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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4일 오후 2시]
 

"진보정당이 좀 품을 넓히고 좀 더 다양한 국민의 생각을 수렴해서 대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무조건 모든 면에서 완전히 색깔이 똑같아지면 통합의 효과나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효과는 별로 없다고 봐야 한다."

 

통합 진보정당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참여당) 대표가 14일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 대표는 지난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참여당이 과연 진보정당인지 확신이 가지 않는다"며 "민주당과 더 가깝지 않냐"고 지적한 바 있다.

 

유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거리가 더 가깝다는 것도 어떤 점을 중시하느냐에 따라선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당원들은 민주당과는 (통합이) 어렵다고 본다"며 사실상 조 대표에게 품을 열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진보정당과는 통합, 민주당과는 선거에 있어서 연대하는 거냐"는 질문에도 "대체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지난 연석회의 합의문을 당내 절차에서 추인해 전체적으로 (하나로) 합쳐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은 조승수 대표나 저나 똑같다"면서도 "다만 진보신당 내에 참여당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참여하는 것을 조금 좋지 않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셔서 그런 문제들을 잘 좀 해결하시길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된 이정희 민노당 대표와의 '밀월설'에 대해서도 "연석회의 참가신청을 한 과정에서 진보정당들의 분위기나 판단을 알아보고 그 쪽에서도 국민참여당의 생각을 알아보는 그런 대화들이 꾸준히 있었던 것이지 특별히 다른 얘기들이 많이 오간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미FTA, 일반론적으로 오류지만 근본적으로 잘못이라 말하긴 어려워"

 

그는 진보신당 등이 참여당의 통합 진보정당 합류에 마뜩찮게 생각하는 까닭에 대해 "(참여당이) 참여정부를 지지하는 정당이니깐 당시 정부 정책 중에서 마음에 안 들고 이런 것들이 있겠다"며 한미FTA와 이라크 파병, 비정규직법 등을 예로 들었다. 앞서 진보진영이 참여당의 '조직적 성찰'이 필요한 구체적 정책 사례로 꼽았던 것들이다.

 

유 대표는 그러나, "(진보진영이) 참여정부의 모든 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것은 아니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게 몇 가지 있다고 해서 무작정 그러게 대립하는 것이 현명한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얘기들도 해왔다"고 말했다.

 

또 "너무나 완벽하게, 모든 세부적인 쟁점에서까지 똑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큰 정당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큰 틀에서 지향하는 방향이 비슷하지만 그를 실현할 구체적인 정책수단이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는 정당이라야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집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참여당을 한미FTA, 이라크파병, 비정규직법 등 정책수단 중심으로 평가하지 말고, 큰 방향에서 바라봐달라는 주문이었다. 실제로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미FTA가 지난 참여정부 정책 중에 오류라고 인정하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일반론적으로 오류였지만 한미FTA는 근본적으로 잘못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진보진영의 '조직적 성찰' 요구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드러냈다.

 

유 대표는 "다른 진보정당들은 한미FTA 협정에 대해 참여당이 지난 정부에서 했던 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얘기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반성하고 성찰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한다"며 "수많은 정책분야 가운데서 지지자들이 싫어하는 정책을 한 가지 했다고 바로 지지 철회를 해버리면 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이나 혹은 다른 정당들도 근본적으로 무오류의 정당들은 아니다"며 "우리가 힘을 합쳐서 뭔가 새로운 일을 하자는 마당에 성찰의 과정을 신앙고백하듯이 타인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조금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조직적 성찰 요구는)헌법이 보호하는 양심의 자유에 침해되는 것"이라며 "이제 각자의 행동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보고 상대방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성찰의 과정을 짐작해서 그렇게 (통합)해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태그:#진보대통합, #유시민,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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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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