기가 아니고 작품화된 도자기입니다. 전시된 작품은 도자기를 만드는 흙, 유약, 가마 등에 따라서 도자기가 어떻게 표현되는 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은 물론 전시실, 조명 등 모든 것을 라쿠키치자에몬 씨가 직접 기획하였다고 합니다.

도예가 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門) 씨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방 일부입니다.
 도예가 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門) 씨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방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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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은 비교적 어둡고 전시실 바닥, 벽, 작품이 놓인 공간 등 모든 시설이 두꺼운 나무로 되어 있습니다. 전시실에 간혹 놓여 있는 의자도 모두 나무로 되어 있습니다. 나무는 장식이 거의 없이 단순, 소박 그 자체입니다. 라쿠키치자에몬의 전시실과 작품은 한 마디로 흙과 나무의 만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태초의 어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불빛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돈을 내고 미술관에 들어온 관람객은 최상의 작품을 감상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소문으로 확대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입니다. 다만 한 가지 그렇게 최고만이 대접받는다고 한다면 아직 최고가 되지 못한 신출내기 작가들의 자리는 어느 곳일까요? 최고도 하루에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쩌면 최고가 되지 못한 더 많은 최고 지망생 작가들은 어쩌면 평균 이하의 삶을 슬프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세상은 최고들만을 위한 곳이 아니고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니까요.

 도예가 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門) 씨 설계로 만들었다고 하는 차실입니다.
 도예가 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門) 씨 설계로 만들었다고 하는 차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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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이트
- 사가와 미술관 홈피, http://www.sagawa-artmuseum.or.jp/cgi-bin/info/index.html
- 히라야마이쿠오(平山郁夫) 뮤지엄, http://www.hirayama-museum.or.jp/index.htm
- 히라야마이쿠오(平山郁夫) 실크로드 미술관, http://www.silkroad-museum.jp/facilities/
- 사토츄료(佐藤忠良)겔러리, http://www11.atpages.jp/ruisho/siriyou16g062se3.htm
- 사토츄료(佐藤忠良) 기념 어린이 아틀리에,
                http://sapporo-art-museum.jp/children's_atelier.html
- 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衞門)관, http://www.sagawa-artmuseum.or.jp/rakuopen/index.html
- 센케쥬쇼쿠(千家十職), http://www.omotesenke.jp/chanoyu/6_3_3.html

가는 법>
오사카나 교토에서 JR 비와코선을 타고 모리야마 역에서 내려 사가와 미술관행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습니다. 버스로 약 25 분 정도 걸립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Ryukoku, 龍谷) 대학에서 주로 한국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그:#사가와(佐川)미술관 , #사토츄료(佐藤忠良), #히라야마이쿠오(平山郁夫), #라쿠키치자에몬(樂吉左?門), #시가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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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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