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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던 종편을 이제와 취약매체, 신생매체라고 보살피겠다는 건 거대한 코끼리 새끼를 쥐로 호도하는 것이다."

 

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가 "종편이 걸을 때까지 잘 보살펴야 한다"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발언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종편 직접광고영업 등 특혜 저지 투쟁 본격화"

 

언론노조는 3일 오후 4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최근 내부에서 확정한 미디어렙(방송광고대행사) 단일 요구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시중 위원장이 이날 오전 세종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TV 토론회에서 직접 광고 영업 허용 등 종편 특혜를 분명히 하면서 화제가 바뀌었다.

 

이날 언론노조 요구안은 조선, 중앙, 동아, 매경 등 종합편성채널의 직접 광고 영업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반드시 '미디어렙'에 위탁하도록 하는 걸 기본 전제로 했기 때문이다.

 

이강택 위원장은 "최 위원장 발언으로 단일 요구안은 무의미해졌다"면서 "지금은 오히려 방통위와 이명박 정권이 종편 특혜 패키지 플랜에 맞서 본격적인 저지 투쟁을 해야 할 단계"라고 성토했다.

 

최 위원장은 앞서 "2000년에 만든 현행 방송법에 종편은 자유로운 광고 영업을 하도록 돼 있다"면서 "출범을 준비하는데 얻은 자유마저 제약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종편에게 직접 광고 영업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상파 못지 않은 영향력 가진 종편이 취약 매체?"

 

이에 이 위원장은 "한마디로 후안무치한 발언"이라면서 "최시중은 그 근거로 종편이 유료방송 플랫폼이어서 지상파 방송에 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유료방송 가입자는 전체 시청가구의 80% 이상인 데다 의무재전송이 허용되고 거대 신문사를 배경으로 해 지상파 방송 못지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편이란 아기를 낳았는데 걸을 만할 때까지 각별히 보살펴야 한다"는 최시중 발언에 대해 이 위원장은 "종편 도입 근거가 글로벌 미디어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인데 이제 와 신생매체라는 건 거대한 코끼리 새끼를 쥐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라면서 "신생매체 지원이 거의 없었던 기존 일반PP나 IPTV에 견줘서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황금채널 배정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에도 "직접 케이블업계를 압박해서 황금채널을 따주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라면서 "티브로드 사주들이 비리로 구속된 것도 조중동 특혜 주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토론회에서 최 위원장은 "채널은 케이블방송사와 종편사 합의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위원회 관심은 각사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들 편에서 좋은 서비스를 주는 방법이 뭐냐에 역점을 두고 채널 문제 해결을 기대한다"고 밝혀 채널 배정 문제 개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강택 위원장은 "오늘 최시중 발언은 조중동 특혜를 위해 향후 미디어 생태계를 완전한 혼란으로 몰고 가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전면적 투쟁에 돌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언론노조가 이날 '미디어렙 법안' 관련 민주당에 제출하기 위해 뜻을 모은 단일 요구안엔 ▲ 종편 및 보도전문 채널은 미디어렙에 반드시 위탁 ▲ 광고 취약 매체에 대한 지원방안 포함 ▲미디어렙 수 최소화 등이 포함돼 있었다. 다만 특정 방송사의 미디어렙 최대 소유 지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1공영 1민영', '1사 1렙' 등 핵심 현안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아 특정 방송사 노조의 입장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강택 위원장은 "언론연대, 민언련 등 시민단체와 논의한 뒤 입장을 정리해 다음주 쯤 민주당과 협의할 예정"이라면서 "반드시 6월 중에 미디어렙 법안이 조중동매 특혜 저지를 전제로 만들어지도록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언론노조, #미디어렙, #종편, #최시중, #이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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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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