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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경례, 같은 염원
 다른 경례, 같은 염원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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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갈구하여 왔으나 / 국토는 아직 두 동강이 나 있고 / 대평-연평에 휘몰아친 불씨도 아직 잠재우지 못하였노니 / 호국영령들이여 오늘 저희를 살펴 주옵소서 / 피와 말과 삶을 한가지로 통하게 해 주시고 / 바다와 대륙의 거친 바람은 잠재워 / 이제 이 땅에 평화의 빛을 들게 하옵소서 <향토사학자 조우성 시인의 추도사 중에서>

금요일부터 이어진 연휴 마지막 날인 6월 6일 오전 10시께, 한 달 일찍 찾아온 무더운 날씨에도 엄마의 손을 잡고 나온 세 살배기 아기부터 80대 노인까지 현충탑으로 길게 늘어진 계단을 오르느라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 나왔다.

 역전의 해병대 용사
 역전의 해병대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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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병은 죽지 않았다
 노병은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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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많이 보이는 시민들은 역시나 옛 군복을 말끔히 차려입고 나온 참전 군인들의 모습. 군복 색깔은 저마다 달라보였지만 마음만은 함께 치열하게 전투현장에서 동고동락했던 전우들과 선후임들을 떠올리느라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침묵이 주위를 감쌌다.

행사장 입구에는 걸스카우트 학생과 자원봉사 학생들이 뒤엉켜 손님을 맞이하느라 분주했고, 부인회 소속 회원들은 커피와 생수를 무료로 제공하며 연방 웃음을 잃지 않았다. 곧이어 내로라하는 인천 정관계 인사들이 행사장으로 도착했으며, 연인원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56주년 현충일 추념식을 추도하고자 마음 속 저마다의 염원을 담고 선열들의 영혼을 달래주었다.

 국군 의장대 모습
 국군 의장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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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지킨 영령들 우러러 여기 모시다 / 몸은 쓰러져도 넋은 나라를 놓지 않고 / 뜻은 겨레와 얽매이어 장하고 매운 정신 / 황해 마르도록 시민의 가슴속에 흐르리라<현충탑 비문 중에서>

 추모 경례. 오른쪽부터 송영길 인천시장,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세번째), 이윤성 국회부의장, 조진형 국회의원
 추모 경례. 오른쪽부터 송영길 인천시장,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세번째), 이윤성 국회부의장, 조진형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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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시장 송영길)는 6일 오전 10시부터 수봉공원 현충탑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얼을 기리고 추모하는 '제56주년 현충일 추념식'을 국가유공자, 기관장, 사회단체장, 국회의원, , 언론사 대표, 학생대표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거행했다.

 유가족 대표 모습
 유가족 대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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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행사는 오전 10시께, 전국에서 동시에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맞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받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에 대한 묵념을 실시했으며, 각 단체장들의 헌화-분향, 시장의 추념사, 조우성 시인의 헌시낭송, 인천 석정여고 합창단의 현충일의 노래 제창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와 번영이
이와 같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만들어낸 소중한 결실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한 뒤 "향후 우리 시는 이분들의 고귀한 희생과 고통을 가슴깊이 기리고 받들어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 대한 예우를 다하는데 더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나가고자 합니다"라고 전했다.

 학생대표로 나온 홍한진(중앙) 학생과 학생들의 헌화 의식
 학생대표로 나온 홍한진(중앙) 학생과 학생들의 헌화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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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걸스카우트 여학생들의 헌화
 한국걸스카우트 여학생들의 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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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대표로 헌화 의식을 진행했던 홍한진(선인고3년) 학생은 "제도식 교육으로만 받아 오던 한국 전쟁 역사의식의 수동적인 관성을 극복하여 향후 대학생이 되었을 때 후배들에게도 올곧은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많은 공부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석정여고 학생들의 합창 모습
 인천 석정여고 학생들의 합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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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천시는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7~8일 이틀간 송도 컨벤시아에서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함께 '6.15 공동선언 11주년 기념, 서해평화와 동북아 협력'이라는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문정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윌리엄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윌레스 그렉슨 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한다.

또한 시는 25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제61주년 6.25전쟁 기념식을 거행할 예정이며, 6.26 오전11시에는 인천대공원 내 백범광장에서 백범 김구선생 62주기 추모식을 진행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지역 인사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97년 시민들의 기금으로 조성된 백범 김구 선생 흉상이 인천대공원 외진 곳에 박혀 있어 현재 송도나 인천자유공원 내의 공간으로 옮겨 김구 선생의 올곧은 민족의식을 재정립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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