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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강동균 마을회장과 개척자들 소속 송강호 박사가 해군이 준설작업을 위해 동원한 바지선에 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장면이다.
▲ 바지선 승선 20일, 강동균 마을회장과 개척자들 소속 송강호 박사가 해군이 준설작업을 위해 동원한 바지선에 오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장면이다.
ⓒ 강정마을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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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제주도 강정마을. 강정마을회·제주군사기지저지와평화의섬실현을위한범도민대책위원회·생명평화결사·개척자들·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이 강정마을 해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막무가내 식으로 공사를 강행하는" 해군의 행태를 맹비난했다. 전날, 해군이 바지선을 동원해 해저 준설작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선상에서 주민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 발단이었다.

20일 해군은 바지선을 동원해 해저준설작업을 개시하려 했다. 이에 반대하는 주민과 범대위 활동가들이 어선과 낚시 보트를 동원해 해상시위에 나섰다. 급기야 군인들에 의해 시민이 갑판 아래로 추락하는 아찔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주민들이 준설장비를 실은 바지선에 오르려 하자 군인들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물리력을 사용한 것. 강정마을회가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개척자들' 소속 송강호 박사가 이미 바지선에 승선한 상태에서 군인들 다수가 강제로 밀어 바지선 밖으로 추락했다. 당시 송 박사는 바지선 상판으로부터 약 3미터 가량 추락해 어선 갑판 위로 떨어졌다. 현재 송 박사는 현재 서귀포시 소재 열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해군이 준설작업을 개시하기 위해 바지선을 동원하자, 주민들이 어선을 이용해 해상시위를 펼치고 있다.
▲ 해상시위 해군이 준설작업을 개시하기 위해 바지선을 동원하자, 주민들이 어선을 이용해 해상시위를 펼치고 있다.
ⓒ 강정마을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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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박사는 "군인 다수가 손과 발을 이용해서 구타했고, 나를 바지선 밖으로 내쳤다. 물속으로 떨어질 줄 알았는데, 어선 위로 떨어져 충격이 컸다"고 말했다.

20일 저녁이 되자 해군들 일부는 바지선을 남겨둔 채 철수했고, 주민 4명이 바지선을 점거했다. 주민들은 철야농성을 이어가면서 바지선 철수를 요구했지만, 해군 측은 철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1일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은 "정치권과 제주도, 도의회, 도내 각계여론의 공사 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저항하는 주민과 시민활동가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서슴없이 자행"한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송강호 박사 사건을 지적하며 "해군의 작태는 그야말로 강정주민을 비롯한 민간인을 사실상 '적'으로 간주한 것에 다름 아니"며, "(주민을 대하는 태도가) 마치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전투에 나선 군인의 모습 그 이상의 아니"라고 비난했다.

20일 해상시위에 나섰다가, 군인들에 의해 바지선 갑판 아래로 내쳐져서 3미터 아래에 있는 어선 상판위로 추락했다. 현재 서귀포 열린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 송강호 박사 20일 해상시위에 나섰다가, 군인들에 의해 바지선 갑판 아래로 내쳐져서 3미터 아래에 있는 어선 상판위로 추락했다. 현재 서귀포 열린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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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해군과 강정마을 주민들 사이의 충돌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우려가 일자, 제주도의회 소속 일부 야당 의원들이 나섰다. 제주도의회 강경식(민주노동당), 박원철(민주당), 박주희(국민참여당), 이석문 교육의원 등은 21일 오전에 강정마을을 찾아 폭행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의원들은 주민들을 만나 당시의 상황을 전해 듣고, 바지선에 승선해 해군 관계자도 만났다. 한 해군 장교는 "무단으로 승선하려 했기 때문에 저지한 것이고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진상조사를 위해 바지선에 승선했던 강경식 의원은 "당시 바지선 위에는 해군 측 감리 담당 장교만이 있어서 책임 있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도의회가 절대보전지역 해제 동의 취소를 의결했고, 공사 중단 결의안을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해군이 공사를 중단하지 않아서, 주민들을 위해 의회가 더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의원들이 있다. 현재로서는 주민들을 보호하는 일이 시급하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나선 것"이라고 답했다.


태그:#강정마을, #해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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