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경남 김해시 상동면·한림면 일대 낙동강 폐기물 불법매립과 관련한 국민감사 청구를 기각 결정했다. 이에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최인호)은 "'설마' 하는 기대를 '역시나'로 답하는 감사원"이라며 비난했다.

낙동강사업 8, 9, 15공구에 해당하는 김해시 상동면·한림면 일대 낙동강에 불법 폐기물이 매립된 사실이 지난해 하반기에 드러났다. 이곳에 매립된 폐기물은 2002~2007년 사이 부산지하철 등 각종 개발현장에서 나온 폐기물과 산업폐기물을 불법 매립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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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상동면 소재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9공구 준설 대상지에서 폐기물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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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시당은 지난 3월 시민 417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낙동강사업 하천변 폐기물 매립의 위법성과 부패행위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폐기물 불법매립에 대해, 민주당 시당은 "국가기관이 폐기물 매립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했다는 흔적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 건강권과 생명권, 쾌적한 환경권 등을 침해하므로 시정하여 줄 것"을 요청했다.

감사원 "감사 대상으로 하기에는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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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상동면 낙동강 둔치에서느 오래 전에 불법 매립한 폐기물들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2010년 10월 2일 발굴작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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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최근 민주당 시당에 국민감사청구 기각 결정을 통지했다. 중금속의 식수 오염 주장에 대해, 감사원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전문기관에 조사 의뢰한 결과, 폐기물로 인한 주변 토양과 수질에는 크게 영향이 없고, 폐기물 매립지 인근 매리·물금취수장 유입수의 수질검사 결과 카드뮴과 수은, 납 등 유해 중금속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감사원은 관리감독 소홀 주장에 대해 "김해중부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사항으로, 감사청구 제외 대상이다"고,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경상남도 낙동강특별위원회의 불법 매립량 추정치 차이에 대해 "추정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항으로 감사 대상으로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부산국토관리청과 경상남도에서 발표한 불법매립 폐기물 오염도 조사 내영이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감사원은 "오염도 조사 내용의 차이는 조사 지점의 위치와 수, 시료 채취 방법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는 사항으로 이를 감사 대상으로 하기에는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부산시당 "신뢰 추락"

이에 대해 민주당 시당은 논평을 내고 "부산저축은행 사태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의 '오만 군데 압력' 발언의 검은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비리 혐의 구속으로 감사원의 위상과 국민적 신뢰는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불법 매립 당시(2002년~ 2007년)의 부산시, 김해시 그리고 관련기관 등에 대한 감사 포기는 엄연한 직무유기이다"며 "'식수재앙'으로 시름하는 부산시민의 안전한 식수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시당은 "이명박 정부 하에 감사원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버리고, 2012년 총선에서 부산시민과 함께 부패행위와 권력 유착으로 얼룩진 폐기물 불법 매립 사태의 진상규명을 철저히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 폐기물이 매립된 곳은 부산과 동부 경남권 주민들의 식수를 공급하는 매리취수장에서 2km, 물금취수장에서 1.5km 상류에 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낙동강변에 매립된 폐기물은 16만㎥라고,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는 306만㎥라고 추정했다.

폐기물 오염도 조사에서 경상남도는 5개 지점 중 2개 지점의 시료에서 납, 구리, 카드뮴, 아연이 농경지기준의 1.0~9.1배, 하천기준 1.2~4.6배 초과했다고, 부산국토관리청은 117개 지점 중 7개 지점의 시료에서만 납, 아연, 불소, 카드뮴 등으로 오염된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