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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철증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통신 요금인하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은 모든 가입자에게 기본료를 1000원 인하하고 문자메시지 50건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황철증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통신 요금인하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은 모든 가입자에게 기본료를 1000원 인하하고 문자메시지 50건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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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일 오후 5시 40분]

국민이 바라던 '깜짝 선물'은 없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은 2일 오후 3시 기본료 1천 원 인하, 문자메시지 50건 무료 제공 등을 골자로 한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기본료 대폭 인하와 문자 무료화 등을 요구해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선 국민이 체감하기엔 미흡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SKT, 기본료 1천원 내리고 문자 50건... 월 1566원 인하 효과

요금 인가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오는 9월부터 전체 가입자 2600만 명을 대상으로 기본료를 월 1000원씩 내리고 문자메시지 50건을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7월부터 음성, 데이터, 문자 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맞춤형 스마트폰 요금제를 도입하고 선불요금제 통화료도 소폭 내리기로 했다.

요금 인가 사업자가 아닌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SK텔레콤에 상응하는 통신요금 인하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표준요금제의 경우 기본료가 월 1만2천 원에서 1만1천 원으로 줄게 된다. SK텔레콤은 "연간 7480억 원 정도 가계통신비 경감 효과가 있는 대규모 요금 인하 방안"이라고 밝혔지만 모든 가입자가 해당하는 건 기본료 3120억 원과 문자 1770억 원 등 연간 4890억 원 정도이다. SK텔레콤 셈법대로라면 가입자 1인당 월 1566원, 연간 1만8800원 정도 혜택을 보는 셈이다. 

참여연대 "국민 체감 못해"... 방통위 "이통사-소비자 간극 커"

이 정도 인하에 소비자들이 만족할 리 없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국민들이 요구한 건 기본요금 대폭 인하나 최소화, 문자 무료화나 대폭 인하, 정액요금제 하향 조정 등이었는데 다 빠지고 기본료만 1천 원만 내렸다"면서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전혀 체감할 수준이 아니고 오랫동안 기다린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결과"라고 지적했다.

안 팀장은 "이통사에서 이용정지 가입자들에게 부과하는 3500원이 서비스 유지를 위한 최소 비용으로 볼 수 있다"면서 "적어도 월 3500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기본료를 크게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황철증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가입자들이 느끼는 건 저마다 다르겠지만 이정도면 미흡하나마 국민에게 제시할 만한 수준이 됐다고 판단한다"면서 "단순히 1000원 인하 관점에서 벗어나 4인 가족 계산하면 연 10만 원 이상 인하폭을 가져와 이통사 입장에선 엄청난 매출 감소가 예상되고 소비자들에겐 어느 정도 혜택이 돌아간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통사-소비자 모두 불만... 최대 수혜자는 한나라당?

이날 발표는 지난 3월 3일 통신요금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된 지 3개월 만에 이뤄졌다. 애초 방통위는 지난달 23일 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당정협의 과정에서 기본료나 가입비 인하 등 실질적 방안을 요구하는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의 반발에 막혀 이제껏 발표를 연기했다.

결국 이번 통신요금 인하 방안에 이통사와 소비자 모두 불만을 나타내는 가운데 정치적인 최대 수혜자는 한나라당이 될 공산이 크다. "월 기본료 1000원을 인하하면 연간 매출 6000억 원이 줄어 네트워크 투자 확대가 어렵다"는 논리를 앞세우던 방통위와 통신업계에서  정치권 압력에 마지못해 따라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에 황철증 국장은 "전반적인 경제상황과 가계부담, 물가 어려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지 정치권 압력이라고 표현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통신요금 이해관계자가 많아 어느 한곳 의견 때문에 이렇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들을 위한 제대로 된 요금 인하 방안은 무색해 지고 결국 1000원짜리 인하로 결론 나 버렸다"면서 "정부 TF가 준비한 15개의 방안 중 '통신요금 인하 유도'를 '통신 요금 강제 인하' 방식으로 써 먹었으니 앞으로 14개의 정책방안을 무슨 수로 관철시키려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양 위원은 전날(1일)에도 "근본적인 처방전인 MVNO 활성화, 선불카드 조기 시행, 요금 모듈제 조기 적용 등 이미 준비해 둔 정책적 제도적 요금인하 방안이 시행 6개월 후에는 훨씬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면서 "일회적 전시적 행정과 한나라당의 정략의 결과로 달랑 기본료 1000원 인하 결정이 나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아니라 손해로 귀결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포퓰리즘'을 지적하기도 했다.


#통신비 #방통위#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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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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