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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소재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에 대한 환경오염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캠프마켓 폐품처리소(DRMO) 시설의 4.7%가 기름 또는 그리스로 이루어졌다는 기록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재미 언론인 안치용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2년 미 공병단에 의해 실시된 환경조사에서 캠프마켓의 TPH(석유계총탄화수소)가 현재 기준치의 24배에서 최고 94배까지 검출됐고, 자동차 배터리 등이 DRMO 시설인 자동차폐차장 인근에 매립되었다는 자료가 추가로 발견됐다.

 

에드원 오시바 미공군 대위(당시)가 1997년 12월 미 공군대학에 제출한 321쪽 분량의 논문 '주한미군의 유해 폐기물 지역 복구 문제 연구'에 따르면 미 극동 공병단이 1992년 캠프마켓 환경조사에서 토양 오염 여부를 분석한 결과 TPH가 최대 47.1g/kg(47100mg/kg)이 검출됐다.

 

"토양의 4.7% 기름·그리스" 충격

 

이는 토양의 4.7%가 기름이나 그리스라는 것을 뜻해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환경부는 2010 토양환경보전법을 개정, TPH 기준치를 개발 용도에 따라 3지역으로 나누고 있다. 1지역은 kg당 500mg이며, 2지역은 800mg, 3지역은 2,000mg이다. 이에 따라 캠프마켓의 TPH는 1지역 기준치와 비교하면 94배나 초과됐으며, 3지역과 비교해도 23.5배나 기준치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오시바 대위는 1997년 6월 25일 직접 캠프마켓을 방문, 환경프로그램 책임자를 만나 공병단 92년 조사보고서를 제공받았고, 당시 캠프마켓 책임자는 자동차 배터리 매립 의심 지역은 기지 내 폐차장 인근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논문에 담았다.

 

이 책임자는 또 배터리 대부분에 구멍이 뚫려 납이 흘러나왔으며 납에 의해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믿고 있지만, 이 지역에 대한 추가 조사는 전혀 이뤄진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인천시민회의를 비롯한 캠프마켓 반환 운동을 전개해왔던 시민단체들이 캠프마켓 폐차장 주변 지역 오염 의혹을 계속적으로 제기해온 것이 사실로 들어난 셈이다. 또한 캠프마켓 각 종 오염과 환경 조사에 대한 미군의 자료가 있을 것이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캠프마켓 기지 내부의 오염 실태를 기록한 기록이 이번이 처음이라, 현재 캠프마켓 내부에 대한 한-미 민관합동 조사를 요구해온 시민단체들과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발암 물질 오염 확인 ... 미군 민관 참여 한미 합동 조사 응해라"

 

부평미군기지 맹독성 폐기물 진상조사 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12일 "주한미군이 고엽제 등 맹독성 폐기물 처리 자료를 가지고 있고, 언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처리했는지 알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졌다"면서, "주한미군은 즉각 이 자료를 공개하고, 기지 내부를 개방하고 한미 공동의 환경조사에 조건 없이 응하고, 정부와 국방부도 주한미군의 환경 범죄에 대해 강력한 규탄과 함께 민-관 전문가들의 참여가 보장된 가운데 실질적인 환경조사가 실시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미군에게 공여한 제 나라 땅마저 조사할 수 없고, 국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환경 범죄에 대해 일말의 책임도 묻지 못하는 불평등한 SOFA협정 또한 즉각 개정"하라고 주장했다.

 

인천시민대책위원회 이광호 상황실장은 "오시바 대위의 보고서는 수은, 납 등의 중금속의 오염과 직결되며, 지난 2008-09년 실시한 부평구와 환경부의 부평미군기지 주변지역1.2차 기초조사에서 규명하지 못한 중금속 오염의 원인중의 일부일 수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인천시민대책위는 기지 내부에 대한 환경오염 조사를 요구하며, 천막농성과 촛불집회,10만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또한 12일 오전엔 부평구의회 신은호 의장과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환경오염조사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TPH, #발암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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