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군산시민대회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는 민주노동당 김경환 위원장, 이현주 도의원, 평통사 김연태 대표(좌측부터)
군산시민대회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는 민주노동당 김경환 위원장, 이현주 도의원, 평통사 김연태 대표(좌측부터) ⓒ 조종안

전북 '군산미군기지 우리땅 찾기 시민모임'을 비롯한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미군기지피해상담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시민 100여 명은 8일(수) 오후 2시 군산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발언에서는 미군의 기름유출 사건과 석면매립, 고엽제 살포 등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중간에 운동권 가수 김용진이 출연 잠시 분위기를 띄우기도. 참가자들은 뜨겁게 달아오른 아스팔트에 쭈그리고 앉아 힘찬 구호와 박수로 함께했다.

지난달 26일 주민의 제보로 불거진 기름유출 사건의 경우, 이미 이틀(24일) 전에 발생했음에도 미군이 숨겨왔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석면 매립에 대해서도 미군 측이 일부 시인함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민관합동조사를 통한 미군기지 내 환경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발언에 나선 참가자들은 기름유출과 석면 매몰에 대해서는 미군 측이 일부 시인했지만, 고엽제 살포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기지 내 토양과 수질 오염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민관합동 조사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민관합동 조사 외에도 ▲기름유출 사건을 은폐한 미 공군 사령관 처벌 ▲기름유출, 석면매립, 고엽제살포에 대한 미군의 사과 ▲불합리한 SOFA 협정 전면 개정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 10년 동안 군산 미 공군기지에서는 6차례가 넘는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미군 측은 사과 한 마디 없고 민관 공동조사 요구도 거부하고 있어 기지 부근 주민은 물론 시민의 분노가 더욱 치솟고 있다.

발언에 나선 참가자들 하나같이 미군 규탄

 자리에서 일어나 사회자의 선창에 맞춰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자리에서 일어나 사회자의 선창에 맞춰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조종안

첫 번째 발언에 나선 민주노동당 군산시당 김경환 위원장은 "주민신고와 언론보도, 시민단체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미군의 기름유출 사건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문제가 확산되자 '기름유출은 우발적 사고였다'고 해명한 미 공군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환경오염 시 즉각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게끔 되어 있는 현행협정을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거짓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을 무마시키려는 의혹이 제기된 현 군산 미 공군전투 사령관은 즉각 처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기름유출 사건에 법적 책임이 제기된 주한 미 제7공군 제8전투비행단장 스캇 플로이스 대령은 지난 2일 군산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에 의해 수질보전법 위반혐의로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고발된 상태.

 아름다운 강토를 더럽히는 주한미군을 몰아내고 자주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방용승 위원장
아름다운 강토를 더럽히는 주한미군을 몰아내고 자주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방용승 위원장 ⓒ 조종안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방용승 위원장은 "1866년에 일어난 제너럴셔먼호 사건 때부터 미국과의 악연이 시작되었다"며 "을사늑약(1905년) 때도 미국은 일본을 도왔고, 해방 후 모스크바 3상 회의에서 신탁통치 주장, 박정희 군사독재를 보호해준 나라도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전 국토에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독극물이 묻혀 있음에도 정부는 나서지 못하고 미국 눈치만 보고 있다"며 "아름다운 강토를 더럽히는 주한미군을 몰아내고 자주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뜨거운 6월을 맞아 시민대회를 대중적 투쟁으로 승화시켜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함께 하자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이 발언을 마치자 "환경오염, 주권침입 주한미군 규탄한다!", "불평등 협정 소파협정 전면 개정하라!"는 구호가 군산 미 공군기지 하늘로 퍼져 나갔다.

 군산미군기지 석면매립사실을 처음 밝혀낸 서동완 군산시 의원
군산미군기지 석면매립사실을 처음 밝혀낸 서동완 군산시 의원 ⓒ 조종안

시정 질의를 통해 군산미군기지 석면매립사실을 밝혀낸 서동완 군산시 의원(민노당)은 "삶의 터전에서 열심히 일하는 시간인데도 주한미군 문제로 뜨거운 아스팔트에 앉아 있다는 게 너무나 안타깝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2009년 시의회에서 단체로 미 공군기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부대를 돌아보고 나오다가 '이 지역은 석면 매립지역입니다'라는 팻말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석면은 발암물질로 아는데 미군이 자기네 땅이 아니라고 함부로 묻었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 의원은 "석면을 매립한양, 매립시기, 매립위치 등을 미군이 군산시청에 7일까지 통보해주기로 했는데 오늘(8일)까지 도착하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그는 "다른 지역은 증언만으로 민관합동 조사가 시작되었는데 미군이 인정한 군산은 조사팀조차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문동신 시장의 행정력을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이현주 도의원은 전북 도의회가 7일 개회했고 9일(목) 김완주 도지사를 상대로 40분 동안 도정질의가 있다고 소개하고 군산기지 기름유출, 고엽제 살포, 석면매립에 대한 대책 등을 중심으로 발언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밝힌 핵심 내용은 ▲ 미군기지 주변 주민의 건강실태조사 ▲ 미군기지 주변 토양 수질오염 조사 ▲피해 지역주민의 신고처 설치와 시스템 구축 등이다. 그는 살기 좋은 군산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시민과 참가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시민대회는 오후 3시 30분 민주노동당 김경환 위원장, 이현주 도의원, 평통사 김연태 대표가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참가자들과 함께 미 공군기지내 환경오염 실태조사 수용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는 것으로 마쳤다.

 군산 미 공군기지 주변 ‘남수라마을’ 주민들이 밭에 걸어놓은 현수막1
군산 미 공군기지 주변 ‘남수라마을’ 주민들이 밭에 걸어놓은 현수막1 ⓒ 조종안

 군산 미 공군기지 주변 ‘산동마을’ 주민들이 밭에 걸어놓은 현수막2
군산 미 공군기지 주변 ‘산동마을’ 주민들이 밭에 걸어놓은 현수막2 ⓒ 조종안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군산미공군기지#기름유출#석면매립#고엽제살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