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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축협을 비롯해 충남도내 14개 시군 축협이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아 설립한 토바우 전용사료공장(TMF, 충남 예산군 대술면 산정리)이 규정을 어기고 수입건초 등 외국산 조사료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축협 토바우 사료공장에 중국산 사료 원료가 쌓여 있는 모습.
축협 토바우 사료공장에 중국산 사료 원료가 쌓여 있는 모습. ⓒ 이재형

 수입산 건초가 사료생산라인으로 투입되고 있는 장면.
수입산 건초가 사료생산라인으로 투입되고 있는 장면. ⓒ 이재형

토바우전용사료공장은 지난 2009년 7월 대술 산정리 2만5446㎡ 부지에 128억 원(국비 11억7200만 원, 도비 3억1500만 원, 예산군 군비 6억3900만 원, 14개 시군 축협 출자금 106억7400만 원)을 들여 5804㎡ 규모로 지었다.

생산라인은 3개 라인으로 1개 라인은 군비를 지원한 예산군 전용라인으로 확보했으며, 1일 400톤의 생산능력을 지닌 공장이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축협이 토바우전용사료공장을 설립한 목적은 논농사 등 지역농업과 연계한 원료공급으로 농외소득을 창출하고 양질의 조사료를 얻기 위함이다.

즉, 겨울 농한기에 도내 각 농촌의 논과 밭 또는 휴경지에 청보리 등 사료작물을 심고(도내 축협 또는 토바우 공장이 농민과 계약재배를 하는 방식 등) 봄에 수확하면 농가는 농외소득을 올리고 사료공장은 양질의 국내산 조사료 원료를 사용, 충남대표 브랜드 토바우의 육질을 고급화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는다는 계획이었다.

농림부의 사업 지침도 이런 목적달성을 위해 외국산 조사료 원료는 절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기자가 지난 8일 토바우전용사료공장에 방문해 확인한 결과 원료창고에 쌓여 있는 조사료 원료 대부분이 중국산 등 수입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산이라고는 소량의 볏짚만 있을 뿐이었다. 특히 예산군이 보조금을 지원한 보답으로 설치한 군 생산라인은 기계설비조차 하지 않았을 뿐더러, 예산지역내 농가에서 조사료 원료인 청보리 등을 구매(계약재배 등)한 실적도 전무했다.

토바우전용사료공장 관리자에게 수입산 조사료를 사용하는 이유를 묻자 "국내산 원료는 가격도 맞지 않고 수분함량이 높아 질이 떨어져 수입산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 볏집은 가격이 높고, 사실상 물량이 부족해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실토했다.

토바우 전용사료에 사용되는 원료 중 수입산과 국내산 그리고 충남도내산의 비율에 대해 묻자 "토바우전용사료는 건초 등 조사료 원료 25%, 배합사료 30%, 식품부산물 등 30%, 기타재료 등으로 만든다. 국내산 사용 비율은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 일부 수입산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 공장 설립의 당초 계획은 농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조사료 재배를 권장해 농외소득을 올리게 하는 것이었다. 결국 양질의 조사료 원료 확보는 온데간데 없고, 충남대표 한우인 토바우도 수입산 조사료를 먹여 키우게 된 것이다.

토바우전용사료공장이 조사료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산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충남도청 축산과 담당자는 "농림사업시행 지침에 수입산 원재료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단가 차이도 많이 나고 해서…. 농림수산식품부에도 이런 사정을 보고해 알고 있고,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지침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료 가공 및 시장에 대해 경험이 풍부한 한 축산업 관계자는 이런 현실에 대해 "과연 충남도 축산행정과 축협이 경종농민들에게 조사료 계약재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겨울철 노는 논에 조사료를 재배해 돈을 벌 수 있다는데 하지 않을 농민이 어디 있냐. 그동안 행정과 축협이 농민들에게 조사료를 재배하라는 홍보를 제대로 한 번 하지도 않고 현실 운운 하는 것은 무책임한 변명일 뿐이다"고 질타했다.

축산행정 보조금 주고 무관심... 농외 소득도 전무

한편 지난 2009년 공장 설립 당시 군비 6억3900만 원 지원과 관련해 당시 축산공무원과 예산군의회 의원들간에 실익을 둘러싸고 적잖은 논의가 있었다.

당시 산림축산과장은 "원료 100%를 국내산으로 해야 하는 사료공장이 가동되면, 물류비용 때문에 가까운 예산군내에서 생산된 조사료를 먼저 사들일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군내에 1000㏊만 조사료를 심어도 연간 16억 원의 농외소득을 올릴 수 있다. 또 사료공장 생산라인 3개 가운데 한 라인은 예산군 축산농민을 위한 전용라인으로 만들고 있다"고 군의원들에게 보고했다.

당시 이송희 군의원은 주무과장에게 "예산군이 도내에서 유일하게 군비를 지원하는 만큼 우리군 축산농민에게 반드시 실익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하고, 특히 경종농가들이 사료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공무원들이 신경 써 홍보하고 농민들을 독려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토바우 전용사료 공장#TMF#수입 원료#축산 보조금#충남대표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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