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과정에서 공해도시로 전락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생태도시로 전환되고 있는 울산에서 지자체가 다시 석유화학단지 업체들이 가동 연료로 고황유를 사용토록 허용하는 조례안을 입법예고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기사
('공해도시의 악몽'...울산시, 석유업체 고황유 사용 허용) 와 관련, 민주노총이 대기업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또 울산지역 환경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울산시에 고황유 허용 조례 개정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울산은 1962년 공업특정지구로 지정되면서 석유화학공단이 들어섰으나 반대급부로 공해라는 산물이 발생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1986년 대기오염 특별대책지구로 지정,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왔다. 이어 1990년부터 산업용 연료로 석탄 사용을 금지했고 2001년부터는 고유황유 사용도 금지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다시 석유화학 업체들의 연료 사용 허용이 추진되는 고황유는 황 함유 기준 0.3% 를 초과하는 것을 말하며 고황유는 저황유에 비해 10% 가량 저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민주노총 "특정 대기업 비위 맞추기"민주노총 울산본부가 16일 "울산시가 고유황유를 허용하는 정책을 세우게 된 배경은 SK에너지를 비롯한 소수 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울산시의 고유황유 연료 허용 조례 개정을 분명하게 반대한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성명을 내고 "결국 울산시는 산성비 문제나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사회 여론과 국민의 눈높이와는 전혀 딴판인 정책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더 나아가 조례를 개정해 특정 대기업의 비위를 맞추고 편의를 봐주려 한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환경단체는 조례변경으로 SK에너지가 얻는 이익이 25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크기로 추정하고 있다"며 "결국 시민들이 누려야 할 맑은 공기와 미래환경을 포기하고 특정 대기업의 배만 불리겠다는 밑그림을 완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환경단체가 밝힌 용역결과는 고유황유가 허용될 시 응할 기업의 수는 9개 내외의 소수 대기업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실제로 국내 최대의 연료 사용기업인 SK에너지 등은 석탄이나 고유황유처럼 오염유발 가능성이 많은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노총은 "싼 가격의 연료를 사용해서 경제적 이익을 얻겠다는 특정 대기업의 경제논리로 시민의 건강과 환경오염은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라며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는 고유황유 연료 사용이 허용되면 아황산가스(SO2)와 탄소(CO)배출량이 급격히 늘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황유 허용은 울산지역 기업체의 99%가 이미 LNG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을 뒤로 돌리는 환경후퇴 정책"이라며 "울산시 말대로 사후 배출 농도를 통제한다 해도 배출 총량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또 "울산시는 '고유황유를 사용해도 높아진 기술과 기업의 투자로 대기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며 "그 자체도 논리에 맞지 않지만,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와 같이 기술만능주의로는 혹시나 맞게될 불행한 상황을 예방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건강권 및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건강권,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살아갈 미래 생태와 환경을 먼저 생각할 것을 울산시에 촉구한다"며 "환경기본조례 개정을 중단하고 저탄소 재생에너지 정책을 보다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환경, 시민사회단체, 조례 폐기 촉구울산환경운동연합, 울산생협, 울산시민생협, 한살림울산, 전교조울산지부, 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여성회, 참교육학부모회울산지부,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등 단체는 지난 15일 울산시에 고황유 허용 조례 개정안을 폐기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의견서를 제출했다.
환경, 시민시화단체는 의견서에서 "고황유는 저황유에 비해 황 성분뿐 아니라 중금속과 CMR(발암성, 돌연변이성, 생식독성물질) 등 화학물질이 많은 연료"라며 "탈황시설로 황은 많이 잡을 수 있다 하더라도 중금속들과 CRM 독성을 포함하는 HAPs 등이 미세먼지 등과 결합해 2차 오염을 일으키면 대기 중의 유해물질의 농도는 환경보건 측면에서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울산시는 "KEI(한국환경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방지시설이 없는 저황유보다는 방지시설을 갖춘 고황유 사용시 오염물질이 훨씬 적게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특혜성 여부에 대해 "SK에너지의 경우 사용하는 전체 저황유 중 보일러시설 일부만 고황유로 전환 사용할 계획"이라고 해명했고, 이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