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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 미군이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에도 1960년대 후반 고엽제를 보관했다고 증언한 가운데,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부평미군기지 맹독성 폐기물 진상조사 인천시민대책위원회(이하 인천시민대책위)'와 경찰이 8일 부평미군기지(이하 캠프마켓) 정문(Gate 2) 앞에서 충돌했다.

 

인천시민대책위는 캠프마켓에 대한 민관 합동 환경조사와 기지 내 폐기물 처리 시설과 처리 내용 공개,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 등을 요구하며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엔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인천시당위원장과 관계자들이 참여했으며, 부평구의회 신은호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 시민단체 관계자, 미군기지 인근 천주교 성당 신부와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일회(천주교 부평1동 성당 주임신부) 인천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한미 합동 조사단에 민관이 참여해 환경오염 조사를 촉구했지만, 미군은 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며 "대책위가 구성된 만큼 이제는 행동으로 돌입할 때"라고 밝혔다.

 

신은호 의장은 "부평구의회도 여러분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최대한 함께 하겠다"고 지지와 동참의사를 밝혔다.

 

전재환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본부장은 "국민의 상당수가 불안에 떨고 있는데, 우방이라고 자처하는 미군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요구를 묵살하는 패권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 뒤 "이 문제는 대한민국 자주성의 문제인 만큼, 미군은 인천시민들의 요구를 들어야한다"고 촉구했다.

 

인천시민대책위는 캠프마켓 환경오염 진상 조사를 위한 한미 민관 합동조사단 구성 등을 위해 이날 인천시민 1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또한 캠프마켓 앞에서 농성하고 시민감시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캠프마켓 정문(Gate 2) 앞에서 인천시민 촛불문화제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캠프마켓 정문 앞에서 농성에 돌입하기 위해 천막을 펼치려 했고, 경찰은 병력 2개 중대를 동원해 농성장 설치를 막았다. 양측은 30여분 동안 충돌했으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인원보다 경찰이 월등히 많아 농성장 설치는 좌절됐다. 경찰은 차량에서 내리려는 천막을 원천 봉쇄해, 30여분 동안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천시민대책위는 캠프마켓 정문(Gate 2) 앞 도로 맞은 편 동아아파트 인도에 임시 농성장을 설치했으나, 경찰은 임시 농성장도 철거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부평지역 시민사회가 1995년부터 캠프마켓 이전과 반환 운동을 진행했고, 캠프마켓 옛 정문 앞에서 철야 농성을 647일 동안 진행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김응호 민주노동당 부평구위원장은 "경찰의 태도에 유감스럽다 못해 화가 난다. 당초 2008년 반환 예정인 캠프마켓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를 미군이 먼저 해야 했는데, 이를 외면하는 미군을 보호하는 대한민국 경찰의 모습에 화가 난다"며 "대한민국 경찰인지, 미군의 경찰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정부가 해야지...젊은이들이 고생이다"

 

이날 기자회견과 시민단체 회원과 경찰의 충돌을 묵묵히 지켜본 동아아파트 주민 이아무개(73)씨는 "난 20년 이상 이곳에서 살았고, 부평미군기지 반환 운동하는 과정도 보았다"며 "우리가 서두를 문제는 아니다. 이 문제는 정부가 해야 한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궁금해 하는데, 정부가 이를 제대로 못하니 젊은이들이 고생한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기자회견장 주변에 있던 주부 김아무개(31)씨도 "국민이 불안해 하는데, 우리도 자주권이 있는 나라인데, 왜 정부가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을 해소하지 못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평구는 이날 오전에 부평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부평미군기지 환경조사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민 설명회엔 캠프마켓 주변 지역 주민 200여 명이 참석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인천시민대책위, #부평미군기지, #미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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