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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여진씨가 15일 오후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161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무사히 크레인에서 내려올 수 있게 해달라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향해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배우 김여진씨가 15일 오후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161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무사히 크레인에서 내려올 수 있게 해달라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향해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명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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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그분은 트위터로 친구가 됐어요. 그분에게 반했습니다. 누구보다 유머감각이 뛰어났고 매력 있어요. 그러다 보니 친구가 됐고, 보고 싶고, 걱정이 됐습니다."

배우 김여진이 또 한 번 눈물을 쏟았다. 그녀를 눈물짓게 한 '그분'은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161일째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부산본부 지도위원. 15일 오후 그녀는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이 "무사히 크레인에서 내려올 수 있게 해달라"고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향해 눈물로 호소했다.

"희망버스 사람들의 마음이 다 저와 같았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가서 그분과 얘기를 나눠야 했습니다. 그분은 스스로 문을 부수고 들어갔고, 스스로 내려올 수 없습니다. 솔직히 그날 가서 조르고 싶었습니다. 그만 내려오시라고. 그분은 '먼저 죽어간 세 사람의 동료 때문에 99번 쓰러져도 무릎을 꿇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조남호 회장에게 99번, 990번 무릎을 꿇을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다치지 않게 제발 대화해 주세요. 그 사람이 왜 그러는지 제발 관심을 가져 주세요. 저에게 법적조치를 취하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는 걸 그만둘 수 없습니다."

흐느끼는 그녀의 말에는 여러 가지 사연이 담겼다. '희망버스'는 농성 중인 김 위원을 만나기 위해 전국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탄 16대의 버스를 의미한다. 이 버스는 지난 11일 현장을 방문했고 800여 명의 참가자가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 중인 한진중공업 노조를 응원했다.

김 위원이 크레인에서 내려올 수 없는 이유인 '먼저 죽어간 세 사람의 동료'는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 조합원이다. 박창수는 1991년 '5월 대투쟁' 당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의문사했다. 김주익 전 노조위원장은 2003년 현재 김 위원이 올라가 있는 85호 크레인에서 구조조정에 맞서 129일간 농성을 벌인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곧이어 곽재규 조합원이 김 전 위원장의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났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이날 '조선소에 불법 침입했다'며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고소했다. 하지만 그녀는 "법적조치를 달게 받겠다,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는 걸 그만둘 수 없다"며 흔들리지 않았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지난 12일 전국 곳곳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온 지지자들이 떠나려 하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지난 12일 전국 곳곳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온 지지자들이 떠나려 하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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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611 정리해고 없는세상' '비정규직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15일 오후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611 정리해고 없는세상' '비정규직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노동과세계 이명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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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희망버스는 185대... 7월 9일 출발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 노동자 정리해고 철회와 희망버스에 대한 탄압 중단 하고 사과하라"며 ▲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즉각 철회 ▲ 부당해고 조남호 회장 처벌 ▲ 용역동원 폭력행사한 한진중공업 관계자 처벌 ▲ 희망버스 참가자 사법처리 중단 ▲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 한진중공업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기업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의 삶을 짓밟아 벼랑으로 밀어 넣는 이들에게 보내는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이후에 다시 희망버스를 타고자 하는 민중들의 경고"라며 "이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제 곧 인간다운 삶을 향한 열망이 얼마나 더 큰 연대와 투쟁으로 일어서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버스를 준비한 송경동 시인은 이 자리에서 2차 희망버스를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오는 7월 9일 185대의 2차 희망버스를 제안한다"며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친구와 연인의 손을 잡고, 동지의 손을 잡고 부산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담당한 부산 영도경찰서는 김여진씨를 포함한 25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미신고집회, 해산명령불응)과 집단 건조물 침입,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태그:#한진중공업, #김여진, #희망버스, #송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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